유럽을 출장 중인 이재명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며 “대결과 배제보다는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 “사익 아닌 공익” “가장 차가운 균형 감각”이란 표현을 써가며 권력을 책임지는 민주당의 능력과 포용·통합을 주문했다.
이재명의 메시지가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청래가 검찰의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했지만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는 보완 수사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정청래 측은 이재명의 메시지가 특정 개인이나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친명 의원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더 이상 이재명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의 ‘통합’ 언급이 지난 경기 평택 재보궐 선거 때 보수 정당 출신 김용남과 조국을 놓고 민주당이 분열했던 것과 관련됐다는 해석도 있다. 이재명은 지방선거 직후 “우리 집에 들어온 사람한테 ‘원래 우리 색깔 아니야’라며 모욕을 하면 되겠느냐. 민주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며 김용남 지원에 소극적이던 민주당 지도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재명이 말한 민주당의 책임과 통합, 현실 우선론은 보편타당한 지적이다. 재직 초기부터 강조했던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과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야당을 한 번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고 입법 폭주를 거듭하며 특정 진영을 위한 정치를 해왔다.
상임위원장 배분이나 쟁점 법안 처리, 국정조사와 특검 등 각종 국회 운영에서 협의나 절충 대신 자기 뜻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자세로 일관해왔다.
이재명의 말은 민주당 지도부뿐 아니라 이재명 자신이 먼저 실천으로 증명할 사안이기도 하다.
이재명은 많은 자리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했지만, 선거 기간 중에도 야당에 대해 “저질” “내 삶을 망치는 사람” “언어 해독 능력이 유치원 수준”이라고 했다. 각종 정책 추진이나 국정 현안에서 야당을 비롯한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국민 전체’를 보지 않고 진영의 틀에 갇혀 ‘대결과 갈등’을 조장한 대표적 사례가 이재명 관련 사건들의 공소취소 권한을 갖는 특검법 추진이다. 이재명은 재직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에 담긴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하면서도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선 “잘못됐으면 시정하는 것”이라며 계속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이 강조한 집권 세력의 책임과 국민 통합은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질타가 아니라 공소취소 추진을 전면 철회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