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 게찌 지음, 박정애 옮김, 알고 긋는 십자성호, 가톨릭출판사 2007을 여기에 나누어 실으려고 합니다.
매일 긋는 십자성호이지만 그 뜻을 알면 우리의 영성이 더 풍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제1장
십자성호에 관한 짧은 역사
16세기 종교 개혁 시기에, 일부 프로테스탄트들은 성호 긋기를 거부하였다. 그러한 행위를 미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부 가톨릭 신자들의 행동이 그들로 하여금 그러한 결론을 내리게 한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찍이 6세기에 성호의 남용은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면, 아를의 주교이며 유명한 저술가인 성 체사리오(470-543)는 도둑질이나 간통을 하면서 성호를 긋는 사람들을 비난하였다. 우리들도 집에 다 와갈 때쯤 친구들에게 손가락을 교차하고 있겠다고 말하며 그들의 행운을 빌어줌으로써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성호를 미신적으로 사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마르틴 루터는 십자성호를 버리지 않았다. 사실 그는 자신이 쓴 소교리문답에 나와 있는 가족 기도에 관한 부록에서 성호 긋기를 권장하였다.
본래의 십자성호를 훼손시킨 어떤 미신이나 마술의 흔적은 없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그 성스러운 동작이 사도 시대에 기도로서 뿌리를 내렸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4세기 때 교부 성 바실리오(329-379)는 "사도들이 주님에게 희망을 두는 사람들, 즉 세례를 받는 사람들을 십자성호로 표시하라고 우리에게 가르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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