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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과 기도

정의철 주임 신부님 주일 미사 강론 원본 , 연중 제 35일주일(2019-12-01) ; 홍보분과 위원장 김성호(베사)

작성자rome storyteller|작성시간19.12.12|조회수48 목록 댓글 0

대림제1주일 (2019. 12. 01)

 

마태오복음 24.37-4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노아 때처럼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홍수 이전 시대에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홍수가 닥쳐 모두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그때에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을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신부님 강론 말씀

 

교회 전례력의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림시기는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기간으로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예수님의 두번째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고, 둘째는 온 인류의 구세주이신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첫 날인 오늘 대림 제1주일의 주제는 말할 것도 없이 깨어 기다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너희는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기다리는 이의 자세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기다림이란 가곡으로 유명한 우당 김지향님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기약하고 떠난 뒤 아니올 동안, 그 꽃밭에 잡초만이 우거져 있네. 그 후론 아니 피는 꽃이여. 행여나 오늘은 피려나. 보내고 한 세월을 방황할 동안, 그 창문엔 달빛조차 오지를 않네. 그 후론 밤마다 아니 여는 창이여, 행여나 오늘은 열려지려나.”

이 시는 기다리는 이의 아쉬움과 아픔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시에 곡까지 보태져 기다리는 이의 애절한 마음을 잘 표현해 줍니다. 이 시처럼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그 기다림의 결실이 아무리 기쁘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기다리는 그 순간은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기다립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이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그 대상이 주님이라 하더라도 쉽지 않기에,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고대하고 늘 기다리는 신앙인이기에, 주인이 오기를 깨어 기다리는 종처럼, 우리 역시 삶의 여정 속에서 특히 이 대림시기 동안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깨어 기다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그 깨어 있는 모습은, 자신이 지닌 재능으로 남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일 수 있습니다. 또 깨어있는 모습은,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님을 만나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깨어있는 모습은, 주님께서 만든 이 세상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께 감사드리는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기다림이라 하더라도, 기다림에는 외로움과 고독, 무디어짐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자는 것을 주인에게 보이지 않고 주님의 오심을 깨어 기다린다고 고백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기다림의 여정 안에서 마음 밭을 잘 가꾸지 못하고 잡초만 무성하게 우거져 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향기를 풍기기는커녕, 꽃을 피우지 못하게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주님을 깨어 기다린다는 것은, 바로 우리 마음 안에 우거져 있는 잡초를 제거하고,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굳게 닫힌 마음의 창을 환하게 열어 사람들에게 주님을 보여 주고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다림의 여정 안에 늘 함께 해 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다림이 고독과 외로움, 절망이 아니라 기다리는 여정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러기에 기다림의 여정은, 신앙생활에서 깨어 있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 자세를 잘 점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새로운 마음으로 허리의 띠를 동여매고 등불을 훤하게 켜놓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깨어 준비한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 안에 있는 시기와 질투, 교만, 미움, 분노 등의 잡초를 제거하여 닫혀진 마음의 창을 환히 열어 놓으려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은총의 대림시기에 그러한 모습들이 우리가 이루어야 할 모습임을 자주 묵상하여, 우리 안에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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