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묵상과 기도

정재호 신부님 강론, 연중 제6주일 미사 (2020-02-16)

작성자rome storyteller|작성시간20.02.18|조회수102 목록 댓글 0

연중 제6주일미사(2020. 2. 16)


제2독서말씀 (코린토1서 2장 6-10절)

형제 여러분, 성숙한 이들 가운데에서는 우리도 지혜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지혜는 이 세상의

것도 아니고 파멸하게 되어 있는 이 세상 우두머리들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롭고 또 감추어져 있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이 세상 우두머리들은 아무도 그 지혜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것들을 바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복음말씀 (마태오복음5장 17-37절)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또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신부님 강론말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살벌한 어조로 죄를 짓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들은

유다인들이 기존에 지키던 율법보다 더 큰 도덕성과 의로움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가령,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라는 말씀은 정말 가혹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강하고 단호한 주문 안에서, 아마 우리 중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우선

저 부터도 만약 이 말씀대로 실행해야 한다면, 이미 재판에 몇 번이고 넘겨져 감옥에 갇혔을

것이고, 이미 여러 차례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렸을 것이며, 온 몸에는 멀쩡한 지체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문자 그대로 우리가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혹시 죄를 지으려 하는 건 아닌지, 그러니까 다른 누군가에게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지는

않은지,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내 자신이게 떳떳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늘 성찰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깨어있을 때, 그리고 주님을 찾고자, 그분을 만나고자 할

때, 우리는 그분 앞에서, 지나온 삶의 잘못들과 허물들로 얼룩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완전하고 무결한 하느님 앞에서 온전히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요. 아마 그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찾아

나서기만 한다면, 이러한 얼룩진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겸손이라는 선물을

주시며 당신과 다른 이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길로 초대하십니다.

자기 자신을 늘 성찰하며 깨어있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고 초라한 존재인지

알고, 그렇기에 하느님과 타인에게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겸손은 가장 아름다운

그리스도교적 가치들 중 하나라고도 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겸손에 대해 말합니다. 사도가 말한, 하느님의 신비롭고

감추어져 있던 지혜란, 그분께서 우리 인간들을 사랑하시는 방법을 말하는 것인데, 그 방법이란

바로 겸손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몸소 인간이 되어 예수님으로 오셨고, 우리

가운데 사셨고, 또 우리를 위해 죽음과 부활을 맞이하셨습니다. 완전하신 분이 그 사랑 때문에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것은 바로 사랑의 겸손이며, 이는 참으로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은, 우리를 항상 깨어있게 하고, 또 우리 자신들을 주님 앞에서 겸손한

그리스도인으로 있게 해줍니다. 이렇게 우리가 주님과 늘 함께하는 삶을 이어나갈 때, 우리가

각자 몸 담은 자리에서 더욱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