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독서노트_밑줄노트

너의 어휘가 너를 말한다 _박노해

작성자김세진|작성시간26.06.07|조회수123 목록 댓글 0

너의 어휘가 너를 말한다   

 

 

     박노해

 

 

     말은 쉽게 통하지 않는다

     어떤 단어를 주로 쓰는가

     어떤 어휘가 통하는 사람과

     만나고 사귀고 일하는가 

 

     나의 단어가 나를 말해준다

     나의 어휘가 나의 정체성이다

     나의 말씨가 세상 한가운데

     나를 씨 뿌리는 파종이다 

 

     저속하고 교만한 어휘는

     나를 추락시키는 검은 그림자

     진실하고 고귀한 어휘는

     나를 상승시키는 빛의 사다리 

 

     어휘는 나를 빚어가는 손길이니

     내 인생의 만남과 인연과 걸음마다

     맑고 높고 간절한 어휘가 새겨진다면

     그 문맥이 통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면 

 

     영롱한 이슬 맺힌 어휘로

     새로운 말의 길을 열어간다면

     결전을 앞둔 전사의 무기처럼

     고요히 나의 어휘를 닦고 있다면 

 

     나의 말씨가 나의 기도이다

     나의 글월이 나의 수호자다

     나의 문맥이 나의 길이 된다

     나의 어휘가 바로 나 자신이다

 

 

 

 -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가운데

 

* 청년 책책책(책책책 9기) 동료들과 지리산 종주하며 함께 읽었던 시집.

무거운 배낭을 짋어지고 터벅터벅 길고 긴 산길 걸어갈 때,

묵직한 이 시집을 각자 품고 다니며 때때로 꺼내 읽었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