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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먹거리 연가 - 손세실리아

작성자호박|작성시간19.10.05|조회수9 목록 댓글 0

귀머거리 연가

 

 

손 세실리아

 

 

혼수상태가 열흘을 넘어서자

 

산소 호흡기는 부착보다 제거가 못할 짓이니

 

애당초 숙고하라는 조언과

 

죽음이야말로 존중받아 마땅한 권리라는

 

고견이 조심스럽게 전해졌다

 

튜브를 통해 유동식을 코에 흘려 넣고

 

줄줄 세는 대소변을 수발하다가

 

엎질러진 등잔불에 화상 위중했던

 

유년으로 회귀한다

 

 

목숨 건사하기도 힘드니

 

그쯤 해두라는 수군거림 아랑곳 않고

 

귀머거리처럼 표정도 대꾸도 없이

 

벌겋게 익어 까무러진 여식 들춰 업고

 

용하다는 의원 쫓아다니며

 

치성드리듯 백약 바르고 먹여

 

사람 꼴로 되살린 엄마

 

 

혼자서는 먹지도 뒤척이지도 못하는

 

전생의 딸을 위해

 

이제는 내 귀가 절벽강산이 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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