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독닙신문>의 "독립"의 의미

작성자최두환|작성시간10.07.10|조회수249 목록 댓글 0
우리는 너무도 많이 말해온 것이 "밥" 다음으로 아마 "독립"일 수 있다. 그 의미를 다 알 것이지만, <독닙신문>뎨뉵호(1896년 4월 18일 토요일)의 논설에 이런 글이 있다.

"죠션과 일본은 이웃나라이라 쟝사하난 일에 관계가 만히 잇고 졍치샹에도 일이 만히 잇스니... 일본셔 두 해 젼에 쳥국과 싸화 익인 후에 죠션이 분명코 독닙국이 되얏스니 그것 죠션 인민이 일본을 대하야 감샤한 마음이 잇슬 터이나... 일본이 삼십년 젼에는 죠션보다 더 열니지 못하여 처음으로 외국과 통샹한 후에 그 어둔 백셩을 밝게 하느라고 암창구시 서향륭성 대구보이통 대외죵신 복택유길 졔씨들이 힘을 다하야 졍부를 개혁하고 인민의 교휵을 힘쓰고... 일본은 ...죠션 인민을 도와 자쥬 독닙할 마음을 길너주고... 죠션이 참 자쥬 독닙국이 될 터이요...."

여기서 첫째 의문은 "이웃나라"라는 말이다. "이웃"이란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것을 말한다. 지금 일본열도는 대한해협으로 떨어져 있다. 그만큼 가깝다는 뜻으로 일단은 인정해보자.
둘째, "두 해 젼"이란 1894년이니 곧 여기서도 말하는 청일전쟁이다. 중일전쟁이라고 하기도 한다.
셋째, "30년젼"이란 정확히는 1867년이 되지만, 1868년의 명치유신이다. 그러므로 그 이전에는 나라/국가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넷째, 오늘 다루는 말의 핵심인 "독립"이란 말이다. 여기서는 일본의 힘으로 "자주독립"을 했다는 말이며, 그 일본에 고맙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독립"이란 "예속/종속"에 대한 "분렬/분리"의 뜻이다. 영어로는 독립이 "independent"이고, 예속은 "dependent/vassal"이다. 이 "dependent""와 "vassal"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의미를 알기 전에 우선 그 "중국(china)"와 "조선(Corea.Korea)"와의 관계부터 보자.

"exact relationship existing between Korea and China."(Department of State, U.S. United States Policy Regarding Korea 1834-1950, p.5)
[조선과 중국과의 현존하는 엄격한 관계]
"Korea as an independent states"(Ibid., p.7)
[독립국으로서의 조선]
"Korea was a dependency of China"(Ibid., p.8)
[조선이 중국의 종속국이다.]

여기서 보면 분명 조선과 중국과에는 엄존하는 관계가 있으며, 그것도 조선이 주욱의 종속국/예속국이라는 말이다. 말하자면 "독립"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있는 말이다.
그런데 다음의 말을 보자.

"The Imperial Government of China that they claim suzereinty over Corea."(Ibid., p.9)
[중국의 제국정부로부터 중국이 조선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

이 말은 중국이 조서에 대하여 종주원을 발휘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의미를 곰곰이 보면, 종주권의 분리의 대상은 중국정부(중앙조정)가 조선에 다하여 하는 행위이지 淸나라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 문맥을 보면, 조선 독립, 즉 분렬의 주동적 역할을 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이 조선과 중국을 보는 눈을 가만이 보자.

"On May 8. 1895. Korea was now independent of China."(Ibid., p.13)
[이제 조선은 중국으로부터 독립되었다.]
이 말은 능동태로 바꾸면 [중국은 조선에서 독립했다.]는 말이다. 즉 조선의 영역에서 중국을 국가로 떼내었다는 말이다. 결코 지금까지도 "淸"이란 나라의 말은 없다.
그런데 다른 사료에서 보면 또 다른 생각을 하게끔 된다.

"Korea, it remained the most loyal all the vassals of the Tsing Dynasty."(장팅푸 지음, Sino-Japanese Diplomatic Relations 1870-1894), 김기주/김원주 옮김, <청일한외교관계사>, p.53)
[조선은 청제국의 가장 충실한 종속국이었다.]

이 말에서 보면, 앞에서 나온 말과 연결하면 마치 "China=Tsing"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코 그럴 수 없으며, 거짓이다. 왜냐하면 용어에 문제가 있다. 즉 dependent와 vassal의 차이에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Vassal은 하나의 영역에서 일정구역의 땅을 떼어주는, 할당받는 봉토(封土) 개념이다. 이것은 정치적 분리는 가능하지만, 지리적으로는 분리가 불가능하다.
Dependent는 하나의 지역과 그와는 분리되어있지만, 달려있는 역할관계에 있는 지역으로, 이는 서로 정치적/지리적 분리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국의 대한정책>에서는 미국이 철저하게 "Vassal"이란 용어를 쓰지 않고, "Dependent"라는 것으로만 썼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말하면 용어의 변화로 말미암아 "Independent"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은 셈이다.
<독립신문>이 "독립"이란 용어로 써도 조선사람들이 놀라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때문이다. 즉 <독립신문>의 용어는 "독립"은 미국의 영향력으로 써여졌고, 그들의 "China"와 "Corea"를 분리시킬 수 없는 "Vassal"을 "Dependnt"로 바꿈으로써 "Independent"(독립), 즉 떼어내어 놓을 수 있게 하고, 그것을 한반도에 Corea"란 이름을 붙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 "독립"이야 말로 혁명적 용어다. 당시의 혁명은 반란에 해당된다. 그런데도 "독립"이란 용어에 흥분되지 않고 독립운동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것은, China의 역할 대신에 그것을 "Tsing"(淸)에다 영역/국력을 과대포장시키고, 지원해주어 일본과 싸우게 하는, 이이제이 수법으로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국내적 반란의 불씨를 잠재우고 뒷날에 Corea를 Peninsula로 슬며시 갖다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조선의 독립"의 방정식이다.
조선의 변방, 즉 중국(=조선의 중앙왕국)의 바깥 지역(=제후국)을 모두 "중국"(=중화민국)이란 명칭으로 신분상승을 시키는 것이니, 본디 조선(=중국대륙의 변방) 사람들이 마다할 까닭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The inter-relations of China and Coea"(중국과 조선의 상호관계)[Department of State, U.S. United States Policy Regarding Korea 1834-1950, p.5]는 바로 여기에 그 진실이 있다. 참으로 눈독을 들이고 꾸민 것이며, 공모/음모 없이는 도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결코 조선이 청나라에 종속된 적이 없다. 조선은 중국에 종속되었다. 그것(=중국)은 당연히 조선의 중앙왕국이고, 그 조선엔 모두 제후국들을 두어 통치되었기 때문이다.
<독립신문>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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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대륙 조선사 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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