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특성을 알아야 한자를 스는 우리의 정체성을 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자"라면, 아니 "한문"이라면 모두 질색을 하는 것 같다. 어렵기 때문이다.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다.
한자는 모두 뜻 글자인가?
소리로는 사용되지 않았는가? 소리로도 사용되었다면 소리글자가 아닌가?
글자마다 뜻 글자만 있는 것도, 소리글자만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한글은 정말 소리글자인가?
여기에 한자의 특성의 하나로서 소리글로 사용된 것을 보자.
(1) 晉書呂光傳。鳩摩羅什。別名句摩羅耆婆。按句與鳩音同。耆婆二合聲。與什音同。我音呼耆如其。肰蓍字
音時。而耆爲蓍字之聲則什字初聲也。什字終聲。與華音婆字初聲同。若以耆字婆字二聲合呼則什字之聲自在其中。近世華音入聲無終聲。什字亦有時音同。肰而以此攷之。古者必有終聲如我音無疑。[ 이재유고(頤齋遺藁) > 頤齋遺藁卷之二十五 > 雜著 華音方言字義解]
이 문장은 우리가 잘 아는 "구마라즙" 또는 "구마라집"이라는 사람을 말한 것인데, "구마라지바"라고도 썼다는 말이다. 구[鳩/句] 마[摩] 라[羅] 집[什/耆婆]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자를 소리로 나타냈다는 것이며, 특히 한자에는 지금의 중국어에서는 받침없는 소리를 내는ㄷ데 본디 받침있는 말이었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글이다. 즉 "즙/집/십(什)"은 " 耆婆"[기파/지바]"라고 소리냈다는 것인데, 전자는 중국어로는 받침없이 소리내지만, 후자로 보면 "婆" 자체가 "什"의 받침에 해당되는 글자라고 밝혀놓은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알고있는 "한자옥편", 즉 <강희자전>이 원전 그대로 전하여 오는 것인지, 아니면 어느 시기에 왜곡되어 지금 원전처럼 전해오는 것인지 밝혀보자.
하나의 보기로서 "一"로써 검증해본다.
(2) [한 일] [yi] 眞. [동아 새 漢韓辭典]
(3) [唐韻][韻會] 於悉切 [集韻][正韻] 益悉切 [水+犬+奇]入聲 [韻補] 於利切音懿 弦鷄切音兮.[강희자전]
(4) [yi] [廣韻] 於悉切, 入質, 影.[한어대사전, 상해]
(5) [이쯔/이찌][集韻] 益悉切, 質. [大漢和辭典]
(6) 일, 入.[동국정운]
위의 (2)는 한국에서 출판한 옥편인데, 우리 말로 [일]로 소리내는데, 한자의 사성(四聲]으로는 평성의 "眞"으로 소리낸다는 것이다. 이것은 틀린 해석이다. 지금의 중국어로 "평성"[1성]으로는 날지라도, 본디 한자에는 "입성"이다.
이 입성에 해당되는 말은 "屋 質 曷 轄 屑 藥 陌 緝 合 葉"의 10개이다. 이 소리의 특징은 소리의 받침이 "ㄱ ㄹ ㅂ"이 난다는 것이다.
위의 (2)는 <강희자전>에서 표시한 반절인데, "入質"이라 했으니, 소리는 "입성(入聲" 가운데서도 "質"에 해당되는 운자이다. 이 <강희자전>에서 "입성"이고 "質"운에 해당되는 글이라고 했으니, 받침이 있는 소리이다.
이것은 곧 위의 (1)에서 말한 것처럼 "집(什)" 또는 "지바(耆婆)"라고 소리낸다는 방법과 동일하다.
본디 한자가 지금의 중국어처럼 받침없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 받침있는 소리로 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悉"이란 글자가 지금 중국어의 [yi]로 내는 것이 아니라, [il]/[yil]로 소리내어야 옳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 글자의 소리내는 법은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홍무정운(洪武正韻)>에서 "悉 : 息七切", 즉 [실]로 소리내었다. 이것을 지금 중국에서 "七"을 [치][chi]라고 소리내므로 받침이 없다는 말을 하쓰는 것이 옳다고 한다면, 이 또한 "입성(入聲)"인지, 아닌지를 보면 그 소리가 받침이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입성"이 "4성"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한자의 소리는 그 소리로서 지금의 중국어와는 다르다. 받침있는 소리가 있는 것이 옳다.
어쨋든 지금의 중국어 발음의 형태는 중국대륙에서도 그 발음법이 기록된 문헌이 없다. 있다면 그것은 "반절(反切)"로 나타낸 <강희자전>이 있다. <강희자전>은 조선어 발음법이다. 중국어 발음법이 절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