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읍(林邑)이 동남아시아에 있어야 하나?

작성자최두환|작성시간15.12.23|조회수266 목록 댓글 0

 

탐라와 림읍!

 

무슨 관계일까?

 

탐라는 제주도라고 하니, 한반도 남쪽이고, 림읍은 참바라고 하니, 베트남이라는데, 아무리봐도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력사에서는 무어라고 했는가?

 

 

 

(1) 탐라임읍(林邑)의 남쪽 변경 바다에 있는 작은 나라[小國]이다. 《책부원귀》[林下筆記 제11권 文獻指掌編][해동역사 권16 세기16]

 

 

 

탐라(耽羅)를 섭라(涉羅) 담모라(聃牟羅) 담라(儋羅), 탁라(乇羅)라고도 하였다. 이 탐를 우리는 제주(濟州)라고도 하는데, 다들 "제주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 "탐라"를 "제주"라고 하든, "제주도"라고 하든, 그것이 동일하다면, 우선 확인해야 하는 것은 그 위치인데, "림읍(林邑" 남쪽에 있다고 했다.

 

우리가 아는 제주도는 한반도 남쪽 바다 가운데 있으며, 그 북쪽엔 바다이며, 나라라곤 없으며, 있다고 한다면 전라도와 경상도가 있고, 그 옛날 국명으로 있을 따름이다.

 

그 북쪽에 "림읍"이란 지명/국명은 없다. 그런데 위의 자료 (1)에서는 리유원(1814-1888)도, 한치윤(1765-1814)도 "림읍의 남쪽에 탐라가 있다"고 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2) 環王, 本林邑也, 一曰占不勞 亦曰占城. 直交州南, 海行三千里. ... 西距眞臘霧溫山, 南抵奔浪陀州.[신당서 권222下 렬전147下 萬蠻下]

 

(3) 林邑國, 漢日南象林之地, 在交州南千餘里. ... 北與驩州接. ... 自林邑以南, 皆卷髮黑身, 通號爲崑崙.[구당서 권197 렬전147]

 

 

 

이 사료에서 "림읍(林邑)"은 다른 말로 "環王占不勞 = 占城"인데, 아무리봐도 "참바[Champa]"라는 소리로 귀결될 것 같다. 이것은 그냥 쉽게 말해서 지금의 "베트남"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1)에서 말한 대로 보면, "제주도"가 "베트남" 남쪽에 있다는 말이 되는데, 그런가? 말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위의 (2)(3)에서 설명을 보듯이, 그 "림읍"이 "交州", 지금의 "하노이[河內]"라고 한들, 그 남쪽에 있다고 해도, 남쪽으로 3000리에 "림읍"이 있다는 말도 그럴듯할 뿐 결코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위의 (3)에서는 그 나라의 사람들이 "곱슬머리"에다, "검은 몽뚱이"라고 했다. 당연히 흑인(黑人)이다.

 

몸빛이 조금 검다고 해서 "黑身", 즉 "黑人"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봐도 아프리카 지역이 아니면 불가능한 말이다.

 

 

 

(4) 林邑, ... 其人深目高鼻, 髮拳色黑. 俗皆到跣, 以幅布纏身.[수서 권82 렬전47 南蠻]

 

 

 

여기 "림읍" 사람들은 눈이 깊고 코가 높으며, 곱슬머리이고 피부는 검다. 풍속을 보면, 모두 맨발로 다니며, 좁은 베로 몸을 가린다."고 했다. 이 흑인은 아무래도 키가 클 것 같으며, 눈도 크고 깊으며 코가 크다. 이 또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아닐까?

 

림읍! 동남-아시아에서는 전혀 이런 류의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림읍이 인도지나반도,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사람들을, 그들 가운데 어디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피부가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검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신체적 특성이 위의 어느 것과도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다음의 한 가지를 더 보자. 참바라는 나라다.

 

 

 

(5) 占城國, 在中國之西南, 東至海, 西至雲南, 南至眞臘國, 北至驩州界. 汎海南去三佛齊五日程. ... 其風俗衣服如大食國相類.[송사 권489 렬전248 외국5]

 

 

 

자! 점성국, 즉 참바는 중국의 서남쪽에 있는데, 동쪽은 바다에 이르고, 서쪽은 운남에 이르며, 북쪽은 환주의 경계에 이른다. 배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5일쯤 되는 곳에 삼불제(三佛齊)가 있다. 그 나라의 풍속을 부면, 옷가지가 사라센[大食國]과 같다.

 

보자! 제대로.

 

참바[Champa]가 베트남이라고 한다면, 그 서쪽에 운남성이 있는가?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있지 않은가?

 

동쪽에는 바다라고 할지라도, 남쪽에 진랍국이면, 캄보디아라고 하자, 그 북쪽에 환주(驩州)가 있다면, 이 참바, 점성국은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사이에 베트남 서쪽에 있게 된다. 이런 설명으로써는 참으로 구차하게만 느껴진다. 그러고도 그 나라의 땅이 "남북쪽과 동서쪽으로 수천리"라고 한다면 참으로 웃기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의 풍속이 사라센(Saracen), 즉 따식국(大食國)과 같은 류, 아니 같다고 했다. 회교도들이라서 이런 말이 필요한가?

 

 따식국, 즉 사라센은 원칙적으로 서-아시아에서부터 대개 지중해 남쪽 연안의 나라이지 않는가? 아프리카의 북부지역 말이다. 사라센은 그렇다. 630-750년대이다.

 

"林邑"을 우리는 다시 찾아야 할 때다. 그곳은 아프리카라야 옳다. "交州" 남쪽으로 길을 터 놓았지만, 결코 "동남-아시아"에 있었던 나라라고 볼 수 없다. 흑인의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라센의 풍습과 같은 나라라면, 적어도 지중해 연안의 어느 지역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미 "蘇門答剌"[수마트라]가 "시리아[條支] 페르시아[波斯] 사라센[大食]"이라고 했다.

 

남쪽으로 배를 타고 5일쯤 걸리는 곳에 "三佛齊"가 있다면, 지금의 동남-아시아에도 그런 비슷한 이름으로 지명이 있을지라도, 지중해 남쪽 어딘가에 그런 보디 지명이 숨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林邑"이 북쪽으로 "驩州"에 닿는다고 했는데, "驩"은 기뻐할 [환]이기도 하지만, "말이 평화롭게 많이 산다"[馬和樂貌]는 뜻이다. 말[馬]이 많은 지역을 빼놓을 수 없다. 말떼들이 뛰어놀며, 다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아라비아에서 나는 말들이 어떤 말인가? 천리마가 있지 않던가? 아랍종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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