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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茄)로 본 조선

작성자허영|작성시간11.11.29|조회수270 목록 댓글 3

 

요즈음 시장엘 가보면 참으로  다양한 채소와 과일들이 넘쳐난다. 그 중에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익히 보아왔던 것들도 있고 외국으로부터 수입을 통하여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선 것들도 많이 있다.

 

어쨌든 온갖 산물이 넘쳐나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기야 바나나만 보아도 지금은

몇천 원치만 사더라도 한 광주리를 주는데 우리 어릴 때만 하더라도 그런 과일이 있는

줄도 몰랐다. 기껏 제사상에 오르는 사과나 배 그리고 집안이나 주위에 심어놓은 감, 대추

겨우 그 정도였다.

 

어릴 적 추억에 시골 고향에서는 해마다 봄에서 여름까지는 대체적으로 먹을 것이 없었다.

물론 어디든 비슷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방과 후 먹을 것을 찾아(?) 들로 산으로

놀러 다니면서 야생 과일이나 뿌리, 밭에다 심어놓은 작물 등을 캐먹곤 하였다.

 

그 중에서 가지라는 것이 있는데 자주색의 채소롤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걸 날 것으로

먹으면 약간 매운 맛이 나는데 먹고난 후에는 이 때문에 입술이 불어튼 경험이 있을 것이다.

먹을 것이 귀한 시절이라 가지는 우리의 요긴한 간식거리가 되곤 하였다.

 

지금도 나는 제사 때 꼭 이 가지나물을 올려서 밥에 비벼먹곤 한다. 좀 잘 쉬긴 하지만 맛은

그만이다.

 

【가지(茄, 柯) 〈eggplant〉】

 

   - 가지과에 속하는 부드러운 다년생식물.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아시아 동남부, 미국에서

     널리 심고 있다. 원산지는 아시아 남. 동부로 다육질의 열매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심어왔으며,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보통 일년생으로 기른다. 〔브리태니커〕

 

     또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신라에서 나는 한 가지 종류는 약간 반들반들하면서 연한

     자줏빛이 나고 꼭지가 길며, 맛이 달다. 이것은 이미 중국에 널리 퍼졌으나 몸에는 이로운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약효도 없다.”

 

     고 하였으며,

 

     해동역사 제26권 물산지(物産志) 채류(菜類)에서는

 

     “ 〔茄子: 신라국에서 한 종류의 가지가 나는데, 형체가 계란같이 생겼다. 광택이 있으면서

     엷은 자색(紫色)을 띠고 있으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 지금은 그 씨앗이 중국에 널리 퍼져

     있어서, 채소를 가꾸는 사람들이 양지 쪽에다 심고는 두엄을 많이 주며, 소만(小滿)을 전후

     해서 비싼 값을 받고 판다.〈본초연의(本草衍義)〉- 살펴보건대, 가지의 속명은 ‘가자’이다.

 

     가지에는 신라국의 종자가 있는데 형체가 계란같이 생겼으며,색깔이 조금 희다.

     서명사(西明寺)의 현조원(玄造院) 안에 그 종자가 있다.〈유양잡조(酉陽雜俎)〉〕”

 

     라고 하였다.

 

     그리고 자치통감에서도 한나라 때에 가지를 키웠다고 하는 기록이 나오며, 이는 2세기 무렵

     인도에서 티베트를 넘어 동쪽으로 전해진 것이라 한다.

 

     이 가지는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고 원산지는 아시아 남.동부라 하였으나 다른 사전에서는

     인도가 원산지라고 하였다. 어쨌든 한반도의 가지는 모든 과일, 채소 등이 그렇듯이 자생이

     아닌 들어온 채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다른 지방에서는 보이질 않고 경상도 지방의 공물로만 나온다.

     그렇다면 가지는 조선 초까지도 조선의 땅에서 나는 채소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가지는

     신라의 땅에서 산출되어 중국에까지 퍼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실록에서 찾아보니,

 

   〔성삼문 등이 운서(韻書)를 질문하매, 가지 ‘가(茄)’ 자에 와서 사신이 말하기를,

    “이 나라에 가지는 열매가 무엇 같은가. 옛적에 장건(張騫)이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포도

     종자를 얻어 와서 지금까지 중국에 전하였는데, 우리들도 또한 가지 종자를 얻어서 중국에

     전하고자 하오...........〈조선왕조실록 세종 32년 윤 1월 13일〉〉〕

 

     라고 기록하였는데 명나라의 사신이 와서 물었던 내용인데 이 때에 이르러 중국이라면

     우리는 명나라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명나라에서는 가지가 재배되거나 산출이 되질

     않았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의 사신이 이 가지 종자를 얻어가자고 한 것이다.

 

     가지의 원산지가 인도이고 가야를 병합한 신라의 땅에서 나며, 그 곳이 경상도이자

     영남지방이라면 인도가 곧 경상도 지방이 되는 것이다. 신라 때의 중국과 조선 조의 중국이

     그 위치가 어디이건 간에 이 가지는 신라의 땅에서만 나고 그 곳이 원산지라서 널리 전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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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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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두환 | 작성시간 11.11.29 정말 좋은 자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허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1.30 감사합니다. 조선이 한반도에 있질 않았다는 것은 이제 기정의 사실입니다. 다만 중앙이 어디이냐 이것이 관건인데 그러면 사방이 훤히 정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조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왜의 근거지도 드러나겠지요. 경상도 전라도를 자주 노략질한 무리들 말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호근 | 작성시간 11.11.30 중앙아시아보다는 서아시아가 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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