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조선인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작성자허영|작성시간12.01.04|조회수597 목록 댓글 3

한 해를 지나면서 해마다 느끼는 것인데 내년에는 더욱 더 잘해야지, 이 것만은 고쳐야지,

그런 결심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줄로 안다. 나 역시 그러다가 연초가 지나면서부터

어느새 작심삼일이 되곤 한 경험을 많이 해보았다.

 

연말에 왁자지껄한 망년회 및 각종의 모임으로 무척 분주하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지는데, 안주 감으로는 역시 따뜻한 연탄불에 구워 먹는 삼겹살이 아마도

제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삼겹살은 말할 것도 없이 돼지고기이다. 뭐 새삼스럽게 하겠지만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유독 좋아하는게 이 삼겹살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한반도에 우리는 역사 속에서가

아니라도 오래전부터 돼지고기를 먹었을 것으로 본다.

 

농경사회에서는 돼지를 보편적으로 집집마다 키웠는데 그러니 별 달리 유용가치가 없는

돼지는 그냥 고기로 해먹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였을 것이다.소는 농사일에 없어서는

안되는 귀중한 재산목록 이므로 식용으로는 먹을 기회가 거의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돼지고기는 전 세계인이 다 먹는 동물일까? 이슬람을 믿는 일부의 국가나 민족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리고 옛날부터 유목생활을 한 민족 등은 거기에

적합지 않는 돼지를 키우지 않았으므로 먹어 볼 기회가 없어서 안 먹었을 것이다.

 

파미르 이동 쪽 현 대륙과 동남아시아, 한반도, 일본열도 전 지역은 돼지고기를 먹는

지역에 속한다. 조선이 한반도에 단일국가로 웅크려 그 전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졌다면

역시 한반도인들도 돼지고기를 당연히 먹었을 것이다.

 

실록을 더듬어 보자. 

【〈절일사 통사(節日使通事) 김을현(金乙玄)이 북경(北京)으로부터 돌아와 아뢰었다.〉

 

“황제가 2월 13일에 남경(南京)을 출발하여 5월 초1일에 북경에 하연(下輦)했었습니다. 황태자가 남경에 있었으므로 신 등이 남경으로 향해 가다가 숙주(宿州)에 이르러 황제의 대가(大駕)를 뵈었는데, 황제가 말하기를, ‘지금 오는 사신이 제비(諸妃)의 친척이 아니냐? 하기에, 신이 아뢰기를, ‘사신 정구(鄭矩)는 정비(鄭妃)에게 동성(同姓)의 친척이 됩니다.’하였더니, 황제가 내관 구아(狗兒)로 하여금 불러 말하기를, ‘조선인(朝鮮人)은 돼지 고기를 먹지 않으니, 광록시로 하여금 쇠고기와 양고기를 공급토록 하라.’ 하고, 수가(隨駕)하라고 명하여 10일에 북경에 이르렀습니다.”】〔왕조실록 태종 17년, 1417년 윤5우러 8일〕

 

위의 실록에서 먼저 한 번 볼 것이 있다. 이 때가 조선으로서는 태종 임금의 시기이고 명에서는

영락제 즉, 성조의 재위기간이다. 그런데 여러 제비(諸妃) 가운데 정비(鄭妃, 정씨라고

기록된 조선여인: 1392-1414)도 있었던 모양인데, 기록에서 찾아보니 명의 영락제는

황후를 빼고 비가 20명이나 되는데 정씨도 그 중의 하나인 모양이다.

 

한확의 누이이자 소혜왕후(인수대비)의 고모 되는, 영락제가 가장 총애했다는 공헌현비

(恭獻賢妃)도 들어 있다. 조선여인으로 밝혀진 숫자만도 대략 9명이나 되는 참으로 조선의

여인만 그토록 많은 것도 이상하거니와 조선의 태종에게도 부인이 12명이나 있었다니 참으로

비교가 되는 구석이다.

 

그리고 본 글의 주제인데 황제가 사신들에게 ‘조선인은 돼지 고기를 먹지 않으니 그 대신

소와 양고기를 공급토록 하라.’고 한 말에서 조선 사람이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말은

조선이라는 나라는 돼지를 아예 키우지 않았거나, 돼지를 키우기는 한데 어떠한 사유로

인하여 금식을 행하고 있다는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러면 사신들에게 양고기를 주라고 한 황제의 말은 곧 조선 사람은 양고기를 먹었다는

말과도 통한다. 이 양이라는 동물은 한반도에서는 아예 볼 수도 없는 동물이다. 먹지도

먹어 보지도 못한 고기를 먹어라고 줄 수는 없을 것이니, 이 조선의 사신이라는 사람들이

 

속한 조선은 제후 조선 중 하나의 조선으로 그 조선의 나라 사람들은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고, 양고기를 즐겨 먹었던 나라의 사람들인 것이다. 과연 한반도에서는

이 말의 성립이 가능할까? 그렇다면 이러한 풍습과 식습관이 있는 곳, 그 어디쯤의

나라도 조선인 것이다. 어디서 찾아야 할까?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호근 | 작성시간 12.01.04 그렇죠!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금기시하죠. 그리고 일부다처제도 이슬람 문명권의 특징이기도 하죠
    재미있는 구절이네요.. 양고기를 즐겨먹는 이슬람 문명권이 조선이라는 것을 이 구절로 가늠해 볼 수 있네요
    돼지고기를 즐겨먹는 지나족이나 반도인, 일본인들 결코 조선인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지는군요

  • 작성자최두환 | 작성시간 12.01.04 "朝鮮人不食猪"라는 말이 매우 재미가 있지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작성자정무광 | 작성시간 12.01.06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돼지고기가 부정하다는 것인데, 부정한 이유는 소처럼 되새김길을 하지 못하며 또한 발굽이 갈라지지 않았다는 이유라고 하네요.(성경)-기원전 2200년전. 암튼 양고기를 식용할 수있는 지역이 한반도는 아니군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