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과학적 문자라고 자랑을 해대니, 그저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그런 자랑스런 글자를 두고 우리는 언제나 한자(漢字)에 기대어 글을 쓰고 말을 한다.
낱말은 고유한 문화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글쎄 순수한 토양에서 생성된 낱말은 어느 세계에서도 고유하게 온통 모두 존재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외래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외래어 가운데 여기에 소개하는 "涅槃"이란 문자가 한글보다는 먼저 생겼던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한자를 "열반"이라고 그 어디에도 "녈반"이라고는 한 사전은 없다.
일단 그 본디 글, 원어는 범어(梵語)라느니, 인도어(印度語)라느니, 산스크리트(Sanskrit)라고 하는 "Nirvana"이라고 밝혀놓았다. 이것을 한자로 "涅槃"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한자가 중국어라면 그 대로 [nirvana][니르바나] 또는 [닐바나]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니고, [niepan]이라고 했으니, [니에빤] 또는 [녜빤]이므로, [nirvana]와는 그 발음이 매우 다르다. 이것을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너바나]라고도 한다니 참으로 발음이란 어렵다.
그렇다면 "Nirvana"와 "涅槃"의 소리가 얼마나 같은지, 아니면 얼마나 다른지를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올바른 발음일까?
"涅"은 [奴結切/乃結切]이니 [녈]이다. 이것은 [니얼]과 같이 소리나며, [니르], 즉 [nir]와 매우 같다.
"槃"은 [薄官切/蒲官切]이니 [반]이다. 이것은 [반나]를 줄인말 [반], 즉 [van]과 매우 같다.
그렇다면 "涅槃"은 우리가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열반]이라고 소리내는 것은 본디 소리의 표기를 엉터리로 규제했다는 것이 되며, 본디대로 [녈반]으로 해야 옳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이 "涅槃[녈반: Nirvana]"가 조선의 력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1) 涅: 水名. 涅化也 燕朝鮮洌水之閒 曰涅.<方言>第3[康熙字典]
(2) 涅: 水名. 涅·化也 燕·朝鮮·洌水之間 曰涅.<楊子方言>[漢語大詞典5]
이 사료의《강희자전》에서나,《한어대사전》에서 적힌 것을 보면, "涅"은 "강이름"이며, 그 뜻은 "바뀐다/변화"이고, "閒=間"임도 알 수 있다. 어쨌든 그 출처는《양자방언》에서 나온 것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뜻이 무엇이겠가? 한문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에게도 물어본 적이 있지만, 한결같이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위의 (1)은 구두점이 없고, (2)는 있다. 먼저 (2)대로 풀어보면, "燕" "朝鮮" "洌水"가 동등한 성격의 품사[자격]를 가지므로, 뭔가 이상하다. 어쨌든 문제의 부분을 그대로 풀어보자.
[연나라와 조선과 렬수의 사이를 녈수라 한다.]
이것은 "렬수(洌水)"가 "조선"과 동등한 국명이 될 수 없으므로, 옳은 번역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인용된 문헌의 구두점도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구두점이 없는 위의 (1)을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다.
[연(燕)나라와 조선(朝鮮)에 있는 렬수(洌水)의 사이를 녈수(涅水)라 한다.]
이것은 "燕"의 앞에 "在"가 빠진 문장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연이 어디고 조선이 어디기에 그곳에 렬수(洌水)가 있고, 그곳에 곧 "녈수(涅水)"가 있는가? 이것은 렬수(洌水)의 샛강이 녈수(涅水)임을 알 수 있다.
(3) 湍水東南流, 涅水注之. 水出涅陽縣西北岐棘山, 東南逕涅陽縣故城西.[水經注疏 卷29]
(4) 漢武帝元封四年封路最爲侯國《漢表》涅陽侯最朝鮮相路人子, 似失其姓. 又云齊 《地理志》齊郡無涅陽, 未詳其義.[위의 책]
중국의《수경주소》(권29)에 나오는 글인데, 이 (3)은 하남성에 "단수(湍水)가 동남쪽으로 흐르는데, 녈수(涅水)가 그 샛강으로서 단수에 흘러 들어간다. 그 강은 녈양현 서북쪽 기극산에서 나오는데, 동남쪽으로 흘러 녈양현의 옛 성 서쪽으로 지나."고 했다.
"陽"이란 강의 북쪽 지역, 또는 산의 남쪽 지역을 말하므로, 강이라면 동서쪽, 또는 서동쪽으로 흘러야 마땅하다. 그런데 하남성의 단수와 녈수는 거의 남쪽으로 흐르므로, 녈양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적어도 동남쪽으로 흘러야 마땅하다.
그런데 위의 (4)에서는 력사적 사실을 언급한 것인데, "B.C. 107년에 로(路)와 최(最)를 후국(侯國)으로 삼았는데, 최(最)를 녈양후(涅陽侯)로, 재상 로(路)의 아들을 조선후(朝鮮侯)로 삼았는데, 그 성(姓)은 알 수 없다. 또 제(齊)나라에 있다.《지리지》에 보면, 제군(齊郡)에는 녈양현(涅陽縣)이 없다. 그 뜻은 상세치 않다."고 했다.
이 모두는 조선과 관계 있는 력사이다.
그렇다면 왜 녈수(涅水)가 조선의 강 렬수(洌水)와 관련이 있고, 하필이면, "Nirvana", 즉 涅槃[녈반]과 같은 글자가 엮어져 있는가?
(5) 東海之內, 北海之隅, 有國名朝鮮天毒, 其人水居, 人愛之.[山海經 海內經]
[동해의 안쪽, 북해의 모퉁이에 조선과 천독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물가에서 살며 남을 아끼고 사랑하였다.][산해경의 해내경에서]
여기에 "조선(朝鮮)"과 "천독(天毒)"이 나온다. 이 天毒은 身毒(신독)과 같으며, 信度(신도)와도 같을 뿐 아니라 인도(印度)와도 같다. 바로 이 강이 인더스이다.
이 사료 (5)에서 조선과 인도가 가까이 있다[閒=間]는 말이다. 거기에 바로 녈수(涅水)가 있고, 이 강이 렬수(洌水)로 들어간다는 말이다.
(6) 大般涅槃者, 若其具存西域之音, 應謂摩訶般涅槃那, 此土謂之云 大滅度.[釋元曉, <涅槃經宗務序>《동문선》제83권 序]
[대반녈반이라는 것은, 만약 서역의 음으로 갖추어 말하면, 당연히 마하반 녈반나라고 이를텐데, 이 땅(조선)에서 번역하여 대멸도라 한 것이다.]
원효 스님이 쓴 글인데, 거기에 "涅槃"을 그 원음은 "涅槃那"라고 했다. 즉 "Nirvana"라는 것이며, "涅槃"은 "涅槃那"의 줄임말임을 알 수 있다.
"nir[涅]"은 "없어지다[out]=不生"이라는 말이며, "vana[槃][槃那]"는 "불다[blow]=不滅"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촛불을] 불어서 끄다", 즉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니, 이것은 소도를 많이 하여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말이다.
변함이 없음은 "恒"이다.
이 "恒"으로 된 강은 "恒河", 즉 "Gangao : Ganges" 갠지스 강이다. 이 강은《수경주소》에서 설명된 방향처럼, 동남쪽으로 흐르며, 부처가 涅槃했다는 지역의 상류이다. 북위 30도 동경 78도에서부터 동남쪽으로 흘러 부다가야를 거쳐 인도양으로 들어가는 강이다.
이 갠지스 강에는 수많은 샛강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녈수일 것이다. 좀더 살펴보자. 왜냐하면 조선은 신독, 즉 인도와 가까이 있는 지역이고, 그곳에 있는 강이라면 인더스강과 갠지스강이 만나는 상류 지역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燕)이라는 말이 맞는 표현이라면, 그 나라도 이 지역의 북쪽 지역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역시 고대 조선은 파미르와 히말라야산맥을 떠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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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조선사 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