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특징 가운데는 "장옷"이 있다. "長옷"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長衣"라고 쓴다. 그 뜻이야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한번 더 보고 넘어가자.
(1) 장옷 : 부녀자가 나들이할 때에 머리에 써서 온몸을 가리던 옷.[국어사전]
이 설명을 듣고 보면, 드라마에서 많이도 본 장면을 떠 올릴 것이다. 머리에 마구 스쳐지나가는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부녀자들이 장옷을 머리에 걸치고 멈칫거리기도 하고, 몰래 엿보기도 하는 모습들 말이다.
(2) 大食本波斯之地,男子鼻高,面黑而髯,女子白皙,出门障面,日五拜天神,系银带,佩银刀. [《新唐书》권221下 列傳146下 西域下]
이 한문으로 쓰인 글을 알기 어렵게 생각되어 번역을 해보자.
[아라비아[따지/Tazi]는 본디 페르시아 땅이다. 그곳 사람들은 남자는 코가 높고 얼굴은 검으며 구렛나루가 있고, 녀자은 하얀 살갗이며, 문 밖으로 나갈 때는 차도르[障]를 낯을 가린다. 하루에 기도를 5번하며, 허리에 은띠를 매고, 은장도를 찬다.]
여기에 참으로 이상한 말이 있다. 사라센의 남자는 얼굴이 검은데[黑] 녀자는 백인처럼 희다[白晳]는 말이다. 남자와 녀자가 약간은 다를 수 있어도 흑인과 백인의 차이는 있을 수 없다. 이 남자들은 아마도 아프리카 북부 사람을 말한 것이고, 녀자는 유럽의 남쪽 사람을 가리킨 것일까? 그래야 같은 사라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무리라면 혹시 페르시아의 서부지역, 지금의 레바논,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이런 지역이라면 그렇게 표현이 가능할가?
또 여기에서 보면 부녀자들이 얼굴을 가리는 것을 "장면(障面)", 즉 차도르라고 한다는 것이다.
(3) 차도르(Chador) : 이슬람교 여성이 외출시에 남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착용하는 전신을 덮는 망토 형태의 대형 천이며, 이슬람 여성이 얼굴을 가리는 것은 <코란>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차도리(chadori), 인도에서는 부르카(burka), 아랍권에서는 아바 또는 이자르(izar)라고 한다.[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b20c1473a]
이 설명은 위 (2)의 "장면(障面)"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 "장면(障面)"은 위의 (1)의 "장옷"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가 사용하는 "장옷"은 그 뿌리가 "障面", 즉 "차도르/부르카"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장옷"의 "장"은 "長"이기도 하지만, 본디 "障"으로써 "가린다"는 의미가 있으며, 이 소리가 "차도르(Chador)"로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