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쓰는 한글은 참으로 좋은 문자이다. 그런데 이 좋은 문자가 사용법을 잘못 만들어 매우 어렵게,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어려울지도 모를 맞춤법을 만들어 쓰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두음법칙이다.
ㄴ과 ㄹ은 다른 기호보다 참으로 왕따를 많이 당한다. 푸대접이라면 그나마 마음이 풀릴지.
(1) 제10항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
그래서 그토록 잘 쓰던 [녀자]가 어느날부터 [여자]로 되버렸다. 또 [니토]하던 말도 어느새 [이토]로 되어버렸다. 나는 어렸을 적에 농사를 지으면서 흙과 함께 살았다. 진흙을 어른들이 늘 니토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니토]라고 귀에 익어 있는데, 무슨 법칙이라면서 내가 틀렸단다. 어느날 나는 틀린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한글로만 쓰던 "니"[齒]는 어떻게 되었는가? 본디 "닛므윰>닛미음>닛믜임>닛몸"이라고도 쓰던 것이 "잇몸"이라고 쓰면서 아예 "이"라고 했다. 이 "이"는 한자말이 아니다. 그런데 첫소리 ㄴ이 ㅇ으로 바귀었다. 아마도 두음법칙 동화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이없는 것은 [붙임3]에 있다.
(2) [붙임3] '이[齒, 蝨]'가 합성어나 이에 준하는 말에서 '니' 또는 '리'로 소리날 때에는 '니'로 적는다.
간니, 덧니, 사랑니, 틀니, 젖니, 윗니, 아랫니, 어금니, 머릿니, 앞니, 송곳니, 톱니.
두음법칙에 적용되는 "이"가 아니라서 이런 예외규칙으로 [붙임3]이나 붙여서 설명을 구차스럽게 할 필요가 있을까? 齒는 한글로 우리말로 "니"로 그대로 쓴다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아예, 아니 그냥 "니"라고 쓰고, 사람에 따라 [니]로 소리내든, [이]로 소리내든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소리나는대로 적는 것이 한글이기 때문에"라는 함정에 빠졌다면 깨어나야 한다.
우리가 내는 [간니]의 소리를 제대로 표기하자면 어떤 글이 될까?
"갔니?"
"같니?"
"간니?"
"갓니?"
그렇다면 모두 소리나는대로 적는다면 이런 다른 의미의 소리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이런 글자의 표기와 소리내기를 구별하지 못하는 법칙은 제빨리 고쳐져야 한다.
두음법칙 동화작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것은 한글발전의 역효과이다.
두음법칙에서 [ㄹ]를 보면 더 심하다.
소리대로 적는 것이 한글이 아니라, 표기는 표기대로 적고, 소리는 소리대로 낸다. "소리대로 적을 수 있는 것이 한글이다"라는 생각으로 바꾸면 한자음이든, 다른 외국어이든, 그 소리대로 적으면 되는 것이다. 거기에 무슨 두음법칙이 적용되어야 할까. 전혀 불필요하다.
李承晩을 그는 늘 [리승만]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랬다. 알파베트로는 "Lee" "Rhee"라고 쓰면서 왜 한글로는 이름의 첫소리에는 "이"라고 써야 하는가?
우리는 정말로 [ㄹ] 소리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인가?
우리를 왜 [ㄹ]소리 못내는 바보로 만드는가?
[ㄴ]도 마찬가지다.
참으로 우리는 어리석은 사람인가 보다.
그래서 세종대왕이 "어린" "어리석은 백성"이라고 했던 걸까?
그렇다면 그 550년 전의 옛날 사람의 수준인가?
글자는 제대로 쓰고, 소리는 경우에 따라 편하게 하면 될 것이다.
Look at ....
Right...
Left...
Love me.
다들 말을 잘 하듯이, 적는 것도 제대로 적자.
李, 吏, 羅, 裸, 魯, 盧를 리, 리, 라, 라, 로, 로
라고 못 적을 까닭이 없고, 그대로 소리 못낼 까닭도 전혀 없다.
桃李는 [도리]이고,
朴李는 [박이]인가?
李純信은 [이순신]이고
李如松은 [리여송]인가?
그냥 "李"는 "리"라고만 쓰고, 말하면 정말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