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 황이다.
나는 이런 말을 쓴 적이 있다. 진짜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저 "잘못되었다"는 뜻으로 말이다.
그런데 우리 말 가운데는 "황소", "황새" "황고집" "황술레"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 "접두사"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이 "황"이란 말은 과연 무슨 뜻일까?
마치 한자로 "黃"과도 관련이 있을 것도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첫째의 "황소"를 보자. <국어사전>에는 "털빛이 누르고 큰 수소"를 가리킨다. 그러면 "털빛은 누른데, 큰 암소"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부르는가? 그냥 "암소"인가? 아무래도 그런게 아닌 것 같다.
둘째의 "황새"를 보자. 이것은 그냥 "새 이름"이지, 털빛이 누르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다리가 긴 섭금류의 하나이다.
셋째의 "황고집"이 있다. 이것은 "무척 고집이 센 것/사람"을 뜻한다.
넷째의 "황술레"는 "빛깔이 누르고 큰 배. 黃梨."를 가리킨다. "배[梨]"는 다 누렇지 붉은 것은 없다. 그렇다면 설명에 그저 "누른"이란 말을 붙였을 뿐이지, 이 과일에서 "누른 빛깔"과는 관계없는 "황"이다.
이제 위의 네 가지의 낱말로 보았을 때에 "황"은 색깔의 "누른 및"과는 상관이 없는 말이다.
"황소"의 "황"은 동물에서 덩치가 "크다"는 뜻이고, "황새"의 "황"은 다리가 길고 크다"는 뜻이고, "황고집"은 "몹씨/매우/무척"의 뜻을 가진 정도가 강하다는 말이며, "황술레"는 과일이 "굵고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이 "황"이란 말은 "한" "큰"의 뜻이므로 "한"의 변형의 소리가 아닐까? 마치 "크다"는 뜻의 "한"을 한자로 "韓/漢/汗/干"을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며, 결국 "황"은 "크다"의 뜻 "한"의 변형이며, 대한민국에서만 쓰이는 말이다.
그렇다면 "桓檀古記"를 [환단고기]라고 대개 말하지만 [한단고기]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도 역시 "큰"의 뜻으로 "桓"자를 썼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말짱 황이다"에서 "황"은 전혀 "크다"는 뜻으로 쓰인 말이 아니며, 아마도 "황당하다"는 뜻의 "慌/惶"으로 거짓 만들어 쓴 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