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행문 및 수필

'돼지'라는 말에 대하여

작성자최두환|작성시간15.04.21|조회수255 목록 댓글 0

집짐승 가운데 우리의 생활에서 가장 가까운 짐승으로 소 염소 돼지 개 토끼 닭 오리 등일 것이다, 그 가운데 돼지라는 이름이 다른 이름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돼지는 옛날엔 이라고 했다. 한 글자로써 이루어진 짐승의 이름에 말을 하게 되면 토씨가 붙게 마련인데, 특히 돝이라고 쓰인다. 그 소리는 [도티][도치]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소리는 내지 않고 쓰지도 않으며, 거의 모두 돼지라고 쓴다. 이 글자의 구성은 아마도 돝아지일 것인데, 우리는 도야지라는 말을 많이 쓴다. ‘아지송아지’ ‘망아지’ ‘강아지처럼 짐승의 새끼를 뜻하므로, 돼지 즉 돝아지/도야지돝의 새끼이다.

어른 돼지를 새끼의 뜻으로 돼지라고 쓴다는 것은 부식의 소치인지, 아예 지식불감증의 극치인데, 줄곧 그렇게 쓴다. 이것이 아니며, ‘돝이를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차라리 도티, ‘도치라고 해야 옳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다 큰 돝을 글자와 소리로 새끼 돝의 뜻을 가진 돼지라고 말할까?

아마도 무지에서 온다고 보기보다는 아무래도 [()]>[도티]>[도치]에서 [돼지]로 변형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어미 돝과 새끼 돝을 구분하고, 어원을 밝혀서 구분이 되는 올바른 글과 말은 이지만, 이미 관습처럼 익어버린 말이니 토시를 붙인 [돝이]>[도티]라는 말을 쓰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같이[가티]가 아니라, [가치]로 읽는 것처럼 [도치]로 읽으면, 바닷물고기 도치와 사기로 만든 의치인 도치(陶齒)’와 뒤바꾸어 둔다는 도치(倒置)’와도 혼돈되므로 적절치 않다고 본다.

만약 이런 변형된 말의 사용은 사실 불합리하다. 그렇다면 외자의 처럼 아예 으로만 쓰고, 새끼 돝을 도야지로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돼지는 글자의 구성에서 보면, ‘도애지’ ‘도아이지로서 결국 도야지가 되므로, ‘돼지로써는 어른/어미 돝을 그렇게 불러 줄 수 없는 글자이다. 단지 그런 글자와 말을 우리가 써 줄 뿐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