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향가 가운데는『삼국유사』에 나오는 구지가(龜旨歌)가 있다.
그 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龜何龜何 其首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이것을 번역하여 대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을래]
이 문장은 일단 가사 운률의 시스템에 맞지 않다. 4자로만 이루어지든, 5자로 이루어지든 아니면 7자로 이루어진 가사체라야 하는데, 그러지 않다.
그리고 이 노래의 연원을『삼국유사』권2 가락국기(駕洛國記)에서 다시 보면, "42년(건무18년 임인) 3월 계욕일(액땜하는 목욕날)에 그들이 살고있는 북쪽 구지(龜旨)에(後漢世祖光武帝建武十八年壬寅三月 浴之日 所居北龜旨)…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吾所在爲何)' 하니, 200·300명이 모여 답하기를 '구지입니다.'(二三百名 對云龜旨也)라 했다." 고 한데서 "구지가(龜旨歌)"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서 "龜何"를 보통 사람들이 [구하]라고 읽는다. 맞는가?
"龜"는 3가지로 소리내는데, 거북을 말할 때는 [귀]이고, 찢어지거나 터질 때는 [균]이라 읽고, 땅이름을 말할 때는 [구]라고 읽는다.
여기서는 "거북"에게 명령하는 말이므로 [귀]라고 읽어야 한다. 이를 이름딴 땅이름일 때에는 [구]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何"는 [하]이긴 하지만, 이것은 "어찌/어떻게/무엇/무슨"라는 말일 때에 쓰는 말이며, 감탄사로서는 맞지 않다. 감탄사로 쓰일 때는 "乎"가 적격일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바로 뒤에 설명되는 "해가(海歌)"에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其首現也"를 "머리를 내어라!"라고 새기지만, 명령형은 동사가 먼저 나와야 한다. 그러므로 "現其首"라고 하면 되는데, 끝에 "也"가 붙은 것은 "…하였다"는 것이므로 그 문장이 제대로 번역되려면 "그 머리가 나타났다/그 머리를 내었다"로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문장과는 다르다.
그리고 "喫"(끽)은 대체로 "마시다"는 뜻이며, "먹다"는 말은 "吃"로 쓴다. 물론 "喫"을 "먹는다"는 뜻으로도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런 "귀지가(龜旨歌)"와 거의 같은 뜻으로 "해가(海歌)"가 있다. 이것은 물론『삼국유사』권2 기이(奇異)1 수로부인(水路夫人)에 나온다.
(2) 龜乎龜乎 出首露
掠人婦女 罪何極
汝若 逆 不出獻
入網捕掠 燔之喫
[거북아 거북아 수로(首露)를 내놓아라
남의 아내를 앗아갔으니 그 죄가 얼마나 큰데
너가 만약 두려워 거역하여 내놓지 않는다면
그물을 던져 잡아다가 구워서 먹으리라.]
이 해가(海歌)는 7언시에 그 운률이 맞게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가사는 안자산(安自山)의『朝鮮文學史』(한일서점출판, 1922), p.25에 실려있는데, 그 가운데 글자가 "傍"[곁]이고,『삼국유사』에는 " "[두려워하다]인데, " 逆"은 그 뜻이 매끄럽지 못하다. "傍逆"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悖逆"(패역)이라고 하면 "모반(謀叛)한다"는 뜻이니, 이 또한 어울리지 않는다. 안자산의 글처럼 "傍逆"으로 보고 "가까이서 거스른다면"으로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 같다.
그리고 "出首露"하여 "김수로왕(金首露王)"을 내어놓으라는 것이 되는데, 김수로왕이 룡왕에게 잡혀갔다는 말이겠는가? 바다에서나 강에서나 거북과 관련된다면 "물길[水路]"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다. 어떤 이는 "首露"를 "머리를 드러냄"이라고 해설을 붙이지만, 그 앞에 "出"이 있어 토톨러지가 되므로, "首露"를 그저 명사로 보아야 한다.
이렇게 두 가지의 가사를 놓고 보면, (2)에서 "首露"를 "水路"[물길]로 바꾸기만 한다면, 이것이 (1)보다 훨씬 문장답다. 이것은 어쨌거나 (2)가 (1)의 원형의 노래로 보인다.
이 두 문장은 한 사람이 이렇게 다른 표현의 책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다시 말해서『삼국유사』는 일연(一然) 김견명(金見明: 1206∼1289)의 이름으로 어떤 다른 두 사람 또는 그 이상이 합작한 것임에 틀림없다.
다구나 (1) 귀지가(龜旨歌)는 거의 한반도 사람들의 문장과 같은 틀에서 짜여진 한문이라는 것이며, 그것이 (2) 해가(海歌)보다 앞장에 나와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이 (2)를 거의 알고 있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대개 (1)을 (2)의 축약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그 작자가 다른 사람으로 보아야 하며, 그 태생부터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거북"이 주가 되므로, [구지가]가 아니라 [귀지가]라고 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보면『삼국유사』도 우리는 앞으로 유심히 읽어보아야 하겠다.
노래 이름도 "龜旨歌"니, "海歌"라는 것은 아무래도 "海龜歌"(해귀가: 바다거북 노래)라는 말로 바꾸어야 마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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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조선사 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