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잘 안 해먹습니다.
저의 주식은 샐러드와 파스타, 빵, 과일과 채소 주스, 그라놀라, 그리고 우유 요거트 치즈 같은 각종 유가공 식품이죠.
그리고 못 먹는 건 곱창 순대 선지, 그리고 각종 젓갈과 멍게 해삼 개불 같은 뭉클거리는 해산물 종류죠.
음식은 후각과 미각으로도 즐기지만, 그보다 먼저 시각으로 느끼기 때문에 전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제겐 징그러워 먹거리들을 좀 싫어해요.
원래 이러진 않았어요 저.
어릴 땐 개구리 뒷다리도 먹고 동태 눈깔(?)도 먹는 잡식성 소녀였거든요.
개구리 뒷다리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어린 제가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갔을 때 삼촌이 냇가에서 잡아 직접 구워줬었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라면서.. ㅜㅡㅜ
그리고 동태 눈깔은.. 원래 어두육미라 하잖아요. 생선 대가리가 아까워서 안 버리고 함께 끓여냈던 엄마표 생태(또는 동태) 찌개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빠가 어린 3명의 자녀들에게 장난치려고 재미 삼아 “너네 TV 많이 봐서 눈 금방 나빠진다. 그럼 안경 써야 해. 그런데 그거 아니? 동태 눈알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댄다. 누가 먹을래? 딱 2개밖에 없는데!”
그러면 저랑 동생, 오빠 사이에 치열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곤 했어요.
동태 눈알은 2개요, 우린 3명이었으니..
동태 눈알이 익음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약간 노르스름하고, 몹시도 딴딴해집니다. 그리고 맛이 참 없습니다. 씹어도 씹어도 목구멍으로 넘기기 힘든 질감이거든요.
동태 눈알 중독이었던 저는.. 동태 눈알의 효능이 다 거짓이었단 걸 다 커서 알게 됐어요.
그렇게 동태 눈알을 많이 먹었는데도 난 왜 이렇게 시력이 나쁠까 하며 중학생 때 안경 맞추는데 엄마가 고백하시더군요.
“내가 아빠한테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도, 너네들이 하도 감쪽같이 속아넘어가 동태 눈알이라면 서로 먹으려고 난리다 보니 그게 그렇게 재밌는 거지. 동태나 생태 찌개를 그래서 더 자주 해달라고 니 아빠가 얼마나 주문하던지. 그렇게 너네 곯려먹는 게 그 시절 아빠의 재미였나봐.”
엄마랑 작년 말, 올해 초 살벌한 냉전을 치뤘던 접니다.
이건 혼기가 꽉 찬 딸과 엄마의 일반적인 전쟁 수준을 뛰어넘는 거였어요.
시기가 이미 넘었으니 제발 결혼하라는 엄마와,
너무 철딱서니 없이 소녀 같아서 운명 같은 끌림을 느끼기 전까진 결혼 생각이 없는 저,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엄만 저를 달달 볶아 괴롭히면 결혼을 결심할 줄 알았나 봐요. 주변에 항상 좋다는 남자들은 나름 끊이지 않았던 지라.
명치 끝이 조여드는 것만 같은 그 날선 공기 속에 서로를 대하면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독립을 결심하게 됐어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엄마랑 딸의 애증 커넥션!
독립하는 제게 가장 비싼 선물을 해준 사람이 엄마거든요.
딸이 혼자 살겠다고 하는 게 엄만 못내 애잔하셨던가 봐요.
서른살 즈음, 독립했다가 스스로 독립을 포기하고 다시 엄마 아빠랑 살겠다고 했던 경험도 있는 저니까.
하지만 혼자 사는 저에게 가장 깊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게 엄마예요.
가끔 통화하면 항상 전에 안 하시던 덕담을 다 하고 그러세요. 함께 살 땐 제게 하시는 말 100%가 거의 잔소리였는데.
아참! 엄마가 제게 사주신 건 전지현 씨가 “지펠이 또 처음인 거죠?”라고 나직히 유혹하는 푸드 쇼케이스에요.
다른 냉장고가 100만원 남짓할 때 요 녀석은 300에서 비싼 모델은 400만원대 후반까지 가거든요.
그리고 또 해준 게 원빈느님이 모델인 쿠쿠 밥솥!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걔도 최고급 모델로, 뚜껑 분리되고 가장 시크한 자태를 뽐내는 멋진 디자인으로 주셨어요.
소파나 침대 이런 게 아니라 냉장고와 밥솥, 이게 바로 엄마 맘인 거죠.
혼자 사는 딸이 제발 끼니 거르지 말고 밥 잘 챙겨먹었음 싶은.
와~ 근데 푸드 쇼케이스 냉장고 정말 맘에 들지만, 하필 제게 불량 상품이 걸려서 정말 겪지 않아도 될 개고생 중이에요.
음식물이 벌써 몇 번째 상하고.. 툭하면 냉장고 쪽 문이 열려서 냉기가 다 빠지는 말도 안 되는 증상이 있거든요.. ㅡ,ㅡ;
문이 이중구조인데 문을 닫으면 반동으로 냉장고 문이 열리면서 혼자 조용히 냉기를 다 빼내고 있어요.
전에 주말 2일 동안 집을 비우고 부모님 집에서 자고 왔는데, 2일 내내 냉장고문이 열려 있었더라고요.
나가기 전 생수 한 병 쇼케이스에서 꺼내서 나갔을 뿐인데, 냉장고 문이 열려서. 휴~
요새 냉장고에서 음료수 하나만 꺼내도 늘 체크해요. ‘냉장고 문 또 열린 거 아냐?’ 이러면서.
근데 삼성에서 설치 당일부터 문제 있어서 동영상 촬영하고 문의했는데,
냉장고를 멀쩡한 새 걸로 안 갖다주겠대요. 고쳐서 쓰라고. 수리가 원칙이라고 제 새냉장고를 원인을 찾을 때까지 부품을 갈든 뭘하든 고쳐보겠다고.
주위에서 저한테 다들 한소리씩 하며 너가 불량 냉장고에 그 비싼 값을 치른 게 아닌데, 왜 사자마자 냉장고를 뜯어고치냐고.
자동차도 사서 문짝 고쳐달고 하는 순간 중고되는 건데, 벌써 기사님 3번 왔다가셔서 해결도 안 된 건데 언제까지 시간 내서 그거 수리하고 있을 거냐고,
당당하게 새냉장고 너가 산 거 멀쩡한 걸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하라고.
한달째 삼성은 새 냉장고로 교체 못해주겠다, 저는 명확한 불량 원인도 안 나온채 계속 고치는 거 싫다.
중고냉장고 만들기도 싫고, 기사님 올 때마다 시간 빼서 집으로 달려오고 스트레스 받는 이게 너무 싫다.
와~ 진짜.. 냉장고 노이로제 걸린 채 살고 있는데, 냉장고의 디자인과 기능은 맘에 쏘~옥 드는데 하필 제게 불량 냉장고 당첨될 줄이야.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별로 스트레스 안 받는데 삼성이 이리 나올 줄 몰랐네요. 후아~
(교체해주겠죠 설마, 쓰다 발견된 결함도 아니고 애초 설치 당일부터의 결함인데..)
아~ 게다가 냉장고 도어에 표기된 인케이스 쇼케이스 영문로고가 기사님들이 오셔서 냉장고 결함 체크한다고 하도 문을 열어대시는 통에 너덜너덜 벗겨지고.
아무리 수 백 번 열었다 해도 저리 벗겨지면 안 되잖아요. 새냉장고가.
냉장고 얘기만 나오면 요새 제가 흥분 모드로 돌입하기 때문에.. ^^;;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갈게요.
“넌 맨날 스파게티랑 빵만 먹냐?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거야!”
그런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밥을 가끔 해먹어야 하는데..
독립 한달이 넘도록 밥을 한번도 해먹은 적이 없습니다. 파스타는 수 없이 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혼자 사니까, 밥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집에 들어갈 때 쿠쿠 밥솥에서 증기가 빠질 무렵쯤 나는 그 꼬소롬한 잘 익은 밥냄새가 맡고 싶을 때가요.
그치만.. 밥을 자주 해먹을 수 없는 게, 밥은 밥만 한다고 끝이 아니라 찌개와 각종 반찬이 패키지잖아요. 준비할 엄두가 안 나는 거죠.
혼자 사는 사람이 반찬 이것 저것 다 해서 먹기가 얼마나 힘들어요. 그것도 여름에.
아우 말도 마요. 여름엔, 간단하게 파스타만 만들어도.. 등골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서 바로 샤워해줘야 해요.
근데 귀찮기만 할 거란 한식 밥상, 생각해 보니 엄마가 만들어준 김치랑 밑반찬에 맛있는 김만 하나 꺼내 예쁜 접시에 놓음,
뭔가 모양이 나올 것 같은 거죠.
전 다른 한식 반찬은 못해도 버섯은 좋아하는데, 각종 버섯을 잘 썰어서 올리브유에 튀겨낸 마늘이랑 파프리카 같은 채소와 함께 굴소스로 간을 해 볶아내면 꽤 맛있거든요.
그렇게 밥 좀 가끔 차려먹자 이러니, 제일 먼저 사야할 게 김이더라고요.
반찬 만들기 귀찮을 때,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게 해주는 최고 능력자가 김이니까요.
습관처럼 대천김을 주문하려다가, ‘맞다! 이제부턴 명란맛김 먹기로 했는데~’ 이러곤 명란맛김 72봉 짜릴 주문했어요.
김도 브랜드를 봐가며 먹는 여자 윤주입니다.
전엔 아무 김이나 먹었지만, 대천김에 꽂힌 순간.. 들기름과 짭쪼름함이 예술인 양념김 대천김만 고집했죠.
몇 년을 대천김만 먹었습니다. 저 때문에 엄마 아빠도 대천김 마니아가 되셨죠.
미국 사는 제 친구도 대천김 마니아라, 해외소포로 대천김을 부쳐주곤 했을 정도로, 제 주위엔 대천김 마니아가 많습니다.
그런데~ 대천김을 먹으며 항상 아쉬웠던 게 하나 있었어요.
“너무 짜!” 맛있는데 너무 짭니다. 브러쉬로 소금 털어내고 먹어야 하죠 전.
비린 걸 싫어해 명란젓 비싸고 맛난 거라고 해도 근처에도 가기 싫은 여자 윤주입니다.
그런데 건조된 명란과 김 등이 어우러져 밥 위에 토핑으로 뿌려먹는 명란 후리가케 있죠? 연어 후리가케도 있고.
오래 전에 일본 여행 갔을 때 마트에서 사와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꽤 맛난 거죠. ‘어라~ 명란 후리가케는 괜찮네!’
명란맛김을 처음 먹던 순간, 2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1) 대천김보다 덜 짜! 2) 명란 후리가케처럼 맛나다!
명란맛김 한 장으로 밥을 감싸 안는 순간, 밥이 쉐프가 한 요리처럼 예뻐지더군요.
포장지 뜯어 스낵을 먹는 것처럼 자꾸 먹고 싶어집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한국 조미김 특유의 매우 얇고, 바삭거리고, 소금 토핑(?)이 짭쪼름하게 되어 있고, 들기름이 좔좔 흐르는 침 절로 고이는 맛,
그게 바로 대천김 재래김의 정체입니다.
그런데.. 정말 대천김은 너무 짜요. 소금 인심이 너무 후해요.
실리콘 브러쉬로 소금을 털어내야 먹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는 분의 또 아는 분이, 김 공장을 하시는데 명란이 들러붙어 있는 맛김이 있다는 거에요.
일본에서 하도 인기가 좋아서 곧 한국에서도 팔 거라고.
아직 판매처가 없는 귀한 김인데 드셔보시라고 선물로 보내주신 거에요.
위에서 말했지만 해산물 안 좋아하고 특히 젓갈류 너무 싫어해서 ‘명란’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전 좀 비호감이었어요. 분명 별로일 거란 선입견이 있었죠,.
그런데 웬걸요. 먹어 보니 대천김 재래김보다 더 맛난 듯! 이를 어쩜 좋아! 게다가 좀 덜 짜고요. 살짝 알싸한 매콤함이 감도는 것도 좋고.
다음 주부터 장마라죠?
생각해보면 울엄마, 여름이면 반찬 만들기 되게 귀찮아하셨는데..
제일 싫은 것 중 하나가 여름에 가스 레인지 불 켜놓고 그 앞에 있는 거라고.
명란맛김을 먹다 보니 엄마가 생각났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용량 대비 알뜰한 전장김은 잘라서 글라스락에 보관해놔도 뚜껑을 여는 순간 공기 중 습기를 빨아들여 바삭함을 잃기 마련이거든요.
명란맛김은 8매씩 낱개 포장된 도시락 김이라 언제나 최상의 바삭거림을 즐길 수 있거든요.
가스레인지 불 앞에서 반찬거리 고민하지 마시라고, 명란맛김 한 박스 보내드려야겠어요.
엄만 내게 냉장고와 밥솥 합쳐 400만원의 선물을 해주셨는데.. 그 1/100도 안 되는 명란맛김쯤이야~
그리고 또 생각난 녀석이 있어요. 바로 제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라 하는 동생 아들!
쪼꼬만 녀석이 어찌나 식탐이 강한지, 단팥빵과 씨리얼을 너무 좋아해서 밥은 잘 안 먹는데요,
명란맛김에 밥을 싸주면 꿀떡꿀떡 유난히도 밥을 잘 먹는 걸 본 거죠.
눈에 밟히는 3살짜리 조카에게도 명란맛김 한 박스 보내줘야겠어요.
(사실 너무 애기라 건강을 생각해서 전혀 조미되지 않은 마른김을 구워 먹이라 하고픈데, 대천김보단 덜 짜도 얘 짜거든요. 게다가 알싸한데도 잘 먹어요 욘석 ㅜㅡㅜ)
그리고 <나 혼자 산다>를 보며 씽크대 위 수납장에 번데기 통조림 가득한 김태원 회원을 볼 때마다 명란맛김 한 박스 보내드리고픈 충동! 흐~
위에서 제가 그랬죠?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고.
후각이나 미각보다 더 먼저 반응하는 게 시각이라고.
명란맛김 하나를 먹어도 좀 예쁘게 먹고 싶은 여자 윤주입니다.
와인 안주용 치즈 & 과일 플래이트로 장만한 르 쿠르제 핑크색 베이비 식기 세트가 있어요.
간단하게 집어먹을 때, 명란맛김으로 밥을 싸 직접 담근 피클에 명란맛김과 함께 놓음 나름 보기 좋아요.
오늘 처음, 이렇게 혼자 살면서 밥을 했네요.
아참! 게다가요, 명란맛김의 매력은 후한 인심에 있어요.
보통 가공식품은 겉포장지 속 조리예 사진은 굉장히 재료가 풍부하지만 막상 봉투를 열어 조리해보면, 초라하기 그지 없잖아요?
그런데 명란맛김은, 포장지에 인쇄된 사진보다 명란이 김에 더욱 듬뿍 더덕더덕 들러붙어 있어서요.
절로 플래이트 데코레이션 효과까지 있어요. 훗~
주황빛 명란이 플레이트 주변에 곱게 떨어지니까.
이처럼 재료비를 안 아낀 명란맛김, 다른 김보다 비싼 편이지만 그 값을 합니다.
이 유니크한 명란맛김, 한번 빠져들면 저처럼 헤어나오기 쉽지 않으실 거에요.
이거 72봉이 오픈마켓에서 싼 게 6만원이에요. 정가는 7만원대고.
그런데 뷰키닷컴에서 거의 반값에 팔 수 있는 게,
아는 분의 아는 분이 직접 공장을 운영하시는 거라, 마진을 조금 보시고 주문 들어오면 소량이라도 보내주시겠다고 하셔서 그런 거랍니다.
뷰키닷컴에선 그냥 주문만 받을 뿐이지 업체에서 바로 발송해주는 거에요.
가격 비교 같은 거 안 해보셔도 최저가! 당분간 쭉 판매할 테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뷰키닷컴으로! Here w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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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쩌니 작성시간 13.06.27 이 김 신기하더라구요~ 전에 대리구매때 한봉이 왔는데 첨엔 모셔놓고만(?) 있었어요 제가 명란젓 이런거 안먹어서...그래도 궁금하길래 뜯어서 밥과 먹었는데 기대이상로 맛있었어요! 역시 윤주님이시다..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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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왕킴 작성시간 13.07.06 몇일내내 아른거려서...지마켓에서 현미쌀주문하고 뷰키가서 김도 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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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첨밀밀 작성시간 13.07.16 뷰키가면 지금도 있을까요? 검색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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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kaley 작성시간 13.07.19 요새 소셜커머스에서도 많이 팔던데, 뷰키가 가장 저렴하고 좋은것 같아요 :) 조만간 한번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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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현영 작성시간 14.08.20 특이해보여서 주문했는데 맛은 물론이고 양이 엄청나게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