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나무
어찌하여 이 그림 무궁화(Rose of Sharon)가 나에게로 와 온종일 건너 방 유리창 옆에 서서, 이따금씩 봐주는 나를 “그래도 반갑다”고 반짝거릴까?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 나라꽃, 무궁화無窮花. 나는“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가사가 좋아, 이 그림을 볼 때마다‘애국가의 후렴’을 흥얼거리곤 한다.
항상 그러하였듯이 어제 아침에도 8:30쯤 출발하여 호남대 정문 앞을 지나서, 서쪽으로 시골길을 달렸다. 연보라색 무궁화 한 송이가 돌담 위 진초록 나뭇가지 사이에서 환하게 빵끗거렸다.
‘내 오늘 그 집 앞에서는 천천히 달려, 다시 봐야지.’그런데, 찾을 수가 없었다. 안 보였다.
출근 후, 자꾸 약제실 유리 창문 밖으로 시선이 갔다. ‘우리 병원 정원 어디에도 무궁화나무 한 그루쯤은 있지 않을까?!’, ‘정원사에게 물어볼까?’
문득 옛 미국 뉴저지 주의 리버베일(River Vale,NJ)에서 살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리버베일 마을에는 강이 흐른다. 강폭은 좁으나, 물색이 짙음으로 보아 분명히 깊었으리라. 직선으로 빠르게 흐르지 않고 S자 곡선을 그리듯 천천히 여유롭다. 다리 위와 아래에서 동네 아이들이 모여 낚싯줄을 던진다. 요란스럽다. 그들 속에 내 아들도 신이나 중개 방송하듯 흥분해 소리친다. 젊은 키다리 경찰이 엄지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키며 걱정하지 말라는 몸동작을 보인다.
바로 그 다리를 건너기 전 삼거리 모퉁이에, 마치 마을을 지키는 경비실처럼, 그 경찰관의 오두막집이 있다. 마을 대부분의 집들이, 비록 키 큰 나무들과 정원수가 있어도, 새파란 잔디 위에 세워져 있어 앞뒤 뜰이 훤히 다 보이는데, 오직 그 작은 집만은 뒷문과 직사각형 뒤뜰을 무궁화나무 울타리로 감싸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그 울타리 무궁화나무에 흰색, 분홍색, 연보라색 무궁화 꽃들이 활짝 피는 시기엔 그저 ‘기쁘고 반갑다’고 미소 짓곤 했었기에, 평소보다도 더 그 경찰관의 활동 모습이 정답고 믿음직스러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나의 관심은 그의 집 울타리에 쏠렸다. 왜 무궁화나무로 울타리를 짰을까? 무궁화나무 울타리가 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처럼, 그가 리버베일 마을을 잘 지키겠다는 암시일까? 그의 집을 밝게 하는 무궁화 꽃말이 일편단심, 인내, 끈기라고,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화(國花)라고 가르쳐주었었다.
내일 아침엔 더 일찍 출발하여 호남대를 지난 뒤부터는 아주 느리게 달려, 무궁화 꽃을 꼭 찾아봐야지.
<이것><저것>놀이: 무궁화나무는 지킴이이다.
왜?: 울타리 역할을 하니까
<이것>: 지킴이
<저것>: 무궁화나무
<형상화>: 무궁화나무 이야기로 지킴이를 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