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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선시

강에 내리는 눈(江雪)

작성자심 정|작성시간10.04.12|조회수43 목록 댓글 0

유종원(柳宗元773-819)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하고,       온 산에 새들도 날지 않고

萬徑人?滅.(만경인종멸)이라.       모든 길엔 사람 발길 끊겼도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이,         외로운 배에 도롱이 삿갓 쓴 노인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이로다.     눈 내려 차가운 강에 홀로 낚시질 하네


절(絶) 끊어질 절.   경(徑) 길 경.   종(?) 발자국 종, 발자취 종.     멸(滅) 멸할 멸. 

사(蓑) 도롱이 사.   립(笠) 삿갓 립.  사립(蓑笠) 도롱이와 삿갓.      옹(翁) 늙은이 옹

조(釣) 낚시 조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위 시는 많은 사람들이 암송하는 유명한 오언절구이다. 특히 요즘 같이 눈이 내리는 시기에 잘 어울리는 명시이다.  유종원이 정치적으로 좌절감을 느끼던 시기에 지어진 이 시는 작가의 좌절이나 상실에서 오는 고독감을 잘 드러낸 시다.

 1,2구에서는 이리 저리 둘러 보아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하늘가로 날아가는 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데 오직 수 많은 길만 보일 뿐이고 사람의 발자취도 보이지 않아 완전히 고립된 곳임을 말한다. 눈이 내려 덮어버린 설국일수도 있고, 복잡한 인간세상을 초탈한 곳일 수도 있다.   

그 곳은 인위적이거나 살아가는데 필요한 잡다한 것들이 제거된 곳, 곧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명예, 부, 음식, 벼슬을 비롯한 잡사들이 제거된 곳으로 이런 곳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빚어낸 공간이다.

 3,4 구에서는 아무도 없는 이 공간에 나무를 깍아 만든 배 한척과 도롱이 위에 삿갓을 쓴 힘없는 늙은이가 나타난다. 사방은 은색의 눈으로 덮혀있고 노인은 낚시를 드리우고 시간을 낚고 있다.  눈속에 잠든 수 많은 살아있는 것들도 지금은 숨죽이고 누워있는 겨울이다. 겨울은 봄의 약동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인간이 만든 제도와 환경 그리고 인간 자신들이 만든 고통의 맘속에서 벗어나 진리를 찾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 바로 노인이고 작가 자신일수도 있다. 

  눈 내리는 강 위에 배를 띄워 낚시를 드리운 노인의 모습을 노래해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중국 남송의 화가 마원(馬遠)의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를 비롯해 화제(畵題)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유종원 柳宗元 [773~819]

 중국 중당기(中唐期)의 시인, 자는 자후(子厚). 장안(長安) 출생. 유하동(柳河東)·유유주(柳柳州)라고도 부른다. 관직에 있을 때 한유(韓愈)·유우석(劉禹錫) 등과 친교를 맺었다. 혁신주의자로서  왕숙문(王叔文)의 신정(新政)에 참가하였으나 실패하여 변경지방으로 좌천되었다. 이러한 좌절과 13년간에 걸친 변경에서의 생활이 그의 사상과 문학을 더욱 심화시켰다. 고문(古文)의 대가로서 한유와 병칭되었으나 사상적 입장에서는 서로 대립적이었다.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산수시를 특히 잘하여 도연명(陶淵明)과 비교되었고,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 등과 당시(唐詩)의 자연파를 형성하였다. 저서에 시문집 《유하동집(柳河東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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