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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꿈꾸는 명작과도 같아

작성자임성준(종태)|작성시간26.06.09|조회수21 목록 댓글 1

🍀밤은 꿈꾸는 명작과도 같아🍀

 

-김찬옥-

 

명작의 집은 어둠이 마땅하나

명작에게 누가 될까 봐, 밤은 이불 속에 접어두지요

 

밤에 쓴 시가 환한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제 발로 시의 바깥으로 사라지는 걸 본 적 있나요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보다

차라리 어둠의 그늘에서 나는 그네를 타며 꿈을 꿀래요

 

별은 씨앗처럼 박혀 있어 분리할 수 없는데

나의 창은 깜깜할수록 불현듯 심장에 박힐 별이 없어요

나팔꽃 대신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아침을 깨울 수 있는 시였으면 좋겠어요

 

마음에 한기가 스며드는 날이면

주머니 속 떠난 이의 손이 남긴 향기랄까

껍질을 까면 이슬방울이 튀어나오는 시,

그 속에선 진심이 피어나는 게 느껴지지 않던가요

 

새들이 부리로 바람의 씨앗을 물고 와

잔디밭에 떨어진 모이와 거래하는 일도 다 대낮의 소란이지요

 

완성을 향해 밤은 어둠을 더듬으며 땅굴을 파고

화단에선 꽃들의 방언이 구름의 詩앗처럼 터져도

내 영감은 거기 닿지 못해

빛이 되는 물감을 찍기 위해 나는 낮에 글을 쓰지요

 

누군가는 밤이 명작의 지름길이라 말했지만

나의 밤은 꿈꾸는 명작 같아,

그 안에 갇힐까 봐, 꿈에서 깨어나지 못할까 봐

하얀 바탕에 글을 쓰고

완성된 나를 감상하려 한나절씩 거울을 보아도

거울 속엔 작품이 들어 있지 않아요

 

끝내는 창작의 옆구리가 곪아 터져

고름처럼 내가 흘러나올 때까지

내가 시(示)가 될 때까지

나는 詩를 시시(施施)하게 써보려 합니다

눈부신 날에 대낮 같은 나를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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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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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열남 | 작성시간 26.06.09 김찬옥 님의 시,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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