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의 소나무🍀
-오경탁-
굽고 싶어서
굽은 건 아니랍니다.
유모차 밀고 가는
할머니의 등처럼
살다보니 굽었습니다.
삭신이 굽었다고
마음까지 굽은 건 아닙니다.
바람 온몸으로 맞으며
긴 세월 지나왔습니다.
앞으로도 그와 함께
강변에서 쭈욱 지낼 것입니다.
몸은 더 굽을 것입니다.
나를 키운 건 바람입니다.
미풍도 온풍도 태풍도 냉풍도 다 날 껴안았습니다.
변화무궁한 그의 품에서
나 이렇게 굽으며 자랐습니다.
몸은 굽을대로 굽었지만
늘 푸른 마음으로 삽니다.
바람이 붑니다.
살아야겠습니다.*
푸른 강물 바라보며
푸른 하늘 바라보며
푸르게 푸르게
그를 안고 흔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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