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리 손씨 집안에 기골이 장대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어 태어난 지 3일 만에 방 안을 날아다녔다. 손씨 부부는 아기 장수가 태어났음을 알고 겁을 내었다. 마을 노인들도 근심을 하였다. 장차 아이가 역적이 될까 두려워 아이를 없애 버렸다. 아기가 죽자 용마가 나타나 울부짖다가 용소에 빠져 죽었다.
2. 핵심 정리
① 갈래 : 설화(전설)
② 성격 : 구전 설화, 민중 의식의 반영
③ 주제 : 아기 장수의 비극적 죽음
④ 출전 : 한국 구비 문학 대계(정신 문화 연구원)
3. 작품 감상
'아기장수' 전설은 우리 나라 전역에 걸쳐 수집되며 그 이야기 유형도 100가지가 넘는다. 그러나 '미천한 혈통의 인물→탁월한 능력→비참한 죽음'이라는 기본적인 줄거리는 같다. 좌절과 파국으로 끝나는 이 비극적 설화는 기존 질서의 장벽 때문에 패배할 수밖에 없는 민중적 영웅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개국 신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투쟁에서의 승리로 영광을 차지하는 상층 영웅의 이야기와 대립적 양상이다.
그렇다면 왜 평민적 영웅은 비극적 죽음으로 생애를 마감해야 하는가? 아기장수는 천상에서 점지받아 미래의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다. 아기 장수의 가능성은 곧 기존 질서와의 갈등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리고 강력한 중앙 집권적인 통치 체제의 확립과, 평민이 주도한 민란이 하나같이 패배로 귀결되었다는 역사적 체험이 민중들로 하여금 보수적 체제에 안주하려는 현실 추구 성향을 형성하게 하였다. 기존 질서와의 갈등을 우려하여 부모가 아기장수를 죽였다는 것은 바로 이런 정신의 소행인 것이다.
비록 거대한 현실적 권력 앞에 비극적 죽음으로 삶을 마감했지만, 아기장수는 민중의 희망이요 꿈이었다. 아기장수가 하나같이 평민의 집에서 태어났다는 점과 겨드랑이의 날개가 이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아기장수 전설은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들의 심리가 역설적으로 상징화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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