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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6월 7일(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내어주는 삶

작성자macario|작성시간26.06.07|조회수216 목록 댓글 0

6월 7일(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내어주는 삶

삼위일체 대축일에 이어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낸다. 삼위일체는 하느님은 완전한 사랑이라는 뜻이다. 그 사랑을 우리가 볼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신 분이 예수님인데, 성체 성혈은 그분의 몸과 피다. 이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성체성사, 미사 성찬례를 봉헌할 때마다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기념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은 그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인데, 예수님이 그렇게 하셔서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정말 말 그대로 죽도록 사랑하신다고 온 세상에 선포하셨다.

 

빵과 포도주가 어떻게 예수님의 몸과 피가 되는지 모른다. 그저 믿을 뿐이다.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을 그냥 믿는 사람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그냥 믿을 수 있다. 사랑은 신뢰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누가 저 제병과 포도주가 어떻게 성체와 성혈이 되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대답하지 못한다. 예수님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 당신 살이고, 당신 피가 그 음료라고 선언하셨을 때 사람들은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불쾌해했다. 성변화(聖變化)에 대한 우리 이해 수준도 어쩌면 그 정도일지 모른다. 예수님 그 말씀 때문에 예수님께 열광했던 많은 사람이 대부분 떠났다.(요한 6,66) 그런데도 예수님은 그 말씀을 바꿔 다르게 표현하시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이 육체에서 해방되고 마음을 가리던 너울이 벗겨지면 예수님이 왜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는지 알게 될 거다.

 

성체성사는 수난 전날 만찬상에서 예수님이 제정하셨다. 빵은 당신의 몸, 포도주는 당신의 피가 되게 하시고 제자들에게,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다음에 닥쳐올 엄청난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들에게 먹고 마시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들은 먹고 마셨다. 우리도 그들처럼 잘 모르고 먹고 마신다. 대제병이 250원이니까 소제병은 2-30원일 거다. 예수님은 우리를 먹이기를, 치료해 주기를, 우리와 하나가 되기를 참으로 간절히 바라신다. 돈 가치도 없는 가격의 빵으로 당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신다. 하느님이 사랑이 아니라면 그런 기막힌 생각을 해내지 못하셨을 거다. 부모가 자식에게 만물박사가 되고 슈퍼맨이 되고 하느님이 되는 것과 같다. 사랑은 방법을 찾아낸다.

 

엊그제 거대 반도체기업 CEO와 국내 재벌 총수들이 삼겹살집 회동했다고 떠들썩했다. 그들 기업 자산 총액이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훨씬 크다. 그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음식을 먹겠다고 난리라고 하는데 그들의 기운을 받아보겠다는 거라고 한다. 돈이 많으면 편하니까 그러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이 가난하면 행복하기 쉽지 않지만 부자라고 행복한 건 아니다. 예수님은 외형적으로는 살해당하셨지만, 그를 통해 당신 자신을 전부 다 우리에게 내어주신 거다. 그분은 수난과 죽임을 피할 수 있었고, 그 넘치는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모으고 기적을 일으켜 로마군을 몰아내고 유다 왕국의 새로운 임금이 될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셨다. 그 대신 당신 목숨을 내어주셨다. 십자가 죽음과 성체성사 제정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봉사하고 헌신하셨던 당신 인생을 완전하게 요약한다. 인생은 채우는 게 아니라 내어주는 거라는 말씀이다. 다 내어주어 영원히 산다. 십자고상을 바라볼 때마다 그리고 성체를 받아 모실 때마다 그 말씀을 기억하고 마음 깊이 새겨넣는다. 인생은 움켜쥐는 게 아니라 내어주는 거라고.

 

예수님, 주님이 보여주신 인생길은 좁기는 해도 사람들이 잘 가지 않아서 한산해 걷기 편합니다. 주님이 사시면서 누렸던 그 평화와 행복을 저에게도 나눠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을 끌어안지 않고 오히려 저희에게 소개하고 내어주십니다. 성모님을 부르면 반드시 아드님을 만나는 줄 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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