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은총으로 눈을 떠서 만물을 보게 된 봉 할아버지는 서서히 나의 여기저기를 어루만져 보시며 얼굴을 보시더니 "아이고 ,아짐 목소리만 듣고도 짐작으로 얼굴이 예쁜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예쁜줄은 몰랐소. 나 아짐 얼굴을 봤으니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어요. 도대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요? 천사요?" 하며 기뻐하시기에 나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나를 보고 예쁘다고 해서가 아니요 선녀나 천사라고 말해서도 결코 아니다. 그것은 바로 쥐가 수도 없이 들락거리면서 밥을 새까맣게 다져놓은 밥인줄도 모르고 `어째서 밥을 할때는 좋은 냄새였는데 이렇게 냄새가 고약한가? 하고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냥 먹다가 설사도 하고 피똥도 쌌건만 약 한번 먹어보지 못한 이 불쌍한 할아버지가 눈을 떠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기쁨과, 이제 다시는 쥐가 다져 놓은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우신 사랑의 기적을 행하시어 불가능을 가능케 하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울음을 터뜨린 것이었다. 0.1%의 가능성도 없다고 했지만,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음이 아닌가? 15일간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니 동네 어르신들이 많이 와 계셨는데,그들 모두도 이구동성으로 "참으로 꿈만같네,꿈만 같어" 하시며 함께 기뻐해 주셨다. "봉셴 정말 축하하오,봉셴은 참말로 좋은 딸을 두었소." "예, 하늘이 내려준 심청이요 내 어찌 이 은공을 다 갚을 수 있겠소? 머리를 다 뽑아서 신을 삼아 준대해도 차마 그 은공은 다 못갚을 꺼요"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