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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2026년 6월 14일) 고양이들과 조금씩 친해지고 있습니다

작성자신완식|작성시간26.06.13|조회수20 목록 댓글 2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어느 마을에 개를 잡아다 팔아먹는 개장수가 나타났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 개들이 다들 사시나무 떨 듯 하더라고 말입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가 나타나면 거의 본능적으로 경계를 합니다. 부담스럽습니다. 혹시 나를 물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건 아마도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힘없던 어린 시절 동네 똥개들은 모두 저보다 강해 보였습니다. 녀석들은 그들을 향해 아무런 나쁜 일도 하지 않은 저를 향해 마구 짖어댔습니다. 꼬맹이였던 저는 놈들이 무서웠습니다.

 

어느 날인가 제 셋째 형님이 같은 마을 이웃집에 심부름 갔다가 개한테 물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허벅지였지 싶습니다. 새끼들을 낳은 지 얼마 안 된 어미 개여서 상당히 예민한 상태였나 봅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지 그 집에서는 형을 물어버린 개를 잡아다가 보신탕을 만들어 저희 집에 주었다고 합니다. 그때 저도 그 개고기를 먹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때 절실하게 알았습니다. 개가 사람을 물기도 한다! 무섭다. 나는 개보다 힘이 약한데. 그런 생각은 쉽게 질 지워지지 않나 봅니다.

 

고양이와는 거의 추억이 없습니다. 대신 그냥 싫었습니다. 집에서 키워본 일이 없어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개보다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고양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제 눈과 귀에 거슬렸습니다. 제일 듣기 힘든 일은 마치 애기처럼 밤 새 우는 것입니다. 어떨 때는 차이를 못 느낄 정도도 비슷하게 들렸는데 그것이 왜 그리 싫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것 또한 어린 시절 겪었던 일과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전설 따라 삼천리>에서 종종 보았던 고양이들은 대개 부정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거나 때로 목숨을 빼앗아 가는 귀신들 중에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신한 경우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교회를 다니기 이전이라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까지도 다 현실로 믿었던 저로서는 고양이라는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눈빛부터 털까지 몽땅 다. 혹시 귀신이 아닐까? 날 잡아먹을지도 모르는...

 

채운에 온 후 길고양이들이 교회 주변을 서성대는 모습이 오랫동안 부담스러웠습니다. 녀석들도 이를 느꼈는지 저를 목사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눈빛만 마주쳐도 저는 그들을 내쫒기부터 했고 녀석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을 쳤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어떤 일을 계기로 제가 매일 사료를 주면서부터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녀석들이 저를 봐도 예전처럼 줄행랑을 치지 않는 것이 아닙니까? 사택과 교회 그리고 주차장 컨테이너 앞에 놓아두는 사료를 먹고 물을 마시면서 저를 대하는 태도가 현저히 달라졌습니다. 어느덧 저녁 이 되면 두 마리가 교회 표지석 위에 터를 잡고 놀다가는 것이 아닙니까!

 

아, 관심을 표하거나 마음을 주고 더욱이 녀석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면 일순간 이렇게도 달라지는구나. 먼저 손을 내밀고 다가가야 비로소 관계가 새로워질 수 있구나. 사람이나 동물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이치로구나. 이런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경계심과 적개심을 풀고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비결도 이런 것이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보는 즉시 내쫒거나 도망을 치지 않는 것만 해도 제법 발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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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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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사또 | 작성시간 26.06.15 주는 만큼...
  • 답댓글 작성자신완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감사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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