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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합시다!!

[[참고자료]]수필 해석과 연습

작성자◐애플민트◑|작성시간04.03.07|조회수703 목록 댓글 0
이 자료는 2000년 9월 박미영 교수님께서 올리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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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필 해석 방법
1) 작품 분석의 단계(토도로프, {구조시학}, 문학과지성사, 1977)
① 감상: 지식의 양태가 아닌 감동으로서 일차적인 비평의 형태인 동시에
문학연구의 최종목표이기도 하다.
② 분석: 작품이 지니는 기본적인 의미에 관한 연구. 어휘, 문법, 수사,
인물, 구성 등 개개의 의미와 그들의 관련성.
③ 해석: 분석된 것들의 의미와 관련성 속에서 상관적 의미구조를 드러냄.
통합적인 이해를 목표.
④ 평가: 진위(眞僞), 선악(善惡), 호오(好惡), 미추(美醜)를 판단하는 것
으로 일종의 가치판단. 시대의 취미 나아가서는 미학과 관련.

2) 허쉬(hirsch)의 텍스트 분석과정
① Understanding : 이해 텍스트 의미의 기본적 파악.
② Interpretation : 해석. 파악된 의미를 다시 해설하는 일.
의미의 이해내용을 독자를 의식하면서 진술·전개하는 기술(description)

3) 수필 해석의 차례
① 작품을 읽으며, 말로 표현된 작품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먼저 자신
의 경험보다는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뒤 다시
자신의 경험으로 읽어 본다.
② 작품 줄이기를 한다. - 개요 작성하기/요약하기 작품전체의 의미와 짜
임새를 살피기가 쉽다.
개요작성법
⑴ 작품을 읽으면서 새로운 의미단위가 시작되거나 바뀌는 곳에 번호를
메긴다.
⑵ 특수하고 구체적 표현들을 추상적인 개념어로 바꾸어 나타낸다.
⑶ 중요한 부분을 남기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버린다. 예) 대화
⑷ 작품에 사용된 말을 자신의 말로 바꾼다. 저속한 말, 비유 등을 공식
적인 말로
⑸ 작품이 전달하는 생각이나 의미를 왜곡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줄인다.
⑹ 작품의 내용과 읽는 자신의 해석이나 판단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특
히 감상문)
요약하기 : 요목식인 개요를 접속사로 이어서 완전한 문장으로 다시
한 편의 글이 되게 한다.
③ 작품을 분석한다. 개요를 연관되는 것끼리 묶어, 묶은 부분과 부분, 부
분과 전체의 관계를 살펴 작자가 각 부분을 어떻게 전개하면서 자시의 생각
과 느낌을 전개시키고, 작품전체의 의미를 구성하는지 살펴보는 작업이다.
④ 작품을 해석한다. 작품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여 평가하는 작업이다.
수필의 평가 기준은 명료성, 복합성, 보편성, 통일성, 일관성 등이다.
명료성: 독자가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할 작품. 문장이나 주제 등등.
복합성: 작품이 포함하는 의미가 풍부해야 한다.
말하자면 단순히 표면적 감상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색이 들어있
어야 한다는 것.
보편성: 작품의 주제가 본인의 경험담 정도에 그치지 않고 시대나 공간을
초월하여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통일성: 작품내의 각 부분들이 하나의 주제로 통일되어야 한다.
일관성: 논리성. 한 작품 속의 여러 의미들이 바른 순서로 제시되어야 한
다.
⑤ 작품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작품을 재구성해본다. 이 연습은 수필의 연
구 능력을 향상시키고, 세련된 수필을 창작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2. 수필 분석 연습
<풍경 뒤에 있는 것>
이어령(1934∼ )
그것은 지도에도 없는 시골길이었다. 국도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한국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길이었다. 황토와 자갈과 그리고 이따금 하얀
질경이꽃들이 피어 있었다. 붉은 산모퉁이를 끼고 굽어 돌아가는 그 길목은
인적도 없이 그렇게 슬픈 곡선을 그리며 뻗어 있었다. 시골 사람들은 보통
그러한 길을 '마차길'이라고 부른다. 그 때 나는 그 길을 지프로 달리고
있었다. 두 뼘 남짓한 운전대의 유리창 너머로 내다본 나의 조국은, 그리고
그 고향은 한결같이 평범하고 좁고 쓸쓸하고 가난한 것이었다. 많은 해를
망각의 여백 속에서 그냥 묻어 두었던 풍경들이다. 이지러진 초가의 지붕,
돌담과 깨어진 비석, 미루나무가 서 있는 냇가, 서낭당, 버려진 무덤들, 그
리고 잔디, 아카시아, 말풀, 보리밭, 정적(靜寂)하고 단조한 풍경이다.
거기에는 백로의 날개짓과도 같고, 웅덩이의 잔물결과도 같고, 시든 나뭇
잎이 떨어지는 것 같고, 그늘진 골짜기와도 같은 그런 고요함이 있었다. 그
러나 그것은 폐허의 고요에 가까운 것이다. 향수만으로는 깊이 이해할 수도
또 설명될 수도 없는 정적함이다. 아름답기보다는 어떤 고통이, 나태한 슬
픔이, 졸린 정체(停滯)가 크나큰 상처처럼, 공동(空洞)처럼 열려져 있다.
그 상처와 공동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거기 그렇게 펼쳐져 있는 여린 색
채의 풍경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위확장에 걸린 시골아이들
의 불룩한 그 배를 보지 않고서는, 광대뼈가 나온 시골 여인네들의 땀내를
맡아보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와 무심히 지껄이는 말솜씨
를 듣지 않고서는 그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지프가 사태진 언덕길을 꺾어 내리받이 길로 접어들었을 때, 나는 그러한
모든 것을 보았던 것이다. 사건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사소한 일, 또 흔히 있
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것은 가장 강렬한 인상을 가지고 가슴속으로 스
며들었다. 앞에서 걸어가고 있던 사람들은 늙은 부부였다. 경적 소리에 놀
란 그들은 곧 몸을 피하려고는 했지만, 너무나도 놀라 경황이 없었던 것 같
다. 그들은 갑자기 서로 손을 부둥켜 쥐고 뒤뚱거리며 곧장 앞으로만 뛰어
달아나는 것이다. 고무신이 벗겨지자, 그들은 다시 집으려고 뒷걸음친다.
하마터면 그때 차는 그들을 칠 뻔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때 일어났던 이야
기의 전부다.
불과 수십 초 동안의 광경이었고, 차는 다시 아무 일도 없이, 그들을 뒤에
두고 달리고 있었다. 운전수는 그들의 거동에 처음엔 웃었고, 다음에는 화
를 냈다. 그러나 그것도 순간이었다. 이제는 아무 표정도 없이 차를 몰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모든 것을 역력히 기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잔영이 좀처
럼 눈앞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누렇게 들뜬 검버섯의 그 얼굴, 공포와 당혹
의 표정, 마치 가축처럼 무딘 몸짓으로 뒤뚱거리며 쫓겨가던 그 뒷모습, 그
리고 그 위급 속에서도 서로 놓지 않으려고 꼭 부여잡은 메마른 두 손, 북
어 대가리가 꿰져 나온 남루한 봇짐을 틀어잡은 또 하나의 손, 고무신짝을
집으려던 그 또 하나의 손, 떨리던 손.
나는 한국인을 보았다. 천 년을 그렇게 살아 온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뒷모습을 만난 것이다, 쫓기는 자의 뒷모습을. 그렇게 여유 있게 차를 비
키는 이방인처럼 세련되어 있지 않다. 운전수가 뜻 없이 웃었던 것처럼, 그
들의 도망치는 모습은, 꼭 길가에서 놀던 닭이나 오리 떼들이 차가 달려왔
을 때, 날개를 퍼덕거리며 앞으로 달려나가는 그것과 다를 게 없었다. 악운
과 가난과 횡포와 그 많은 불의의 재난들이 소리 없이 엄습해 왔을 때에,
그들은 언제나 가축과도 같은 몸짓으로 쫓겨가야만 했던 것일까? 그러한 표
정으로, 그러한 손길로, 몸을 피하지 않으면 아니 되었던가? 우리의 피부빛
과 똑 같은 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우리의 비밀, 우리의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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