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2001년 박은영 학우께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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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시제의 범주화
<국어의 시제 범주>
시제(tense)- 어떤 상황, 다시 말해서 어떤 행위, 사건, 상태의 시간적 위치를 언어적으로 나타
내 주는 문법범주
(1) a. 어제 무얼 했니?
b. 책 읽었어.
(2) a. 지금 무얼 하니?
b. 책 읽어.
시제의 가장 일반적인 대립은 현재, 과거, 미래의 3분 대립이거나, 현재와 과거의 2분 대립이다
. 따라서 현재, 과거, 미래로 3분 대립되는 언어도 있고, 현재와 과거로 2분 대립되는 언어도 있
으며, 또는 이 어떤 것과도 다른 시제 체계를 가지는 언어도 있다.
<'-겠-'과 '~을 것'>
국어에서 '-겠-'을 미래를 나타내는 형태소로 인식하여 미래시제를 설정하는 일이 흔히 있다.
(3) a. 걔들은 지금 한창 신나게 놀고 있겠구나.
b. 서울은 지금 참 춥겠다.
(4) a. 이 토끼는 어제쯤 죽었겠어요.
b. 젊으셨을 때 무척 미인이셨겠습니다.
(3),(4)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겠-'은 미래시제 표시의 형태소가 아니다
여기서 '-겠-'은 추측을 나타내 주고 있다.
(5) a. 나는 지금 떠나겠다
b. 너는 내일 오겠니?
(6) a. 이 정도 설명하면 알아듣겠지?
b. 그래도 모르겠어요.
(5),(6)에서는 각각 의지와 능력을 나타내 줄 뿐 시제 표시는 아니다.
(7) a. 너는 언제 떠나니?
b. 내일 떠납니다.
(8) a. 그 일은 곧 끝납니까?
b. 3년 후에나 끝납니다.
미래의 일은 (7),(8)에서 보듯 '-겠-'이 없이도 표현된다
즉, 국어에 미래시제를 설정할 근거는 어디에서든 찾기 어렵다. 따라서 국어에는 미래시제가 없
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cf) '-겠-'이 시제가 아니라 추측이나 의도를 나타내는 서법 선어말어미라고 할 때, 역시 추측
을 나타내는 '~을 것(거)'과의 차이점?
만일 판단 주체인 화자가 자신의 행동이나 상태를 판단의 근거로 삼을 경우에는 '-겠-'이 쓰이
고, 타인이나 일반적인 사례에 근거하여 추측하는 경우에는 '~을 것'이 쓰인다.
(9) a. 나는 춘향이만 보면 좋아 (*죽을 것이다, 죽겠다)
b.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열리겠다)
(10) a. 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답을 (*모를 것이다, 모르겠다)
b. 너는 알겠니?
(11) a. 너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답을 (모를 거야, *모르겠다)
b. 아니, 알겠는데.
<시제 표시의 형태들>
국어에서 현재 시제와 과거 시제의 대립은 뚜렷하다. 그것은 저 앞의 (1),(2)에서 볼 수 있듯이
선어말어미 '-엇-'에 의해 형태적으로 뚜렷이 구별되어 표현된다.
그렇다고 해도 국어의 시제 체계는 현재와 과거의 2분 대립이라고 볼 순 없다. 왜냐면 국어에는
'-었-' 이외에 '-있었-'과 '-더-' 등의 시제 표시 형태들이 더 있기 때문이다
(14) a. 너 어디 갔었니?
b. 너 어디서 넘어졌었구나.
(15) a. 시골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더라.
b. 형은 책을 참 많이 읽었더라.
11.2 절대시제와 상대시제
<기준시>
발화시제- 현재시제와 과거시제라고 말할 때의 현재나 과거를 기준으로 한 한 분류
예를 들면, 두 사람이 전화로,
(1) a. 너 지금 무얼 하니?
b. 나 지금 책 읽어.
(2) a. 너 어제 무얼 했니?
b. 나 어제 책 읽었어.
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1)은 '하니'와 '읽어'를 현재라 하는 것은 전화로 이야기하는 때를 기준으로 현재이다.
반면 (2)의 '했니'와 '읽었어'를 과거라 하는 것은 전화하는 때를 기준으로 보아 그것들이 전화
하는 때보다 먼저 일어난 지나간 상황이므로 과거라 하는 것이다.
기준시에는 두 가지가 있다.
1.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 때, 즉 발화시(절대기준시)
2. 발화시가 아닌 어떤 다른 상황의 때로 삼은 기준시(상대기준시)
이처럼 시제 파악에서 기준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절대시제와 상대시제>
상대시제: 상대기준시에 의한 시제
절대시제: 절대기준시를 기준으로 한 시제
(4) a.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즐겁다.
b.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즐거웠다.
여기서 두 '듣고 있으니'는 형태가 꼭 같음에도 불구하고 절대기준시로 보면 (4a)는 현재 상황
이요, (4b)는 과거의 상황이다.
따라서 동일한 형태가 절대시제로 보면 (4a)에서는 현재요,(4b)에서는 과거가 된다.
11.3 과거시제
<'-었-'과 과거>
국어의 과거시제는 전술하였듯이 '-었-'에 의하여 표현된다.
(1) a. 아까는 창호가 제일 잘 뛰었다.
b. 지금은 영수가 제일 잘 뛰는구나.
(2) a. 나는 어제 집에서 TV만 보았어.
b. 나는 요즈음 잡지만 봐.
(3) a. 훈민정음은 1443년에 만들어졌다.
b. 도자기는 지금도 흙으로 만들어진다.
에서 '뛰었다, 보았어, 만들어졌다'는 '아까'나 '어제'나 '1443년'등과 어울려 과거의 상황을
나타내 주고 있고, 그와 짝이 되는 '뛰었구나, 봐, 만들어진다'는 '지금'이나 '요즈음' 등과 어
울려 현재의 상황을 나타내주고 있다. 여기에서 '-었-'이 하는 일이 과거시제를 나타내 주는 일
이라 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었-'과 완료>
국어의 '-었-'은 과거시제의 표시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4) a.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b. 합격 소식을 지금 막 들었다.
'봄이 왔다'는 지금 봄이 와 있다는 뜻이며, '들었다'도 '지금 막'과 같은 부사와 어울려 쓰인
것으로 현재의 상황을 보이는 것으로 이 경우 '-었-'은 단순한 과거의 일보다는 완료의 뜻을 나
타내 주는 것이다.
(5) a. 극장에 가다가 잊은 것이 있어 되돌아 왔다.
b. 극장에 갔다가 사람이 많아 되돌아 왔다.
'가다가'나 '갔다가'의 차이는 극장까지 도착되었던 것인지 아닌지, 즉 그 완료의 여부에 있다
해석되므로 '-었-'은 역시 과거의 의미보다는 완료의 의미를 나타내 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
(6) 올해 들어 내가 부쩍 늙었다.
(7) 아들이 꼭 제 아버지만 닮았다.
(8) 사과가 빨갛게 익었다.
'늙다, 익다, 닮다'같은 동사는 '-었-'이 결합되었을 때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나타낸다
. 이들은 어느 시점에 발생되었다고 규정짓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는 부류들이다
(9) a. 영희는 올림픽 공원에서 결혼했다. (과거)
b. 영희는 이미 결혼했으니 잊어 버려라. (상태)
(10) a. 순희야, 옷 다 입었니? (과거)
b. 순희는 노란 원피스를 입었다. (상태)
(11) a. 놀부 아내가 밥주걱으로 흥부를 때려서 밥풀이 흥부 얼굴에 묻었다. (과거)
b. 네 얼굴에 밥풀 묻었다. 거울 좀 봐. (상태)
한편 '결혼하다, 입다, 묻다' 따위는 '-었-'이 결합되어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늙었다' 류와
같지만 그 상태가 시작된 시점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2) 영희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웃었다.
(13) 영희는 어제 영수와 싸웠다.
(14) 어젯밤에는 바람이 몹시 불었다.
(15) 영수는 그 놀라운 소식을 듣고 펄쩍 뛰었다.
앞의 부류와 달리 '웃다, 싸우다, 불다, 걷다, 뛰다, 자다'와 같이 그 결과가 상태로서 남을 수
없는 동사에 '-었-'이 결합되면 반드시 과거의 의미로만 해석된다.
이상과 같은 예들을 볼 때, '-었-'이 결합된 동사가 갖는 완료, 혹은 상태 지속의 의미는 '-었-
'보다는 동사를 포함한 문맥에 달려 있으며, '-었-'은 그 동사가 나타내는 상태나 사건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비롯됨을 표시하는 과거 표시의 기능을 갖는 것임을 알 수 있다.
11.4 대과거시제
<과거와 대과거>
대과거시제- '-었었-'은 '-었-'에 의하여 표현되는 과거의 상황보다 한발 앞선 때의 상황을 나
타내 주는 것
(1) a. 작년에는 여기에 온통 코스모스가 피었었다.
b. 벌써 코스모스가 피었구나.
(2) a. 어제 누나가 왔었다.
b. 어제 누나가 왔다.
(1a), (2a)에는 비록 표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었-'으로 표현될 어떤 과거의 사건, '피었었
다'나 '왔었다'보다 나중에 일어난 사건이 전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과거시제의 특성>
1. '-었-'의 상황은 '-었었-'의 상황과 동질적인 상황이어야 한다.
ex) 동메달을 땄었다= 금메달을 땄다
코스모스가 피었었다= 다른 꽃이 피었다
왔었다= 돌아갔다
*'기차가 떠났었다'는 '내가 역에 도착하였다'와 동질관계 성립(X)
2. '-었-'의 상황은 '-었었-'의 상황과 같은 계열의 것이어야 하지만, 그 상황의 지속이라는 점
에서는 서로 상반되는 일이 일반적이다
3. '-었-'의 상황이 반드시 '-었었-'의 상황을 단절시키는 방향으로 상정되지만은 않는다는 점
도 주목을 요한다
(5) a. 나는 중학생 때도 수학을 전공하려 했었다.
b. 김무길 선수는 지난 대회 때도 금메달들 땄었다.
여기서 지금도 수학을 전공하려 하고 고등학교 때도 수학을 전공하려 했다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고, 또 이번 대회에도 금메달을 땄다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즉 '-었-'으로 표현된 상황이
'-었었-'으로 표현된 상황을 반드시 단절시켰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11.5. 회상시제
<'-더-'의 분포와 이원성>
선어말어미 '-더-'도 국어의 시제 표시에 큰 몫을 하는 형태소다.
'-더-'는 현재, 과거, 대과거가 될 시제에까지 고루 쓰인다.
(1) a. 요즈음 서울은 참 춥다.
b. 요즈음 서울은 참 춥더라.
(2) a. 사람들이 참 많이 모였구나.
b. 사람들이 참 많이 모였더구나.
(3) a. 누나가 두 번 왔었다.
b. 누나가 두 번 왔었더라.
(4) a. 탈선 사고가 났으니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하겠다.
b. 탈선 사고가 났으니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하겠더라.
<'-더-'의 제약>
'-더-'가 쓰인 문장은 '내가 겪은 바로는','내가 확인한 바로는','내가 깨달은 바로는','알고보
니'와 같은 의미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해석되는 특성을 가진다.
(9) a. 어젯밤에는 바람이 심해서 몹시 춥더라.
b. *어젯밤에는 바람이 심해서 순희가 몹시 춥더라.
(10) a. 나는 할미꽃만 보면 고향이 그립더라.
b. *순희는 할미꽃만 보면 고향이 그립더라.
'-더-'는 화자 자신이 체험하고 체득하여 알게 된 사실을 말하는 것으므로 타인의 내적, 심리적
경험을 표현하는 일에는 쓸 수 없다.
(11) a. 나는 여기서는 아무것도 못 읽겠더라
b. 나는 그 이야기만 들으면 너무 신이 나더라
(12) a. *그때 내가 그 말을 하더라
b. 비디오를 보니 내가 그 말을 하더라
c. 그때 내가 왜 그 말을 했더라?
(13) a. *내가 먼저 살던 동네로 가는 차를 타더라
b. 꿈 속에서 내가 그 차를 타더라
c. 나는 이사한 뒤에도 자꾸 먼저 살던 동네로 가는 차를 타게 되더라
한편 '-더-'는 남에게 전달 보고하는 투의 말에 쓰이므로 화자 자신의 외적인 경험을 말할 때에
는 쓸 수 없다. 따라서 화자 자신에 대해 기술할 때는 내적인 경험이거나, 외적인 경험이라면 화
자 자신을 객관화시켜 표현할 때라야 가능하다.
<'-더-'의 기능>
'-더-'에 의해 표현되는 것은 일단 과거의 일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특별한 방식의 회상이
다. 일반적인 회상은 '-더-'가 없이도 얼마든지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14) a. 어제 서울에서는 눈이 왔어.
b. 어제 서울에서는 눈이 오더라.
(14a)에서는 과거형으로 되어 있는데 (14b)에서는 '-더-'를 빼고 보면 현재형으로 되어 있다.
이는 '-더-'가 하는 일이 단순한 회상이 아니고 현장 상황의 시제를 그대로 옮겨와 한 단계 다른
층위에서 진술하는 일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따라서 '-더-'를 "화자가 직접 경험하고 확인하고 체득한 상황을 시간 또는 공간을 옮겨 회상하
고 전달 보고하는 기능을 가지는 회상시제 표시의 형태소"라고 정의해 두고자 한다.
11.6. 관형절의 시제
<'-는-'과 '-은/ㄴ'>
한 문장이 관형절이 되어 다른 문장에 성분문으로 내포될 때에 그 성분문에도 시제가 일정한 형
태로 구분되어 나타난다.
(1) a. 학생들이 요즈음 즐겨 듣는 음악을 나도 좋아한다.
b. 어제 내가 들은 이야기는 알고 보니 전부 거짓말이었다.
(2) a. 여섯 시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b. 여섯 시가 해가 뜬 시간이다.
에서 (1a)(2a)의 '듣는,뜨는'은 현재형이며 (1b),(2b)의 '들은, 뜬'은 과거형임을 알 수 있다.
동사 어간에 '-는-'이 결합되었느냐 '-은/ㄴ'이 결합되었느냐로 이 구분이 생긴 것인데, '-는-'
과 '-은/ㄴ'은 한편으로는 문장을 관형절로 바꾸는 일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절의 시제를
나타내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던-'>
관형절을 만드는 어미로 '-는'과 '-은/ㄴ'이외에 '-던'도 널리 쓰인다.
둘은 과거의 상황을 나타내 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두 어미의 의미가 똑같지는 않다
(5) a. *어제 먹은 떡 어디 있니?
b. 어제 먹던 떡 어디 있니?
(6) a. 어제 공원에서 찍은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다.
b. ? 어제 공원에서 찍던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다.
c. 어제 공원에서 찍던 필름 몇 장 남았니?
대체로 '-던-'은 과거시제의 '-은/ㄴ'과 비교하여 마저 끝나지 않고 중단된 상황을 나타내 주는
것으로 보인다.
(7) a.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있다.
b. *여기가 내가 졸업하던 학교다.
(8) a. *김일병이 전쟁터에서 죽고 있다.
b. *김일병이 죽던 전쟁터
(9) a. 오늘도 많은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죽고 있다
b. 많은 병사들이 죽던 전쟁터
'-던-'을 흔히 과거미완의 시제라고 부른다. 과거의 상황이되 완료되지 않은 상황을 나타내 주
는 시제라는 뜻이다.
(10) a. 잠자리를 잡는 아이
b. 잠자리를 잡은 아이
c. 잠자리를 잡던 아이
(11) a. 키가 가장 작은 아이
b. 키가 가장 작던 아이
(11b)에서 '작던'의 '-던'은 (10c)의 '잡던'의 '-던'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11a)의 '
작은'의 '-은'은 비록 진행의 의미는 없지만 현재 상황을 나타내 준다는 점에서는 (10a)의 '잡는
'의 '-는'과 일치한다.
<'-을/ㄹ'>
관형절을 만드는 어미로 '-을/ㄹ'도 널리 쓰인다. 그러나 이 어미는 어떤 시제를 대표하기보다
는 추측이나 의지 등을 나타내 주는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14) 지금 신나게 놀고 있을 친구들이 부럽군요.
(15) 이제는 다 자랐을 손자가 보고 싶다.
(16) 어제 왔을 편지가 왜 아직도 안 왔지?
(17) 갈 사람은 가고 있을 사람은 있자.
<관형절과 기저문의 시제>
이상의 관형절의 시제는 그 관형절의 기저문에서의 시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가령 다
음 (18a),(19a)에서의 시제는 각각 (18b),(19b)의 시제가 옮겨져 온 것이라 분석될 법하다. 그리
고 (20a)의 '-을/ㄹ'은 '-겠-'과 함께 추측이나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었던 만큼 기저문
에서 '-겠-'으로 표시되었던 것이 옮겨져 온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18) a. 여섯 시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b. 해가 여섯 시에 뜬다
(19) a. 여섯 시가 해가 뜬 시간이다
b. 해가 여섯 시에 떴다
(20) a. 지금 신나게 놀고 있을 친구들이 부럽다
b. 친구들이 지금 신나게 놀고 있겠다 (있으리라)
'-던'은 형태상으로 회상시제의 '-더-'에 관형절 어미 '-ㄴ'이 결합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
-던-'과 '-더-'의 관계를 그렇게 묶어 생각하기 어렵게 만드는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더-'는 어떤 상황을 층위를 사이에 하나 두면서 옮겨와 전달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했는데 '-
던-'에는 그러한 의미가 없다. 또 '-던-'은 완료되지 않고 중단된 미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하였
는데 '-더-'는 그러한 의미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21) a. 그것이 내가 읽던 책이다
b. *내가 그 책을 읽더라
(22) a. 거기는 내가 여러 번 갔던 곳이다
b. *내가 그곳에 여러 번 갔더라
(23) a. *이 학교가 혜순이가 졸업하였던 학교다
b. 알고 보니 혜순이는 이 학교를 졸업하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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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시제의 범주화
<국어의 시제 범주>
시제(tense)- 어떤 상황, 다시 말해서 어떤 행위, 사건, 상태의 시간적 위치를 언어적으로 나타
내 주는 문법범주
(1) a. 어제 무얼 했니?
b. 책 읽었어.
(2) a. 지금 무얼 하니?
b. 책 읽어.
시제의 가장 일반적인 대립은 현재, 과거, 미래의 3분 대립이거나, 현재와 과거의 2분 대립이다
. 따라서 현재, 과거, 미래로 3분 대립되는 언어도 있고, 현재와 과거로 2분 대립되는 언어도 있
으며, 또는 이 어떤 것과도 다른 시제 체계를 가지는 언어도 있다.
<'-겠-'과 '~을 것'>
국어에서 '-겠-'을 미래를 나타내는 형태소로 인식하여 미래시제를 설정하는 일이 흔히 있다.
(3) a. 걔들은 지금 한창 신나게 놀고 있겠구나.
b. 서울은 지금 참 춥겠다.
(4) a. 이 토끼는 어제쯤 죽었겠어요.
b. 젊으셨을 때 무척 미인이셨겠습니다.
(3),(4)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겠-'은 미래시제 표시의 형태소가 아니다
여기서 '-겠-'은 추측을 나타내 주고 있다.
(5) a. 나는 지금 떠나겠다
b. 너는 내일 오겠니?
(6) a. 이 정도 설명하면 알아듣겠지?
b. 그래도 모르겠어요.
(5),(6)에서는 각각 의지와 능력을 나타내 줄 뿐 시제 표시는 아니다.
(7) a. 너는 언제 떠나니?
b. 내일 떠납니다.
(8) a. 그 일은 곧 끝납니까?
b. 3년 후에나 끝납니다.
미래의 일은 (7),(8)에서 보듯 '-겠-'이 없이도 표현된다
즉, 국어에 미래시제를 설정할 근거는 어디에서든 찾기 어렵다. 따라서 국어에는 미래시제가 없
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cf) '-겠-'이 시제가 아니라 추측이나 의도를 나타내는 서법 선어말어미라고 할 때, 역시 추측
을 나타내는 '~을 것(거)'과의 차이점?
만일 판단 주체인 화자가 자신의 행동이나 상태를 판단의 근거로 삼을 경우에는 '-겠-'이 쓰이
고, 타인이나 일반적인 사례에 근거하여 추측하는 경우에는 '~을 것'이 쓰인다.
(9) a. 나는 춘향이만 보면 좋아 (*죽을 것이다, 죽겠다)
b.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열리겠다)
(10) a. 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답을 (*모를 것이다, 모르겠다)
b. 너는 알겠니?
(11) a. 너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답을 (모를 거야, *모르겠다)
b. 아니, 알겠는데.
<시제 표시의 형태들>
국어에서 현재 시제와 과거 시제의 대립은 뚜렷하다. 그것은 저 앞의 (1),(2)에서 볼 수 있듯이
선어말어미 '-엇-'에 의해 형태적으로 뚜렷이 구별되어 표현된다.
그렇다고 해도 국어의 시제 체계는 현재와 과거의 2분 대립이라고 볼 순 없다. 왜냐면 국어에는
'-었-' 이외에 '-있었-'과 '-더-' 등의 시제 표시 형태들이 더 있기 때문이다
(14) a. 너 어디 갔었니?
b. 너 어디서 넘어졌었구나.
(15) a. 시골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더라.
b. 형은 책을 참 많이 읽었더라.
11.2 절대시제와 상대시제
<기준시>
발화시제- 현재시제와 과거시제라고 말할 때의 현재나 과거를 기준으로 한 한 분류
예를 들면, 두 사람이 전화로,
(1) a. 너 지금 무얼 하니?
b. 나 지금 책 읽어.
(2) a. 너 어제 무얼 했니?
b. 나 어제 책 읽었어.
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1)은 '하니'와 '읽어'를 현재라 하는 것은 전화로 이야기하는 때를 기준으로 현재이다.
반면 (2)의 '했니'와 '읽었어'를 과거라 하는 것은 전화하는 때를 기준으로 보아 그것들이 전화
하는 때보다 먼저 일어난 지나간 상황이므로 과거라 하는 것이다.
기준시에는 두 가지가 있다.
1.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 때, 즉 발화시(절대기준시)
2. 발화시가 아닌 어떤 다른 상황의 때로 삼은 기준시(상대기준시)
이처럼 시제 파악에서 기준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절대시제와 상대시제>
상대시제: 상대기준시에 의한 시제
절대시제: 절대기준시를 기준으로 한 시제
(4) a.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즐겁다.
b.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즐거웠다.
여기서 두 '듣고 있으니'는 형태가 꼭 같음에도 불구하고 절대기준시로 보면 (4a)는 현재 상황
이요, (4b)는 과거의 상황이다.
따라서 동일한 형태가 절대시제로 보면 (4a)에서는 현재요,(4b)에서는 과거가 된다.
11.3 과거시제
<'-었-'과 과거>
국어의 과거시제는 전술하였듯이 '-었-'에 의하여 표현된다.
(1) a. 아까는 창호가 제일 잘 뛰었다.
b. 지금은 영수가 제일 잘 뛰는구나.
(2) a. 나는 어제 집에서 TV만 보았어.
b. 나는 요즈음 잡지만 봐.
(3) a. 훈민정음은 1443년에 만들어졌다.
b. 도자기는 지금도 흙으로 만들어진다.
에서 '뛰었다, 보았어, 만들어졌다'는 '아까'나 '어제'나 '1443년'등과 어울려 과거의 상황을
나타내 주고 있고, 그와 짝이 되는 '뛰었구나, 봐, 만들어진다'는 '지금'이나 '요즈음' 등과 어
울려 현재의 상황을 나타내주고 있다. 여기에서 '-었-'이 하는 일이 과거시제를 나타내 주는 일
이라 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었-'과 완료>
국어의 '-었-'은 과거시제의 표시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4) a.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b. 합격 소식을 지금 막 들었다.
'봄이 왔다'는 지금 봄이 와 있다는 뜻이며, '들었다'도 '지금 막'과 같은 부사와 어울려 쓰인
것으로 현재의 상황을 보이는 것으로 이 경우 '-었-'은 단순한 과거의 일보다는 완료의 뜻을 나
타내 주는 것이다.
(5) a. 극장에 가다가 잊은 것이 있어 되돌아 왔다.
b. 극장에 갔다가 사람이 많아 되돌아 왔다.
'가다가'나 '갔다가'의 차이는 극장까지 도착되었던 것인지 아닌지, 즉 그 완료의 여부에 있다
해석되므로 '-었-'은 역시 과거의 의미보다는 완료의 의미를 나타내 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
(6) 올해 들어 내가 부쩍 늙었다.
(7) 아들이 꼭 제 아버지만 닮았다.
(8) 사과가 빨갛게 익었다.
'늙다, 익다, 닮다'같은 동사는 '-었-'이 결합되었을 때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나타낸다
. 이들은 어느 시점에 발생되었다고 규정짓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는 부류들이다
(9) a. 영희는 올림픽 공원에서 결혼했다. (과거)
b. 영희는 이미 결혼했으니 잊어 버려라. (상태)
(10) a. 순희야, 옷 다 입었니? (과거)
b. 순희는 노란 원피스를 입었다. (상태)
(11) a. 놀부 아내가 밥주걱으로 흥부를 때려서 밥풀이 흥부 얼굴에 묻었다. (과거)
b. 네 얼굴에 밥풀 묻었다. 거울 좀 봐. (상태)
한편 '결혼하다, 입다, 묻다' 따위는 '-었-'이 결합되어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늙었다' 류와
같지만 그 상태가 시작된 시점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2) 영희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웃었다.
(13) 영희는 어제 영수와 싸웠다.
(14) 어젯밤에는 바람이 몹시 불었다.
(15) 영수는 그 놀라운 소식을 듣고 펄쩍 뛰었다.
앞의 부류와 달리 '웃다, 싸우다, 불다, 걷다, 뛰다, 자다'와 같이 그 결과가 상태로서 남을 수
없는 동사에 '-었-'이 결합되면 반드시 과거의 의미로만 해석된다.
이상과 같은 예들을 볼 때, '-었-'이 결합된 동사가 갖는 완료, 혹은 상태 지속의 의미는 '-었-
'보다는 동사를 포함한 문맥에 달려 있으며, '-었-'은 그 동사가 나타내는 상태나 사건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비롯됨을 표시하는 과거 표시의 기능을 갖는 것임을 알 수 있다.
11.4 대과거시제
<과거와 대과거>
대과거시제- '-었었-'은 '-었-'에 의하여 표현되는 과거의 상황보다 한발 앞선 때의 상황을 나
타내 주는 것
(1) a. 작년에는 여기에 온통 코스모스가 피었었다.
b. 벌써 코스모스가 피었구나.
(2) a. 어제 누나가 왔었다.
b. 어제 누나가 왔다.
(1a), (2a)에는 비록 표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었-'으로 표현될 어떤 과거의 사건, '피었었
다'나 '왔었다'보다 나중에 일어난 사건이 전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과거시제의 특성>
1. '-었-'의 상황은 '-었었-'의 상황과 동질적인 상황이어야 한다.
ex) 동메달을 땄었다= 금메달을 땄다
코스모스가 피었었다= 다른 꽃이 피었다
왔었다= 돌아갔다
*'기차가 떠났었다'는 '내가 역에 도착하였다'와 동질관계 성립(X)
2. '-었-'의 상황은 '-었었-'의 상황과 같은 계열의 것이어야 하지만, 그 상황의 지속이라는 점
에서는 서로 상반되는 일이 일반적이다
3. '-었-'의 상황이 반드시 '-었었-'의 상황을 단절시키는 방향으로 상정되지만은 않는다는 점
도 주목을 요한다
(5) a. 나는 중학생 때도 수학을 전공하려 했었다.
b. 김무길 선수는 지난 대회 때도 금메달들 땄었다.
여기서 지금도 수학을 전공하려 하고 고등학교 때도 수학을 전공하려 했다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고, 또 이번 대회에도 금메달을 땄다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즉 '-었-'으로 표현된 상황이
'-었었-'으로 표현된 상황을 반드시 단절시켰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11.5. 회상시제
<'-더-'의 분포와 이원성>
선어말어미 '-더-'도 국어의 시제 표시에 큰 몫을 하는 형태소다.
'-더-'는 현재, 과거, 대과거가 될 시제에까지 고루 쓰인다.
(1) a. 요즈음 서울은 참 춥다.
b. 요즈음 서울은 참 춥더라.
(2) a. 사람들이 참 많이 모였구나.
b. 사람들이 참 많이 모였더구나.
(3) a. 누나가 두 번 왔었다.
b. 누나가 두 번 왔었더라.
(4) a. 탈선 사고가 났으니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하겠다.
b. 탈선 사고가 났으니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하겠더라.
<'-더-'의 제약>
'-더-'가 쓰인 문장은 '내가 겪은 바로는','내가 확인한 바로는','내가 깨달은 바로는','알고보
니'와 같은 의미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해석되는 특성을 가진다.
(9) a. 어젯밤에는 바람이 심해서 몹시 춥더라.
b. *어젯밤에는 바람이 심해서 순희가 몹시 춥더라.
(10) a. 나는 할미꽃만 보면 고향이 그립더라.
b. *순희는 할미꽃만 보면 고향이 그립더라.
'-더-'는 화자 자신이 체험하고 체득하여 알게 된 사실을 말하는 것으므로 타인의 내적, 심리적
경험을 표현하는 일에는 쓸 수 없다.
(11) a. 나는 여기서는 아무것도 못 읽겠더라
b. 나는 그 이야기만 들으면 너무 신이 나더라
(12) a. *그때 내가 그 말을 하더라
b. 비디오를 보니 내가 그 말을 하더라
c. 그때 내가 왜 그 말을 했더라?
(13) a. *내가 먼저 살던 동네로 가는 차를 타더라
b. 꿈 속에서 내가 그 차를 타더라
c. 나는 이사한 뒤에도 자꾸 먼저 살던 동네로 가는 차를 타게 되더라
한편 '-더-'는 남에게 전달 보고하는 투의 말에 쓰이므로 화자 자신의 외적인 경험을 말할 때에
는 쓸 수 없다. 따라서 화자 자신에 대해 기술할 때는 내적인 경험이거나, 외적인 경험이라면 화
자 자신을 객관화시켜 표현할 때라야 가능하다.
<'-더-'의 기능>
'-더-'에 의해 표현되는 것은 일단 과거의 일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특별한 방식의 회상이
다. 일반적인 회상은 '-더-'가 없이도 얼마든지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14) a. 어제 서울에서는 눈이 왔어.
b. 어제 서울에서는 눈이 오더라.
(14a)에서는 과거형으로 되어 있는데 (14b)에서는 '-더-'를 빼고 보면 현재형으로 되어 있다.
이는 '-더-'가 하는 일이 단순한 회상이 아니고 현장 상황의 시제를 그대로 옮겨와 한 단계 다른
층위에서 진술하는 일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따라서 '-더-'를 "화자가 직접 경험하고 확인하고 체득한 상황을 시간 또는 공간을 옮겨 회상하
고 전달 보고하는 기능을 가지는 회상시제 표시의 형태소"라고 정의해 두고자 한다.
11.6. 관형절의 시제
<'-는-'과 '-은/ㄴ'>
한 문장이 관형절이 되어 다른 문장에 성분문으로 내포될 때에 그 성분문에도 시제가 일정한 형
태로 구분되어 나타난다.
(1) a. 학생들이 요즈음 즐겨 듣는 음악을 나도 좋아한다.
b. 어제 내가 들은 이야기는 알고 보니 전부 거짓말이었다.
(2) a. 여섯 시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b. 여섯 시가 해가 뜬 시간이다.
에서 (1a)(2a)의 '듣는,뜨는'은 현재형이며 (1b),(2b)의 '들은, 뜬'은 과거형임을 알 수 있다.
동사 어간에 '-는-'이 결합되었느냐 '-은/ㄴ'이 결합되었느냐로 이 구분이 생긴 것인데, '-는-'
과 '-은/ㄴ'은 한편으로는 문장을 관형절로 바꾸는 일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절의 시제를
나타내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던-'>
관형절을 만드는 어미로 '-는'과 '-은/ㄴ'이외에 '-던'도 널리 쓰인다.
둘은 과거의 상황을 나타내 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두 어미의 의미가 똑같지는 않다
(5) a. *어제 먹은 떡 어디 있니?
b. 어제 먹던 떡 어디 있니?
(6) a. 어제 공원에서 찍은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다.
b. ? 어제 공원에서 찍던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다.
c. 어제 공원에서 찍던 필름 몇 장 남았니?
대체로 '-던-'은 과거시제의 '-은/ㄴ'과 비교하여 마저 끝나지 않고 중단된 상황을 나타내 주는
것으로 보인다.
(7) a.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있다.
b. *여기가 내가 졸업하던 학교다.
(8) a. *김일병이 전쟁터에서 죽고 있다.
b. *김일병이 죽던 전쟁터
(9) a. 오늘도 많은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죽고 있다
b. 많은 병사들이 죽던 전쟁터
'-던-'을 흔히 과거미완의 시제라고 부른다. 과거의 상황이되 완료되지 않은 상황을 나타내 주
는 시제라는 뜻이다.
(10) a. 잠자리를 잡는 아이
b. 잠자리를 잡은 아이
c. 잠자리를 잡던 아이
(11) a. 키가 가장 작은 아이
b. 키가 가장 작던 아이
(11b)에서 '작던'의 '-던'은 (10c)의 '잡던'의 '-던'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11a)의 '
작은'의 '-은'은 비록 진행의 의미는 없지만 현재 상황을 나타내 준다는 점에서는 (10a)의 '잡는
'의 '-는'과 일치한다.
<'-을/ㄹ'>
관형절을 만드는 어미로 '-을/ㄹ'도 널리 쓰인다. 그러나 이 어미는 어떤 시제를 대표하기보다
는 추측이나 의지 등을 나타내 주는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14) 지금 신나게 놀고 있을 친구들이 부럽군요.
(15) 이제는 다 자랐을 손자가 보고 싶다.
(16) 어제 왔을 편지가 왜 아직도 안 왔지?
(17) 갈 사람은 가고 있을 사람은 있자.
<관형절과 기저문의 시제>
이상의 관형절의 시제는 그 관형절의 기저문에서의 시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가령 다
음 (18a),(19a)에서의 시제는 각각 (18b),(19b)의 시제가 옮겨져 온 것이라 분석될 법하다. 그리
고 (20a)의 '-을/ㄹ'은 '-겠-'과 함께 추측이나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었던 만큼 기저문
에서 '-겠-'으로 표시되었던 것이 옮겨져 온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18) a. 여섯 시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b. 해가 여섯 시에 뜬다
(19) a. 여섯 시가 해가 뜬 시간이다
b. 해가 여섯 시에 떴다
(20) a. 지금 신나게 놀고 있을 친구들이 부럽다
b. 친구들이 지금 신나게 놀고 있겠다 (있으리라)
'-던'은 형태상으로 회상시제의 '-더-'에 관형절 어미 '-ㄴ'이 결합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
-던-'과 '-더-'의 관계를 그렇게 묶어 생각하기 어렵게 만드는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더-'는 어떤 상황을 층위를 사이에 하나 두면서 옮겨와 전달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했는데 '-
던-'에는 그러한 의미가 없다. 또 '-던-'은 완료되지 않고 중단된 미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하였
는데 '-더-'는 그러한 의미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21) a. 그것이 내가 읽던 책이다
b. *내가 그 책을 읽더라
(22) a. 거기는 내가 여러 번 갔던 곳이다
b. *내가 그곳에 여러 번 갔더라
(23) a. *이 학교가 혜순이가 졸업하였던 학교다
b. 알고 보니 혜순이는 이 학교를 졸업하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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