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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서재

퇴색한 기억

작성자이나|작성시간22.12.28|조회수10 목록 댓글 0

퇴색한 기억  /  윤여송

 

 

 

오늘 밤에는

반딧불이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사랑하기에 이별을 해야 한다고

통속한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서

돌아서는 한 사람의 그림자가 멀어질 때

남아있는 한 사람의 설움을 대신하여

풀벌레들의 격한 울음으로 선율을 타고

무심하게 나풀나풀 춤을 추던 반딧불이가

오늘 밤에는 보이지 않는다.

 

통속한 사랑의 시절이 잊혀졌기에

그날의 반딧불이는 보이지 않나 보다.

 

==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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