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雨水)에 젖어 / 윤여송
또르르륵 똑 똑
차임벨 소리 있어
누가 오셨나
창문을 열었더니
토독 토독 토도독
말간 진주 알갱이들
초록동이 푸른 잎사귀를 실로폰 삼아
가을 소나티네를 연주하네
부끄러워요 수줍던 작은 잎사귀들
다투듯 고운 얼굴 서로 내밀어
오소서 내 님이라
비 맞이를 하고
구경꾼도 덩달아 음률을 타니
한 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우수(雨水)에 취한 가을은
외로움이 없어서
슬프지도 않아라,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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