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 윤여송
파랑 바다를 마시고
파랑 색으로 취한 하늘에
파랑 바람이 살랑 불어
파랑 언어를 쏟아낸다
파랑 산기슭 언저리
파랑 이끼 앉은 계곡에서
파랑 개울물로 멱을 감던
파랑 새 한 마리 푸드득
파랑 하늘이 쏟아 내는
파랑 언어에 깜짝 놀라서
파랑 날갯짓으로 날아올라
파랑 하늘에 포물선을 그리고
파랑 바람에 가을을 담은
파랑 하늘은 장난스레
파랑 얼굴로 까르르르
파랑 웃음을 웃는다.
==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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