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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서재

꽃을 짓다

작성자이나|작성시간23.04.01|조회수9 목록 댓글 0

꽃을 짓다  /  윤여송

 

 

 

나무가 꽃을 짓는다

따스한 봄의 햇살을

등허리에 걷어 업은

늙은 촌부의 얼굴에

주름 골을 훌러내린

굵은 땀방울이 데굴

마른 땅을 적셔녹여

정성으로 한줌 한줌

일년을 심어 지을때

 

봄 바람에 살랑살랑

배시시 웃음을 짓고

느릿 하품 기지개로

나무는 꽃을 짓는다.

==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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