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나브로서재

목련연가

작성자이나|작성시간22.12.12|조회수15 목록 댓글 0

목련연가  /  윤여송

 

 

 

마음에 심은 씨앗 첫사랑의 기억은

천 개의 달이 차고 기우는 날들을

잊었다 잊으리오 사랑은 없다며

무심히 박제된 시간 속에 머물렀다

 

영원할 것 같던 냉랭한 시간은

어느 봄날 달빛이 부르는 소리에

화답으로 스멀스멀 녹아내리고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난 기억은

메마르고 거친 살가죽을 뚫고

자색 유두를 꽃망울로 솟아올려

 

애무하듯 스치는 바람의 유혹에

잊었던 사랑을 추억하며

탐스럽게 농익은 하얀 꽃잎 열어

素蝶(소접)의 날갯짓으로 봄을 춤춘다.

 

-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