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죽음의 공포 ‘회화적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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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예린’ 연극 ‘살인놀이’…31일부터 궁동예술극장서
극단 예린은 오는 31일부터 8월2일까지(오후 4시·7시) 예술의 거리 궁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살인놀이’를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은 부조리한 인간의 삶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오네스꼬의 대표작으로 참을 수 없는 삶의 부조리성, 우주가 보여주는 넘을 수 없는 난관 앞에서의 절망 등 비극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암시와는 달리 결코 비극적이거나 절망적인 연극은 아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원인모를 죽음의 공포에 대처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희화적으로 묘사한 일종의 블랙코메디다.
14개의 독립된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독특한 성격과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 역시 각자의 이해에 따라 다르다.
이 작품에는 죽음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며 자신들의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지식인들, 혼란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는 정치인, 혼자만 살아남겠다는 부르주아, 죽음 앞에서는 사랑도 버려야 하는 가엾은 연인들, 삶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부부 등이 등장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아카펠라 형식의 노래극과 60년대 신파극, 서사극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경쾌하고 역동적인 음악과 다양한 각도의 조명과 색상을 사용, 인간의 탐욕과 광기, 이기심으로 인해 야기되는 극단적 상황을 심각하고 내밀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유쾌한 극놀이 형식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윤여송씨가 연출을 맡은 이날 무대에는 임채현, 김동원, 조혜훈, 소병주, 정혜진, 임민경, 정다경, 조여리, 고시온, 서한빛씨 등이 출연한다.
한편, 지난 2002년 창단된 극단 예린은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극인들이 함께하는 순수 민간 예술단체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7년 ‘리어왕’을 시작으로 연극예술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세익스피어의 작품 전편 공연을 목표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관람료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