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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소식] 연극인 윤여송,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출간 |
- 연극인생 속에서 현실의 실존탐구 느껴 - 자기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한 감성의 회복 - 이분법적 세상에서 이해와 통합의 메시지 - 고유의 본질이 인정되는 사회 바래 출연하는 무대마다 혼신의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최고조로 이끌며 연극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연극인이자 감독인 윤여송 씨가 시집 <수염난 여자를 만나다(하움 출판사)>를 출간하였다. 시집은 자신이 쏘아낸 명줄을 붙잡고 세상을 대차게 살아가는 거미를 닮은 한 사람, 즉 시의 화자가 겪은 삶의 편린들이 촘촘이 짜여있는 생의 거미줄이다. 시적 화자인 윤 작가는 '그간 힘껏 버티며 겪어온 세상 속 온갖 소요들을 시를 통해 토해내고 마음의 고요와 평정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40여 년 동안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의 대역으로 살아가다 보니 현실이라는 생의 무대에서도 그저 한낱 등장인물처럼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며 ‘등장인물로서의 자신이 아닌 실존으로서의 자신과 삶을 이야기를 하고 싶어져 지나온 삶의 여정을 더듬어 가며 그간의 단상들을 모아 보았다.’고 밝혔다. 평소 여러 매체를 통해 시를 포함한 글을 꾸준히 선보였던 그에게 있어서 시는 ‘오감을 통해 체득한 삶의 경험치를 고유한 감성으로 표현한 삶의 기록이자 문자로 그리는 심연의 노래’이다. ‘여자와 수염’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제목은 ‘절대 만날 수 없는 두 조합이 세상에 자연스레 섞이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러한 현상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출판사 서평)’고 한다. 즉, ‘수염 난 여자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존재를 의미하며, 생물학적 성별이라는 이분법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사람 그 자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저자의 시도’이다. 익명의 독자는“윤여송의 시는 딱히 난해하거나 심도 있는 왜곡을 통해 서늘한 감각을 보여주기보다는 지나치게 친절한 듯한데 그 친절이 호락호락하지 않게 읽힌다.”며 “ 화자의 말을 빌리자면 윤여송의 시집 <수염난 여자를 만나다>는 시인이 체득한 삶의 경험치를 고유한 감성으로 표현한 기록지이며 각운이 출렁거리는 재미있는 시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작가는 현실과 극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다소 혼란을 겪기도, 사람들로 인해 아픈 경험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람 냄새를 그리워하며 사람 그 자체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시를 집필했다’고 한다. 향후 그는 시어들을 모아 음악, 연극, 무용이 함께하는 시극을 발표할 예정이며 4행시를 모은 경구형식의 시집을 계획하고 있다. 그의 시어들이 독자들 내면에 숨어있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하고 자신의 삶 속으로 이끌어가며 타인과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는 돋움 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여송 작가는 1960년 전남 함평 출생으로 1980년 〈두렁바위〉로 연극 데뷔 후 연극 배우, 연출가, 극작가로 활동하였으며 지역 언론 운동에 투신, 해남 신문 기자로 재직하였다. 전남과학대학교 모델 연기과 겸임 교수를 역임했으며 안정복 문학상, 두텁바우 문학상, 자랑스러운 연극인상 등을 수상했다. 〈소풍〉, 〈유혼〉, 〈도사전〉 등의 희곡을 발표했으며 현재 ‘극단예린 소극장’ 대표이다. 섬 윤여송 관념이 퇴적층으로 굳어진 섬에는 푸석불 같은 희망으로 탈출을 꿈꾸는 우배된 언어가 살고 있다 푸른 물비늘을 출렁이며 대양을 활보하던 파도가 고립된 섬에 몸을 부딪쳐 하얀 포말로 생의 찬가를 부를 때면 거역할 수 없는 지독한 외로움의 시간을 비틀걸음으로 언어는 자유를 향한 외침으로 탈출을 준비한다 그러나 희망은 망상이 되어 무수한 시간을 고립 속에 살아 온 섬은 언어를 위한 길을 내주지 않는다 닭 모가지만도 못한 울대를 열지 않는다 바싹 말라 비틀어진 입술을 헤 벌린 어두운 동굴 속 핏기없는 미라처럼 거저 냉랭한 숨소리만 바람으로 헉헉거릴 뿐 파도가 격정으로 헤집고 지나간 자리에는 침몰한 희망만 동티를 안은 상처로 남겨져 탈출을 금지당한 언어는 애잔하게 시들어 가고 고립된 섬은 점점 더 고립에 빠져들고 기어이 고립을 자유라 항변하며 마른 땅 위를 부우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너와 같아 나도 하나의 섬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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