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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이야기

[스크랩] 차(茶)밭의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펌

작성자모봉형진|작성시간06.04.27|조회수18 목록 댓글 0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녹차가 만들어 지고 있으며, 우리 녹차는 그 재배방식과 제법에 따라, 제주도와 보성 지역의 대규모 밀식(密植) 재배형 찐 녹차와 하동 화개 지역의 소규모 산식(散植) 재배형 덖음 녹차로 대별된다.

오늘날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차는 찐 녹차인데, 이는 197,80년대에 부활하기 시작한 우리의 차 산업과 문화가 고래로부터 이어져온 다양한 녹차와 발효차의 조다법을 포함한 우리차의 전통을 오롯이 계승하지 못하였고, 일본식 찐 녹차의 제조법과 음다법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복원된(?) 덖음 녹차의 경우에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남아있는 우리차의 전통이 박약(薄弱)함에 기대어 너도 나도 정통(正統)과 법맥(法脈)을 내세우며 명인연대가연(名人然大家然)하는 풍조가 만연하더니, 요즈음에 들어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서로 할퀴고 물어뜯는 천박(淺薄)함이 노정되고 있다.

더듬고 살펴서 숨어있는 우리차의 전통을 찾아내고, 다시 복원된 우리 차나무를 잘 가꾸어 기르며, 우리의 차잎에 알맞은 조다법을 다듬어,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좋은 우리차를 만드는 데 뜻과 힘을 함께 모아야 하지 않을까?

1. 평지보다는 산지에서 나는 차가 향미가 짙다.
좋은 차가 나는 지형은 평지나 구릉지보다는 산지이다. 그래서 ‘곡중위상(谷中爲上)’이라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지는 대부분이 황토질이고 기개간지(旣開墾地)로서 이미 작물을 재배했던 땅이다. 이에 비해 산지는 자갈과 모래가 많이 섞인 난석마사토(爛石磨砂土)가 많고 미개간지로서 부엽토가 풍부한 땅이다. 차나무의 뿌리는 직심근성(直深根性)이므로 시비(施肥)가 용이한 평지보다는 배수가 잘 되고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는 산지의 토양이 알맞다.

그리고 산지는 평지에 비해 기온이 낮고 일교차도 심하여 차잎의 성장속도가 더디므로 성분이 축적된 향미가 짙은 차잎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평지차는 대규모 기계 생산으로 생산성이 높은 저렴한 대중차를 만들고, 산지차는 품질을 높혀서 세계의 명차(名茶)들과 어깨를 같이 할 수 있는 고급차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2. 차밭의 방향에 따라 차잎의 성질이 다르다.
일찍이 초의의순은 <동다송>에서 하동의 화개 지역을 ‘사오십리에 걸쳐 차나무가 비단처럼 펼쳐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다.’라고 노래하였다.

이어서, ‘화개동에는 옥부대가 있고 그 아래에 칠불선원이 있는데, 공부하는 스님들은 늘 가을에 센 차잎을 따다가 햇볕에 말려 시래기국처럼 끓여서 마신다. 그 색은 붉고 진하며 그 맛은 쓰고 떫다.’라고 하면서, ‘좋은 차잎을 잘못 만든 것’이라 비판하였다.

<다신전>과 <동다송>의 내용으로만 보자면, 초의의순은 명나라이후에 정립된 덖음 잎 녹차(炒菁綠散茶;초청녹산차)만을 신봉했을 뿐이다. 그러나 초의에게 보낸 다우(茶友) 추사의 편지에는 초의가 만든 덩이차를 칭송한 내용이 있고, 초의의 다맥을 이었다는 응송은 초의차는 ‘밀실건조’한다고 하였다.

오늘날 사계에서는 <동다송>의 잣구(字句)에만 얽매여 우리차의 지평을 스스로 옹색하게 만드는 것 아닌지?

평지가 적고 산지가 많은 가파른 산비탈과, 섬진강과 화개천으로 흘러드는 계곡 속에, 각 농가에서 관리하는, 소규모의 차밭들이 숨어 있는 하동 화개의 차밭의 환경은 얼핏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게 보인다.

그러나 화개의 차밭들도 토질, 지형, 고저 등을 잘 따져보면 각각의 차밭에서 나는 차잎들의 품질과 성질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차밭의 방향이야말로 차잎의 성질을 결정짓는 관건적 요소였다.

여기서 말하는 차잎의 성질은 토질, 지형, 시비의 여부와 그 양의 다소 등에 영향을 받는 차잎의 품질과는 조금 다른 것으로 ‘그 차잎의 품성이 어떤 차류에 적합한가?’라는 의미이다. 이는 일조량의 차이에 따른 폴리페놀과 카페인의 함량 차이에서 오는 것 같은데..., 여기에 관한 상론은 뒤로 미룬다.

화개 차밭의 방향은 크게 세 지구으로 나눌 수 있는데, 탑리 이북 쌍계사쪽의 북방과 칠불사쪽의 남향, 그리고 탑리 이남의 서향이다. 지리산은 장년기 지형의 오래된 산으로 계곡이 깊고 등성이의 요철이 심하여 위의 세 가지 지구 안에서도 방향이 다른 차밭이 혼재되어 있다.

일조량은 서남향이 많고 동북향이 적은데, 일조량이 적은 동북향의 차잎은 부드럽고 달아서 녹차를 만들기에 알맞고, 서남향의 차잎은 발효차를 만드는 것이 좋았다. 다시 세분하면 서향은 경발효차인 청차나 백차가 남향은 강발효차인 홍차나 흑차가 알맞았다.

그 옛날, 남쪽을 바라보며 자리한 칠불사의 스님들이 늦게 딴 센 차잎을 햇볕에 말려 만든 흑차(?)를 진하게 끓여 마신 것은 다 그렇고 그런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3. 맺음말.
구체적 계량과 과학적 분석이 결여된 시론(試論)을 감히 내어놓는 것은, 우리차의 지평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넓혀보자는 졸견의 발로이자, 사계 전문가들의 관심과 연구를 촉구하려함이다.<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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