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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에서의 혜암스님 수행일화
6.25 전쟁 때, 천신만고 끝에 찾아온 오세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민군은 텅 빈 오세암으로 찾아온 혜암을 군인과 경찰의 첩자라며 경계했다.
그러나 혜암은 오세암의 방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노지 소나무 그늘에서 하루 종일 참선했다.
비오는 날에만 법당으로 들어가 정진했다.
구해온 콩과 솔잎으로 하루에 한 끼 생식을 하며 장좌불와를 이어갔다.
그러자 며칠째 산 속에 숨어 혜암의 동태를 감시하던 공비가 감동했던지, 자신이 먹을 식량을 법당 불단에 몰래 놓고 갔다.
이런 일은 하안거 동안 내내 계속되었다.
혜암을 해치려던 공비가 신장이 되고 산신이 되고 제석천왕이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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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을지라도) 가서 내가 요걸 꼭 해낸다고 결심하면, 안죽고 그 일에 성공해요.
그런데 아이고 무서우니까 못한다.
피곤하니까 못한다.
고생스러우니까 못한다.
그런 사람들은 거기서 죽어버리고 성공 못해요.
죽을 일이라도 끝끝내 버티면 천우신조로 이 천지의 이치가 그 사람을 도와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디로 가든 귀신들이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절대 먹을 것을 준비하지 않고 가요.
빈손으로 갑니다.
빈 손으로 가면 귀신들이 나에게 가져다 주게 돼 있어요.
옳은 일 하면 먹는 것이 내 뜻과 같이 돼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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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법이라는 것이 육조스님이나 부처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개개인에게 비밀법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를 딱 세워놓고 공부해야 합니다.
'이 뭣고?' 하는 당처가 부처님 자리이고 성불하는 자리입니다.
흔들리면 안됩니다.
경전 100권을 외워도 성불 못합니다.
모든 법이 방편이므로 일정한 법이 없습니다.
우리 운수납자는 걸림이 없습니다.
하물며 화두도 망상입니다.
할 수 없어 화두 공부하는 것이지 화두가 무슨 도입니까.
비밀법입니다.
도이면서 도가 아닙니다.
도는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신실히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는 처소가 없고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할 줄 몰라도 딱 결정한 마음을 세워야 합니다.
부처도 내 공부를 해주지 않습니다.
무슨 법이던지 사람에게 있습니다.
부처님보다 내가 제일입니다.
부처도 내 공부를 해주지 않습니다.
무슨 법이든지 사람에게 있습니다.
부처님보다 내가 제일입니다.
사람마다 비법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공부하면 시절인연이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서울 가는데 서울이 안 나올 턱이 있습니까.
글을 읽다 깨칠지 바람이 불때 깨칠지 모릅니다.
화두 하나만 놓치지 않고 공부하면 됩니다.
비법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믿어야 합니다.
미래는 오지 않고 과거는 가지 않으며 현재는 머무르지 않으니 삼세는 텅 비어 미묘합니다.
이 도리를 알겠습니까.
새해 새날을 맞이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내가 누구인가를 알고 참나를 완성하십시오.
누가 이세상에 신선이 없다 합니까.
모름지기 항아리 속에 딴 천지가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오늘도 공부를 쌓아놓고 내일도 쌓아놓고 그러면 시절인연이 도래하여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같이 내일 새벽이 돌아오지 말라고 해도 안 돌아올 수가 없어요.
나고 죽는 생각에 무서운 생각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을 수가 없어요.
이 몸뚱이 도둑놈 종노릇하느라고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말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분주하게 이놈을 먹여 살리다 보면 남는게 뭐가 있어요.
북망산천에 송장을 밀어 넣으면 결국에 가서는 풀이 되고, 화장터에 가서 태워버리면 재 한줌이 되는데 그 재 한 줌 어디다 써 먹으려고 그렇게 미련한지 모르겠어요.
허망한 세상이지만, 이 몸이 있는 이상 세간일도 안 돌아볼 수가 없겠지요.
그러나 이 공부는 해야 됩니다.
세월이 사람을 기다리지 아니하니 시간을 아껴서 인정에 끄달리지 말고 무슨 일을 하든지 일념으로 정진하기를 축원하며...
#혜암성관선사(가야산정진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