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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이야기

겨울 땔감 구했습니다.

작성자최선웅|작성시간15.11.28|조회수128 목록 댓글 0
요 며칠 겨울 땔감 구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동네 공사장에 갔습니다.

진눈깨비가 날렸습니다.


공사장에서 쓰고 남은 나무 조각들을 얻었습니다.

일전에 여쭈었을 때는 안된다고 하셨는데 

오늘 다른 분께 모른척하고 다시 여쭈니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오늘 허락하신 분도 공사장 일꾼이 아니고 

현장에서 나오는 자재를 얻으러 오신 분이셨습니다.


빵부스러기와 개미

고기와 하이에나

서울 지하철 신문과 폐지를 모으는 할아버지

공사장과 둘레 사람들


다들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얻어 온 나무가 제법 많았습니다. 

쓰고 남은 나무 조각이라 따로 자를 필요가 없어 좋습니다.


오후에는 학교 앞 이층 집에 사는 성우 아저씨께 나무를 얻었습니다.

집에 쓸 만한 나무가 있으니 오라고 하셨습니다.


생태관에서 리어카를 빌려 아저씨 댁으로 갔습니다.

너른 아저씨 댁 마당 곳곳에 공사장에서 쓰는 파레트가 널려있었습니다.

파레트 가져가고 주변 정리를 부탁하셨습니다.


마침 동네 하수관 공사하시는 아저씨들이 성우 아저씨 댁 뒤뜰에서 불을 쬐고 계셨습니다.

주변에 흩어진 나무조각들로 말이지요.

이준화 선생님이 자루에 담은 나무 토막 몇 개를 드렸습니다.

부족했는지 한 아저씨가 성우 아저씨네 파레트를 하나 가져다가 부셔서 불에 넣으셨습니다.


'아이고 저거 우리 건데' 

공짜로 얻은 썩은 나무에도 욕심났습니다.


파레트를 도서관 옆에 쌓고 파란 천막을 씌어두었습니다.


오늘 얻은 나무로 도서관 난로에 불을 넣었습니다.

난롯가에 앉아 아이들과 과자를 나눠먹었습니다.

은우가 언니 오빠들 먹고 남은 과자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모습을 가만히 보았습니다.


"아빠는 나무 줍고 은우는 과자 주워 먹고 우리는 거지 부녀다."


추동에서 맞는 세번째 겨울입니다.

'올해 겨울은 땔감은 어쩌나?' 고민하면 어디선가 나무가 생겼습니다.

첫 해 겨울에는 송반장님과 광옥이 아저씨께서 한차 해주셨고

이듬해는 생태관 전지작업하고 남은 나무 얻었고

올해는 동네 곳곳에 버려진 나무를 주었습니다.


애쓰지 않고 얻은 열매처럼 거저 얻은 나무로 도서관을 데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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