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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꼭대기’는 띄는 이유 - 관형사냐 접두사냐에 따라 달라져 -

작성자梁基成|작성시간20.08.04|조회수562 목록 댓글 0

‘맨 꼭대기’는 띄는 이유
- 관형사냐 접두사냐에 따라 달라져 -


우리말을 잘 알려면 동사와 형용사 등 품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합니다.


품사에 따라서 활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알맞다’와 ‘걸맞다’는 형용사입니다. 따라서 ‘알맞다’와 ‘걸맞다’를 “나에게 알맞는 액세서리 찾기” 또는 “5G시대에 걸맞는 디지털 광고를 선보인다”로 쓸 수 없습니다. ‘ -는’은 ‘웃는’, ‘먹는’, ‘삼는’처럼 동사에는 붙을 수 있지만, ‘슬프는’이나 ‘아름답는’처럼 형용사에는 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때문’은 의존명사로서 혼자서는 쓰이지 못하고, ‘이 때문(그 때문)’처럼 반드시 그 앞에 다른 말이 와야 합니다. 따라서“…라고 말했다.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같은 문장은 비문입니다. “…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처럼 써야 바른 문장이 됩니다.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 분들은 덜컥 겁부터 날지 모르지만, 사실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닙니다. 다만 처음 듣다 보니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가끔 우리말의 품사를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아주 쉽게요.


이번 호에서는 우리말 중 접두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접두사接頭辭는 한자말 그대로 어떤 낱말 앞[頭]에 붙어서[接] ‘의미를 첨가’하나 ‘다른 낱말을 만드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풋사과’나 ‘풋고추’를 보면 ’사과’와 ‘고추’ 앞에 ‘풋’이 붙어서 “사과는 사과인데, 덜 익은 사과”, “고추는 고추이되 덜 여문 고추”를 나타냅니다. 즉 ‘풋’은 “‘처음 나온’ 또는 ‘덜익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입니다. 또한 ‘풋내기’라는 말에서 보듯이 ‘풋’은 “‘미숙한’, ‘깊지 않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기도 합니다.


또 ‘들끓다’라는 말을 보면 ‘끓다’ 앞에 ‘들’이 붙으면서 ‘끓다(액체가 몹시 뜨거워져서 소리를 내면서 거품이 솟아오르다)’의 의미가 사라져 “한곳에 여럿이 많이 모여 수선스럽게 움직이다”라거나 “기쁨·감격·증오 따위의 심리 현상이 고조되다”라는 다른 뜻으로 변했습니다.

접두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접두사와 글꼴이 같은 ‘관형사(체언 앞에 놓여서, 그 체언의 내용을 자세히 꾸며 주는 품사. 뒤에 오는 말과 반드시 띄어 씀)’가 많아 띄어쓰기에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거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새’가 “이미 있던 것이 아니라 처음 마련하거나 다시 생겨난” 또는 “사용하거나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한”을 뜻할 때는 관형사가 됩니다. 그래서 ‘새 옷’이나 ‘새 신’은 띄어 써야 합니다.


하지만 ‘새’가 앞의 뜻을 갖지 않은 채 어떤 낱말의 앞에 온다면 그것은 붙여 쓰는 접두사입니다. ‘새빨갛다’처럼요. 관형사 ‘새’와 접두사 ‘새’는 ‘새 집’과 ‘새집’으로 확연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지어 아무도 산 적이 없는 집은 띄어 쓰는 ‘새 집’이지만, 이미 누가 살던 집으로 이사 가면서 쓰는 말은 붙여 쓰는 ‘새집’입니다. 지은 지 오래된 집이라도, 이사를 가는 사람은 ‘새집으로 이사 간다’고 하지 ‘헌 집’으로 이사 간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새신랑’, ‘새색시’의 ‘새’ 역시 접두사입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은 그것이 두 번째 결혼이든 세 번째 결혼이든 무조건 ‘새신랑’, ‘새색시’입니다. 우스갯소리로 ‘헌신랑’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만, 본래 우리 말에 그런 낱말은 없습니다.


‘새’ 외에 관형사와 접두사로 두루 쓰이는 말은 의외로 많습니다. ‘맨’도 그러한데요, “더 할 수 없을 정도나 경지에 있음”을 나타내 ‘맨 처음’, ‘맨 꼭대기’, ‘맨 먼저’ 등으로 쓸 때는 관형사이고, “다른 것이 없는”의 뜻을 더하여 ‘맨땅’, ‘맨발’, ‘맨주먹’ 등으로 쓸 때는 접두사랍니다.


그 밖에 ‘첫’이나 ‘한’ 등도 관형사와 접두사로 쓰여 ‘첫 만남’은 띄어 쓰고 ‘첫인상’은 붙여 쓰며, ‘대나무 한 마디’의 ‘한 마디’는 띄어 쓰고 ‘말 한마디 거들다’에서 ‘한마디’는 붙여 씁니다.


글 / 엄민용, 저서 <나도 건방진 우리말 달인> 등, 올바른 글쓰기 강사로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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