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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권리 / 공영구

작성자야웅|작성시간26.06.12|조회수1 목록 댓글 0

쉴 권리

 

공영구

 

 

나이도 잊은 채 마냥 청춘인줄 알고

한 일주일 몸을 혹사 시켰다

 

 

온몸에 땀이 흠뻑 젖던 날

어지럼증으로 오줌을 애써 참으면서

와불마냥 말없이 누워 있었다

 

 

깜빡하는 사이

 

 

굵직한 의사의 바리톤 한마디

"격하게 일하셨나 봐요

한 일 주일쯤 푹 쉬라는 경고입니다"

 

 

포도도 손질해야 하는데 잠은 안 오고

삼추에 물 주어야 하는데 잠은 안 오고

고추는 잠잘 건데 나는 잠이 안 오고

 

 

쉬어야 하는데

 

 

푹 쉬어야 하는데

잡다한 것들도 너무 소중해 보이고

떨어지는 링거 한 방울이 금쪽같이 보인다

 

 

<시집 '내가 만약 봄이라면(2025년 9월, 문학의 전당)' 16~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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