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오만과 편견(1)
플라톤(Plato. 427-347 B.C.)은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문학의 대명사로 영국의 셰익스피어(전집 40권)가 있듯이, 철학의 대명사가 그리스의 플라톤(전집 43권)이다. 특히 문학과 철학(문학평론 포함)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임을 마크 에드먼드슨은 「문학과 철학의 논쟁」에서 잘 그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플라톤의 이데아설은 철학의 실체이자 동시에 기초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소피스트를 물리친 공적으로 유명한데, 오쇼 나즈니쉬가 서양의 붓다로 지명한 헤라클레이토스(만물은 변화한다)보다는 파르메니데스(만물은 고정불변함)에 영향을 받았다.
더 나아가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에, 그 당시 선진국이었던 이집트로 건너가서 세 가지 영혼(카, 쿠, 바)에서 영원불멸의 카(Ka)에 영향을 받아서 이데아설을 설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칼 융이 서문을 쓴 「티벳트의 사자의 서」에서, 중엄신(죽은자가 환생하는 과정의 몸)과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체설(죽은 자의 영혼이 천정위에서 내려다봄)과 관련된 바(Ba. 새의 머리를 가진 영혼)가 있다.
플라톤이 제시한 영혼의 세 가지 모습으로서, 한 명의 마부와 두 마리의 말(천상으로 가려는 좋은 말과 지상으로 내려가려는 나쁜 말)의 모습도, 아마 이집트 세 가지 영혼을 다룬「이집트의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인간적인 플라톤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낸 대화편(43권) 중에서, 「편지들」에서 솔직 담백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다른 대화편은 소위 「희곡」장르로서 주제가 덕(용기와 사랑 등)인데, 「편지들」에서는 수필의 형식으로 쓰여 있다. 특히 플라톤은 「편지들」에서 몇가지 중요한 내용을 제안하였다. 아폴로신을 모시는 델포이 신전(파르낫소스산에 아폴로와 9명의 뮤즈들이 거주함)에 쓰여진 유명한 말, 또한 소크라테스가 선언한 말로서 잘 알려진 “Know thyself.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신이 인간에게 하는 인사말 치고는 그럴듯하다고 평하였다.
또한 플라톤이 60세에 제2차 시칠리아섬(그 당시는 이탈리아가 아닌 그리스의 속국임)을 방문하기 전에, 이상적인 철인왕을 내세운「국가」(플라톤의 18%의 분량임)를 썼으나, 이상국가로서 실패한 모델이었다. 아테네 영웅 페리클레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스파르타와의 30년 전쟁)에서 실패하였듯이, 이상적인 국가의 모델로서 제시하였던 이상적인 철인정치가인 시칠리아섬의 디오니시오스왕(카르타고의 침입을 막아낸 영웅임)에 대한 실망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결국 제2차 방문 후에 마지막 대화편인 「법률」(아마도 플라톤의 20%이상의 분량임)로서 이상국가를 접고 현실국가를 설파한 것이다.
철학자 플라톤의 사상과 과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간단히 비교하여 보면, 이상세계와 현실세계로 나눌 수 있다. 이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중간에 4차원의 세계를 둔다면, 플라톤의 이데아에서 철학자, 장인, 화가, 시인(문학자)로 나눌 수 있다. 물론 플라톤은 철학자를 넣지 않은 이유는 철학자가 다른 이데아의 모방자들(장인, 화가, 시인)이 ‘의자’를 만들고 그리고 쓴 사람들보다 더 우수하다고 하였다면, 소크라테스가 나는 모르지만 한 수 가르쳐준다는 산파술에서 보면 , 금방 거짓 사상가(소피스트)로 지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플라톤이 제시한 모방의 세계(혹은 그림자 세계 혹은 현실세계)는 이상세계인 이데아세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철학자는 4차원의 철학세계를 이해하고, 장인은 3차원의 철학세계를 이해하며, 계속해서 화가는 2차원의 철학세계 그리고 문학자는 1차원의 모방 재현의 철학세계를 제시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현실세계의 문학 다음에 아이디어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데아의 철학세계와는 거꾸로 문학이 4차원의 과학세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림(화가)이 3차원의 과학세계를, 의자를 만드는 장인은 2차원의 과학세계를 나타내고, 이데아와 가장 가까운 철학자는 1차원의 과학세계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실제로 플라톤의 이데아세계를 부정하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이디어의 세계만이 유일한 세계임을 주장하였다. 플라톤의 오만과 편견은 이상세계인 이데아의 세계를 철학자는 이데아 상기설이라고 하여, 모방재현이 아니라 이데아를 그대로 가져와서 이상세계를 펼치는 철학자를 이상화한 그의 대화편들이 제공하는 허구이다. 칼 융이 제시한 원형과 마찬가지로 플라톤의 이데아도 보이지 않는 세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원형적 이미지나 이데아적 이미지만이 우리가 인식가능한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톤의 편견은 이데아가 보이지 않고, 이데아적 이미지만이 인식가능한데도, 이미지(이데아적 이미지 포함)를 무조건 거부하고 있으며, 따라서 현실세계는 동굴의 세계와 같이 그림자의 세계(이데아의 그림자 혹은 이데아의 이미지)로 부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플라톤의 현실세계를 그리는 「법률」은 거부하고 있으며, 이상세계를 그리는 「국가」가 오히려 더 칭송받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있음을 볼 때, 신화의 세계와 가까운 「국가」가 더욱 고달픈 현실에 더 휴머니즘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법률이 현실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국가에서 제시한 내용은 오히려 사고에서 자율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라톤의 대화편들은, 허무주의자인 고르기아스의 웅변술을 제시한 「고르기아스」, 페라클레스의 추도연설(국가에서 문학자를 퇴출하라는 내용도 가짐)를 조롱하는 「메넥세노스」, 가장 짦은 내용이지만 가장 난해한 논리를 가진 「리시스」, 어원학을 제공하고 천체들(태양과 달과 별 포함)을 신으로 보았다는 「크라튈로스」, 잘못된 천동설에 바탕을 둔 우주론인 「티마이오스」를, 이데아의 모습이 현실의 세계를 모방한 것을 그린 「파이드로스」, 그리고 방대한 저작인 「국가」와 「법률」을 통하여, 덕(용기 포함)과 이데아 세계를 통한 사유의 자율성을 제공하는 저작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