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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잘쪼잘 수다방

갑작스런 퇴직 후.

작성자다시시작해야|작성시간25.02.05|조회수636 목록 댓글 7

재작년부터 회사사정이 나빠지면서
희망퇴직을 받았어요.

물론 쓸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직 집대출도 남았고
아이도 이제 중학생되고 사교육비 많이 들고하니
희망퇴직은 정년앞두신 선배들의 몫이라 생각했어요.

근데 전국지사를 통폐합하면서
인사이동이 있었어요.
근데 저만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버렸습니다. 그것도 팀장에서 팀원으로요.

20년 가까이 일해서
내 삶의 일부같은 회사였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업무능력도 인정받고 있었거든요..

충격이 심했고 회사에 대한 서운함도 컸구요.
왜 나만? 사내정치를 안해서?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부당 전배에 대해 함께 목소리 내어주는 동료들도 있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고심끝에
곧 사춘기오는 아이도 케어가 안될 것이고
신랑도 퇴사를 권하여
퇴직금 약 3년치를 받고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퇴직금 수령 후 일부 대출을 갚고
그동안 시댁에 아이 부탁드렸기에
어머님께 감사표시드리고
살림하고 지낸지 두달 다 되어가는데요..

너무 불안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걱정 사서하는 제 성격탓도 있겠지만
어렸을때 너무 가난해서 기초수급자였기에
고등학교 졸업 후 취직해서 학비 모아 대학가고
알콜중독자 부모님 생활비 병원비 대가며
악착같이 살다가
부모님 돌아가시고 고아가 되고 난 후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일해왔으니
그동안 부지런한 삶을 산 제 스스로 대견하고
고생했다고 생각해도 되는데...

불안이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처럼
하루 아침에 출근할 곳도 없어지고 하니 허무함이 몰려오더라구요.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많으니(원래 또 내성적)
집에 살림도 손에 안잡히고..돈 벌다가 돈벌어오는거 쓰려니 눈치도 스스로 보게되고..밖에 나가면 다 돈이고..

무기력하게 있는 나날들이 많아요...
고향이 여기가 아니라 친구도 없고..
친언니 한 명도 알콜중독자로 연락두절된지 한참 되었구요..


신랑도 이번기회에 좀 쉬면서 실업급여 받으며
학부때 따놓은 자격증으로 해당 직렬 공무원 공부 해보라고 권해서 시작은 했는데요.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낮에 무기력하게 있고,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고 불면증도 생겼어요.

무엇도 손에 안잡히고 허무한 생각이 많이 들어요...

비슷한 일 겪으신 분들 마음 어떻게 추스리셨는지
궁금합니다...
힘을 좀...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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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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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건강합시다. | 작성시간 25.02.05 new 열심히 살아오셨으니 당분간은 맘편히 좀 쉬시라 얘기하고 싶은데
    벌써 시작하셨다니이왕 시작하신 공부 빡세게 해보세요
    기본 성실함 있고 이렇게 간절한데 안될게 머 있겠습니까~ 자격증 말씀하시는거보니 기술직같은데
    기술직은 그나마 행정직보단 수월해요
    저도 마흔넘어 공부해서 발령받았어요
    님도 많아야 40좀 넘었을거 같은데
    충분히 할수 있습니다 화이팅하세요~
  • 작성자복어낭자 | 작성시간 25.02.05 new 제가 그랬어요.
    12년 다니던 은행이었는데 계속 유산을 하니 신랑이나 시댁이나 눈치를 주기도 하고 직장내에서도 그렇구요. 신랑보다 월급도 훨씬 더 많음요
    남편 출근하고나면 9시ㅡ2시 시간이 멈춘듯 하고 신랑은 이직 직후라 9시 다되야 오고ᆢ
    미칠것 같아서 집밖을 나가기 시작했어요.
    신천을 이어폰 꽂고 한시간 두시간 걷기도 하고 걸어서 일부러 칠성시장도 가고ᆢ
    그러다 문화센터 알게되서 배우고 싶던거 하나둘 배우고 그랬어요.혼자 앞산도 다니기 시작하구요. 어렵게 힘겹게 커오셨으니 배우고 싶은게 뭔지 하고싶은게 뭔지 잘생각해보시고 천천히 시작해보셔요.오전 햇볕이 좋데요
  • 작성자러브마카롱♡ | 작성시간 25.02.05 new 그마음이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저랑 성격이 비슷하신거 같아요. 딱히 제가 조언을 드릴 입장은 못되지만 분명 더 좋은기회가 찾아올거예요~
  • 작성자핑크 | 작성시간 07:50 new 그동안 수고 하셨으니 충분히 쉬시면서
    열심히 또 도전하심 되지요.
    긴인생중 충전의 시간이라 칭하고..
    지금을 즐기셔요.
    본인에게 자꾸 되뇌어주셔요.
  • 작성자영원한맘 | 작성시간 11:52 new 우선 한직장에 꾸준히 일하신 성실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저는 한곳에 오래 못 있다보니 자주 바꾸고 또 배움에 대한 욕심은 있어 이것 저것 배우고 자격증도 땄는데요..
    지금은 일 잠깐하다 쉬고 있는데,,
    지금껏 열심히 살아오셨으니까 잠깐 쉬어주는것도 본인을 위해서 좋을것 같아요
    운동도 하고 책도 읽으시고 집에는 되도록 있지말고 밖에 나가시는걸 추천드려요.. 그러면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떠오르지않을까요..
    급하게 생각하지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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