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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잘쪼잘 수다방

갑작스런 퇴직 후.

작성자다시시작해야|작성시간25.02.05|조회수700 목록 댓글 7

재작년부터 회사사정이 나빠지면서
희망퇴직을 받았어요.

물론 쓸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직 집대출도 남았고
아이도 이제 중학생되고 사교육비 많이 들고하니
희망퇴직은 정년앞두신 선배들의 몫이라 생각했어요.

근데 전국지사를 통폐합하면서
인사이동이 있었어요.
근데 저만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버렸습니다. 그것도 팀장에서 팀원으로요.

20년 가까이 일해서
내 삶의 일부같은 회사였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업무능력도 인정받고 있었거든요..

충격이 심했고 회사에 대한 서운함도 컸구요.
왜 나만? 사내정치를 안해서?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부당 전배에 대해 함께 목소리 내어주는 동료들도 있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고심끝에
곧 사춘기오는 아이도 케어가 안될 것이고
신랑도 퇴사를 권하여
퇴직금 약 3년치를 받고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퇴직금 수령 후 일부 대출을 갚고
그동안 시댁에 아이 부탁드렸기에
어머님께 감사표시드리고
살림하고 지낸지 두달 다 되어가는데요..

너무 불안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걱정 사서하는 제 성격탓도 있겠지만
어렸을때 너무 가난해서 기초수급자였기에
고등학교 졸업 후 취직해서 학비 모아 대학가고
알콜중독자 부모님 생활비 병원비 대가며
악착같이 살다가
부모님 돌아가시고 고아가 되고 난 후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일해왔으니
그동안 부지런한 삶을 산 제 스스로 대견하고
고생했다고 생각해도 되는데...

불안이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처럼
하루 아침에 출근할 곳도 없어지고 하니 허무함이 몰려오더라구요.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많으니(원래 또 내성적)
집에 살림도 손에 안잡히고..돈 벌다가 돈벌어오는거 쓰려니 눈치도 스스로 보게되고..밖에 나가면 다 돈이고..

무기력하게 있는 나날들이 많아요...
고향이 여기가 아니라 친구도 없고..
친언니 한 명도 알콜중독자로 연락두절된지 한참 되었구요..


신랑도 이번기회에 좀 쉬면서 실업급여 받으며
학부때 따놓은 자격증으로 해당 직렬 공무원 공부 해보라고 권해서 시작은 했는데요.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낮에 무기력하게 있고,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고 불면증도 생겼어요.

무엇도 손에 안잡히고 허무한 생각이 많이 들어요...

비슷한 일 겪으신 분들 마음 어떻게 추스리셨는지
궁금합니다...
힘을 좀...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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