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현진건 문학상 ♣

제8 회 청소년문학상 심사평

작성자현진건문학상운영위원회|작성시간19.10.08|조회수425 목록 댓글 0

8회 현진건 청소년문학상 심사평

 

 

작품 수준 전반적으로 향상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현진건 청소년문학상은 작년부터 작품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국 단위로 모집했다. 예상한 대로 응모작품 수도 많아졌고 수준도 훨씬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들어든 67명이 응모했는데, 작년과 마찬가지로 심사위원 4명이 각각 16, 17편씩을 나눠 읽고 3, 4편을 본심에 올리기로 했다. 그 결과 총 12편이 본심에 올랐다. 본심에 오른 응모작을 다시 돌려 읽은 뒤 최종 7편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았다.


‘87퍼센트는 뇌의 양에 따라 지능, 운동 신경, 성실함과 사회성이 결정된다는 소재의 발상이 청소년답고 참신하다. 장래희망이 농구선수인 소년은 30퍼센트의 뇌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마이클 조던도 37퍼센트의 뇌를 가지고 태어났다는데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나 조던의 뇌가 실은 87퍼센트라는 걸 알고 절망하는 대목에서는 스르르 웃음이 나오고, 은밀히 좋아했던 육상선수 소녀에게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뒷부분에서는 애잔함이 묻어난다. 그 어떤 노력보다 정신적 아픔이 뇌를 성장시킨다는 주제 역시 깜찍하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대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가로등이 비추는 곳은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다. 다리에 화상자국이 있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민지에게, 타인의 시선 탓으로 방관자적 태도를 취해야만 하는 주인공의 안타까움과 연민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고양이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주인공과 민지의 정신적 교감 역시 공감하지만 전반적인 작품의 톤이 어둡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바다로 가는 길은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주인공이 그 아픔을 극복하고자 바닷길 투어를 한다는 일종의 여로소설이다. 투어 중, 역시 아내를 잃은 아픔을 지닌 사내와 교감하면서 인간적 유대관계를 맺는데서 작가의 건강한 주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도 구조가 도시적이고 문장이 다소 거칠다는 아쉬움이 있다.


돌멩이의 자리는 앞에서 언급한 가로등이 비추는 곳처럼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다. 김돌멩을 중심으로 부정적 인물 최정, 긍정적 인물 선우, 그 사이에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와의 인간관계를 조명하고 있는데 재미있게 읽히나 문장의 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Mrs. 로즈는 한 폭의 아름답고 애잔한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구성이 안정되어 있고 문장도 깔끔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결정적 흠은 청소년다운 패기와 모험이 결여되어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이 작가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정진해주면 좋겠다. ‘똥파리는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문장이 거칠고 사고가 얕다. ‘크리스마스 드림은 혼자 사는 주인공이 크리스마스 전날 무료하게 보내다가 우연히 연락한 대학 동기의 꾐에 빠진다는 내용인데, 외로움이라는 주제가 상투적이고 구성이 도시적이라는 흠결을 가지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위의 7편을 두고 장시간 논의 끝에 참신성을 갖춘 ‘87퍼센트를 대상, 세련된 문장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가로등이 비추는 곳을 금상, 건강한 주제의식을 가진 바다로 가는 길을 은상, 인간관계를 잘 포착한 김돌멩의 자리를 동상, 이하 나머지 세 작품을 가작으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수상한 작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이번에 선에 들지 못한 모든 응모자에게는 격려의 박수와 함께 꾸준한 정진을 부탁한다.

심사위원 이연주(소설가), 이규성(소설가), 서유진(소설가), 이화정(소설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