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오월을 일러,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온갖 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시절 오월에/ 내 가슴 속에서도 사랑은 눈을 떴소/
온갖 새가 노래하는 사랑의 시절 오월에/사랑을 참다못해 나는 임께 나는 하소연 했소…’
하이네의 시(詩) ‘사랑하는 오월에’의 한 대목이다.
기타무라 다노(北村太朗)은 ‘오월은 잘 닦아진 녹색의 귀걸이’라고 했고,
피천득은 오월을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무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고 했고,
정비석이 ‘청춘산맥’에서 ‘오월에 꾸는 꿈은 그것이 아무리 고달픈 꿈이라도
사랑의 꿈이 아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월에는 유달리 사랑을 나누는 날이 많다.
부처님 오신날(3일), 어린이 날(5일), 어버이 날(8일), 입양의 날(11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8일), 부부의 날(21일), 등... 모두가 특별한 의미가 있고,
아가페(agape)적이든 에로스(Eros)적이든 사랑의 나눔이 필요한 날들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나, 나는「사랑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다.
성경에는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으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설파한 사랑의 교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오월이다.
시인 유화중이 말한 것처럼 “하늘에는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물 속에는 물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는 수많은 '남'이 있다.”
내 안에 있는 남(他者)은 순전한 남이 아니라 나의 남이다.
가족, 친척, 친구, 이웃, 동료, 일체 사물까지도 나의 남이며 내 곁에 있는 남의 일원이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인간과 만물은 마치 한 그루의 나무에서 뻗어 나온 뿌리요 줄기이며
잎들과 같은 것인데, 같은 줄기에서 나온 잎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다투는 일,
오른손이 왼손보다 더 많이 갖겠다고 경쟁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부질없는 일이며,
어리석기까지 한 일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곧 자기 사랑이라는 승화된 정신!
'내' 주위에 대한 따뜻한 도움의 눈길과 손길!
"당신이 먼저입니다" 라고 생각하는 겸양의 자세,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배려와 공명의 마음!
'당신'의 환란과 곤궁을 차마 볼 수 없다(不忍之心)는 연민의 정!
당신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함께 하고 싶은 애틋한 관심과 유대(紐帶)의 감정!
흐트러지고 갈라진 관계가 하나되는 아름다운 신뢰의 회복!
남을 위하여 자기를 낮추고 죽이는 사랑의 희생!
이기적 모습에서 이웃을 향한 베풂과 섬김으로의 신앙의 실천!
현실만 바라보는 암울한 상황에서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보는 소망의 믿음!
이런 것들이 서로간 교류하며 흘러 넘칠 때,
사랑의 달, 오월은 자연의 풍성한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더욱 찬란하고 축복된 삶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계절의 여왕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