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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문학이란 무엇인가

작성자정병철|작성시간04.10.11|조회수14 목록 댓글 0

 문학(文學)이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이고, 문학을 지향하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느 때 한 번쯤은 규명을 해야 한다고 틈날 때마다 생각을 했다. 이 질문은 나에게 상당히 과분한 질문이고 의미심장한 것으로 향후의 시간과 방향을 결정하는 길이기도 하다.
 문학은 일종의 유희의 장소이다. 진지했지만 허수룩하기 짝이 없던 지난 시절, 허탈하기 짝이 없는 삶의 모든 몸부림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위해 번연히 모든 걸 던져야 하는 시간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의 끝이 없음.
 성격의 문제도 없지 않다. 뭔가 내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내야 풀리는 직성, 끝없는 지적 호기심, 상상력에 대한 호감, 결코 살아 생전에는 도달 할 수 없을 것 같은 정신의 경지에 대한 동경..., 혼자만의 세계를 구축함으로서 세상을 내려다보고픈 의지, 마구 휘둘리고 싶지 않는 강렬한 자의식 등은 이 모두를 안으로 소화하고 늘 새로운 눈으로 미래를 맞이하는데 있어 문학만큼 훌륭하고, 견실하며, 심미적인 도구가 없었다.
 모든 존재하는 현상과 사물에 대한 제반 세계에 대해 거침없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적은 가슴 안에 전 우주를 삼킬 수 있는 열정, 무언가에 한없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단 한 번뿐인 삶을 불쏘시개로서 활활 태울 수 있다는 것은 여간해서 찾기 힘든 기회였다.
 한 번 본 것이라도 전생에 마지막인 것처럼 안타깝게 붙들며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작은 위로가 되게 하고, 놓치면 그만인 모든 살아있음의 허망함을 달래주며, 잔잔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게 함으로서 전 존재의 제자리를 겸허하게 가늠할 줄도 알게 하고, 늘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며 인내의 미덕과 시간의 광폭한 서슬을 수용하게 하는 지극히 자애롭고 겸손한 나무처럼 세상의 한 귀퉁이에서조차도 의미를 잃거나 퇴색하지 않으며, 갈수록 오히려 푸르러가는 고목처럼 문학은 나에게 신념을 더해주고 지켜주는데 손색이 없다.
 그런 문학에 대해 난 절대적으로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 하나의 희미하지만 존재로서 손색이 없겠끔 살아있는 동안까지는 그 역할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나를 위하지만 더불어 빛과 열매를 나눌 수 있다면, 누군가 다행스럽게도 손길을 뻗친다면 주저없이 나누는 과정들이 되어야 한다.
 동반자적인 친구인 동시에 절대적으로 신뢰를 보내는 내 삶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은신처이고 보호처가 되는 까닭에 문학에 바쳐지는 모든 의미로운 행위 외의 행동이나 실천은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되며, 이것은 역으로 군더더기 하나 따로이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성실함과 엄숙함을 요구한다.
 그래서 난 항상 나일수 있고, 세상을 이루는 많은 의미들처럼 하나의 색깔 있고 개성 있게, 이 세상을 창조했을 그 창조주의 뜻에 충만하게 합일하는 밝은 빛으로서 나서고자 하기 때문에 조금도 어색하거나 부끄러움 없이 덤덤하게 그러나 결코 삶의 생명성의 희미한 끈을 결코 놓지 않는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지나간 시간이나 앞으로의 시간들은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진지한 것이며 길을 걸어갈 때 수백미터도 더 곧게 뻗은 가로수 외길을 천천히 지나가는 것처럼 걸어가야 할 문학이고, 내 인생이다. (200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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