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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별......

작성자홍빈|작성시간05.07.06|조회수114 목록 댓글 1

푸른 별  

 

                                        김용락  

안마당 
무더운 한여름 밤이 빛을 틔워가면 
타작 막 끝낸 보리 북더기 위에서 
개머루 바랭이 쇠비름 똥덤불가시풀들이 
서로의 몸을 비비며 
마지막 남은 목숨 모기불 만들기에 한창입니다 
피어 오르는 연기 너머로 
초저녁 샛별이 뜨고 
연기 맵고 모기 극성스러울수록 
울양대 넌출 세상 수심 
보릿대궁 한숨소리 깊어갈수록 
별은 더욱 깊어 푸르러갑니다 
올 여린 멍석 위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옛이야기에 취하다 보면 
어느덧 
아버지의 야윈 어깨에 위로 걸리는 초생달이 
밤이슬에 반짝이고 
달맞이꽃 개울물에 목욕 갔던 
누나들의 발짝 소리가 
쿵쿵 좁은 골목길을 흔듭니다 
나는 할머니 이야기의 숨결을 마저 이으려 
안간힘을 쓰다가 못내 잠이 들면 
"밤이슬 은 몸에 해롭다. 
방에 들어가 자그래이" 
나는 누군가의 포근한 품에 안겨 어디론가 가고 
내 누웠던 그 자리엔 
덩그러이 별 하나 떨어져 누워 있지요. 
나는 푸른 별이지요 
풀물 배어나오듯 
미칠 그리움과 설움으로 익어온 
나의 시도 푸른 별이지요 


*시를 읽노라면 시골 추억이 없더라도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느낌입다. 

올 여름 휴가는 어디로 떠나십니까? 해마다 세워 놓고는 못가고, 아니, “가지 않고”가 맞을지 모릅니다. 

  이 핑게 저 핑게 대고 나면 한 여름이 훌쩍 떠나버리고 말았었습니다. 

  아마 올해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런지……. 방학이라 주제 넘게 잔뜩 책을 주문해 놓고 이걸 읽을까, 저걸 읽을까 들었다 놨다 해가며 장마 더위를 넘기고 있습니다. 
  바캉스(Vacances)란 프랑스어로 휴가인데 단수가 아니라 복수입니다. 

  “텅빈 공백”이라고 한 가지만 비우지 않고 많은 것을 텅 비운다는 뜻입다. 

  세상만사 다 잊고 즐기는 것이지요. 

  쑥 냄새 진하게 풍기는 모깃불 피워 놓고 딥 임펙트가 벌인 우주 쑈의 아직도 잔해가 남았나 대나무 와상에서 하늘 쳐다보는 그런 휴가는 어떨런지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슬이 그리움처럼 맺혀지는 한 여름 밤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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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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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곰탱이 | 작성시간 05.07.06 어찌 글이 찡하다 ,그리움을 환희로 승화시킬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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