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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양식을 비같이(출애굽기 16:2-15)

작성자자료창고|작성시간26.06.18|조회수29 목록 댓글 0

하늘 양식을 비같이”

 

□ 출애굽기 16:2-15 □

박동현 (장로회신학대학교・구약학)

겨레의 큰 명절 가운데 하나인 한가윗날을 닷새 앞둔 이 주일날 우리는 개역한글판 출애굽기16장4절에 들어 있는 표현, "하늘에서 양식을 비 같이 내리리니"를 제목으로 삼고 출애굽기16장2절-15절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려는 바가 무엇인지 귀담아 들어보기로 한다.

본문 범위 설정의 문제

출애굽기 16장1절은 16장에 기록된 사건이 일어난 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준다.  곧 15장27절에서 이스라엘이 머물렀던 엘림과 19장 1절에서 이스라엘이 다다른 시내산 사이에 있는 신 광야가 그 곳인데, 조금 더 정확히는 17장1절에 나오는 르비딤에 이르기 전 신 광야의 어느 곳이다.

장소에 대해 알려주는 이런 구절들을 기준으로 보면, 16장 전체가 하나의 단락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16장은 또한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알려주는 1절에 뒤이어 2절-3절은 백성들이 원망하는 모습과 말을 담고 있다.

이에 야훼께서 이스라엘에게 만나와 - 만나라는 이름은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15절에서야, 한글개역판에서 31절에서야 나오지만 편의상 미리 그 말을 쓰기로 한다 - 메추라기를 주시겠다 말씀하시는 내용이 담긴 4절-12절에는 야훼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4절-5절), 모세와 아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말(6절-7절),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말(8절), 모세가 아론에게 부탁한 말(9절), 아론이 그 부탁을 따를 때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난 것(10절), 다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11절-12절)이 들어 있다.

13절-14절은 메추라기와 만나가 내린 것을 묘사하고 15절-16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만나에 대해서 묻고 모세가 답한 내용을 소개한다. 17절-18절은 모세의 말대로 백성이 만나를 거두어들임을 말하고, 19절에서 모세가 새로운 명령을 내리나 20절에서 백성들이 이를 따르지 아니한다.

21절은 만나가 햇빛에 스러짐을 말하고 22절-30절은 안식일과 관련하여 만나를 거두어들이고 보관하는 문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31절에서는 만나의 이름과 맛에 대해 말하고, 32절-34절은 만나 한 오멜을 항아리 속에 간수하는 문제를 다루고, 35절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만나를 먹은 기간을 밝히고, 마지막36절은 오멜이라는 됫박의 용량에 대해 알려준다.

이처럼 16장 첫 절부터 마지막 절까지 그 내용이 죽 이어진다. 15절과 16절도 백성의 물음에 대해 모세가 답하는 내용이 이어지는 것이어서 이 두 절 사이를 끊는 것은 그리 좋지 못하다.

아마도 정해진 예배시간 안에서 길게 설교본문을 잡기보다는 기본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앞부분만 설교본문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할 때, 16절에서 모세가 야훼의 명령을 인용하고 있기에 이를 모세 자신의 말이 나오는 15절과 구별해볼 수는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고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출애굽기16장이 출애굽기에서 차지하는 자리

출애굽기는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히브리 사람들이 애굽을 떠나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알려주는 1장-12장36절과 애굽을 떠난 이후의 일을 알려주는 12장37절-40장까지의 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2장37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라암셋을 출발하여 숙곳에 다다랐다. 주로 무교절에 대한 말씀이 들어 있는 13장을 거쳐 14장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은 홍해를 마른땅으로 건너게 하시고 뒤쫓아온 애굽군대는 바닷물에 빠져 죽게 하신다. 그 다음 15장1절-21절에서 한편으로는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한편으로는 미리암과 여인들이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찬송을 드린다. 뒤이어 22절-26절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마라의 쓴 물을 단물로 바꾸신 사건에 대해 말해 준다. 마지막 절 27절에서 이스라엘은 엘림에 이르러 진을 친다. 16장은 엘림을 떠나 신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게 된 것을 알려준다.

 17장에서는 르비딤에서 다시 마실 물이 없다고 불평하는 백성에게 모세가 바위를 지팡이로 쳐서 물을 내고, 여호수아가 이끈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말렉 사람과 싸워 이긴다. 18장에서 모세는 장인의 권유를 따라 백성 가운데서 십부장, 오십부장, 백부장, 천부장 같은 중간지도자를 세우고, 19장에서 이스라엘은 마침내 시내산 기슭에 이른다. 19장부터 민수기10장 앞부분까지에는 시내산 기슭에서 일어난 바가 길게 적혀 있다.

이리하여 오늘 본문이 들어 있는 16장은 이스라엘이 애굽을 떠나 홍해를 건넌 다음 시내산에 이르기 전, 처음으로 광야 길을 가게 되었을 때 겪었던 세 가지 어려움 가운데 하나를 보여 준다. 다름 아니라, 배고픔이 그것이다. 다른 두 가지 어려움은 15장22절-26절에서 알 수 있었던 목마름과 17장의 르비딤 전쟁에서 알 수 있는, 적의 위협이었다.

홍해에서 야훼 하나님의 놀라우신 개입으로 적군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엄청난 경험을 한 이스라엘이지만,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한 광야 길에서 닥친 목마름은 참기 힘들어, 이들은 마라에서 마실 수 없는 쓴 물만 보게 되자 모세에게 투덜대기 시작하였고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시켜 그 물이 단물로 되도록 하셨다. 그리하여 광야생활의 첫 어려움은 해결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고픔의 문제를 두고 투덜대기 시작한 것이고 그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는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기로 하신 것이다.

본문사역

일러두기:

될 수 있으면 히브리어 본문의 낱말 순서와 말투를 살리기 위해서 때때로 우리 말투에는 맞지 않을지라도 축자역에 가깝게 옮겨보기로 한다.

본문이 본디는 산문이지만 나중에 낱말 하나 하나 문장 하나 하나가 본문에서 차지하는 자리나 그 뜻을 히브리어 본문에 맞게 설명하기 위해서 히브리어 성경의 억양부호를 따라 한 절을 둘(전반절과 후반절)로나 넷(전상반절, 전하반절, 후상반절, 후하반절)으로나 여섯(전상반절, 전중반절, 전하반절, 후상반절, 후중반절, 후하반절)으로 나누어 그 부분 부분을 줄을 바꾸어 쓰기로 한다.

2 그런데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그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대었다.

3전상 곧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야훼의 손에 죽었더라면,

3전중 고기 가마 곁에 앉았을 때에,

3전하 빵을 실컷 먹었을 때에 !

3후상 당신들은 우리를 이 광야로 이끌어 내어서

3후하 이 온 회중을 굶주림으로 죽이려 하는구나."

4전상 그러자 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4전하 "자, 내가 너희에게 빵이 하늘로부터 내리게 하리라.

4후상 그리하면 백성은 나가서 그 날에 그 날 몫을 거두어들이게 하라.

4후하 이는 그들이 내 지시대로 행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내가 시험하려 함이라.

5전 그런데 여섯째 날이 되거든 그들이 가져온 것을 준비하여

5후 날마다 거두어들이는 것의 갑절이 되게 하라."

6전 그리하여 모세가 아론과 더불어 온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였다.

6후 "저녁이 되면 야훼께서 여러분을 애굽 땅으로부터 이끌어내신 줄 여러분이 알 것이오.

7전상 그리고 아침이 되면 여러분이 야훼의 영광을 볼 터인데

7전하 여러분이 야훼께 투덜댐을 그가 들으셨음이라.

7후 우리가 무엇이라고 여러분은 우리에게 투덜대오?"

8전상 또 모세가 말하였다.

"야훼께서 여러분에게 저녁에는 먹을 고기를,

또 아침에는 실컷 먹도록 빵을 주심으로써

8전중 야훼께서는 여러분의 투덜댐을 들으신 것이니

8전하 곧 여러분이 그에게 투덜대고 있는 바를 (들으신 것이오),

8후전 우리가 무엇이요?

8후하 여러분의 투덜댐은 우리에게 대한 것이 아니라 야훼께 대한 것이오."

9전상 그리고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9전하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씀하십시오.

9후전 '야훼 앞에 모이시오. 그가 들으셨기 때문이오.

9후하 여러분의 투덜댐을!'"

10전상 그리하여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할 때

10전하 그들이 그 광야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10후 그러자 아, 야훼의 영광이 구름 가운데 나타났다.

11 그리고 야훼께서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12전 "내가 이스라엘 자손의 투덜댐을 들었노라.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라.

'해질 무렵에는 고기를 너희가 먹겠고 아침에는 빵을 실컷 먹게 되리라.

12후 그리하면 내가 야훼 너희 하나님인 줄 너희가 알리라'."

13전상 그리하여 저녁에 일이 벌어졌다.

13전중 곧, 메추라기가 올라와서

13전하 그 진친 곳을 덮은 것이다

13후 또 아침에는 그 진친 곳 둘레에 이슬 내린 것이 생겨났다.

14전 그리고 그 이슬 내린 것이 올라왔다.

14후상 그런데, 아, 그 광야 바닥에 바삭거리는 고운 것이,

14후하 그 땅 위에 서리 같이 고운 것이 있었다.

15전상 그러자 이스라엘 자손이 보고 서로  말하였다.

  "그것이 무엇이냐?"

15전하 그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15후상 이에 모세가 그들에게 말했다.

15후하 "그것은 야훼께서 여러분들이 먹도록 주신 빵이오."

본문 사역에 따른 풀이:

2절과 10절의 "회중"은 히브리 낱말 <에다>(ה󰕇󰘠)의, 3절의 "회중"은 <카할>(ל󰕗󰙌의 번역이다. <에다>는 흔히 회막, 곧 "만남의 장막"(<오헬 모에드>,ד󰘠וֹמ ל󰕛󰔠)  을 중심으로 모인 예배공동체를 뜻하는 전문용어로 쓰이고, <카할>은 전쟁이나 재판이나 예배 등의 공적인 일을 위한 모임 또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의 무리를 뜻하지만, 본문에서는 두 낱말이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인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란 실제로 광야에 모인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을 가리킨다.

3절, 4절, 8절, 12절, 15절에서 "빵"이라고 옮긴 히브리 낱말 <레헴>(ם󰖒󰗞)을 우리의 식생활문화에 맞게 옮긴다면 "밥"이라고도 할 만 하다. 개역성경은 글의 흐름에 따라 같은 낱말을 3절과 8절과 12절에서는 "떡"으로, 4절과 15절에서는 "양식"으로 다르게 옮긴다. 표준새번역은 이보다 더 여러 가지로, 3절에서는 "음식"으로, 4절에서는 "먹을 것"으로, 8절과 12절에서는 "빵"으로, 15절에서는 "양식"으로 옮겼다.

3절과 8절과 11절의 "고기"는 동물의 살을 뜻한다.

"실컷 먹다"는 "배불리 먹다"로 옮길 수도 있다.

4절전하반절에서 "내리게 하다"로 옮긴 히브리 낱말 <힘티르>(רי󰖩󰗱󰕙)는 본디 "비가 내리게 하다"는 뜻을 지닌다. 그런데 이 동사의 목적어가 "빵"이어서 여기서 실제로 뜻하는 바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 빵이 내리도록 하시겠다는 것이다.

4절후반절의 "지시"로 옮긴 히브리 낱말 <토라>(ה󰙜וֹת)는 개역한글판에서 보듯이 흔히 "율법"으로 번역하지만 본디는 길을 가리켜 줌, 길잡이, 안내, 가르침이라는 뜻을 지닌다. 여기서는 바로 앞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늘로부터 내리는 빵을 그 날에 그 날 몫만큼만 거두어 들이라 하신 바를 가리킨다.

6절의 첫 문장에서 동사는 단수이고 주어가 모세와 아론이어서 모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아론은 그냥 함께 한 것으로 보아서 이를 "모세와 아론이 온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였다"로 옮기지 않고 "모세가 아론과 더불어 온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였다"로 옮겼다.

6절후반절에서 주어 "야훼"가 히브리어 성경에서 동사 앞에 나옴으로써 강조되어 있다. 그러니까 히브리어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 땅에서부터 이끌어내신 것은 다른 신 아닌 야훼이심을 이런 식으로 두드러지게 한다.

8절전하반절은 8절전상반절의 "여러분의 투덜댐"을 꾸미는 관계절이고, 이 관계절에 능동분사형이 쓰이고 있어서 "여러분이 투덜 대고 있는 바"로 옮겨 보았다.

10절후반절과 14절후상반절의 "아"는 히브리말 <힌내>(ה󰘈󰕙)의 번역이다. 흔히 "보라"라고 옮기지만 이 낱말은 동사명령형이 아니고, 곧바로 중요한 일에 대한 말이 뒤따르므로 주의해서 들으라 (또는 읽으라) 라는 뜻을 지니는 낱말이다.

13절의 "벌어지다", "생기다" 는 히브리 낱말 <하야>(ה󰖷󰕗)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번역이다. 이 낱말은 단순히 무엇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짐, 생김, 발생함을 표현한다.

13절의 "이슬의 내림"이란 이슬이 내려 있는 바, 내려 있는 이슬이라는 뜻이다.

13절에서는 메추라기가, 14절에서는 이슬의 내림이 "올라오다" (<알라>,ה󰗚󰘝)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슬의 내림이 "올라오다" 함이 실제로 뜻하는 바는 개역한글판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이슬이 "말라버리다", "증발되다"는 것이다. 공동번역과 표준새번역은 이를 "안개가 걷히다"고 옮기고 있는데, 이슬과 안개는 다른 것이므로 그러한 번역은 오해의 여지가 있다.

15절전상반절의 "그것이 무엇이냐?"에서 "무엇"이 히브리말로  <만>(ן󰗪)인데 이것이 나중에 31절에서 명사로 여겨진다. 이를 보통은 <만나>라고 한다.

이 <만>은 15절전하반절에서 "무엇"이라고 옮긴 히브리 의문사 <마>(ה󰗫)와 발음이 비슷하다.

본문의 문학형식과 짜임새와 흐름

본문은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이 겪은 바를 누가 이야기하는 식으로 된 글의 한 부분인데, 본문에는 사건의 진행경과를 알려주는 해설 부분과 등장 인물들이 한 말을 인용하는 부분이 뒤섞여 나온다. (다음 쪽 도표 참조)

 

< 본문의 짜임새 >

사건 진행 경과 해설 부분등장 인물의 말 인용 부분
∙2절-3절: 투덜대는 이스라엘 백성
2절
3절전상반절의 앞부분3절전상반절의 뒷부분-3절끝
∙4절: 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심
4절전상반절4절전하반절-5절끝
∙6절-8절: 모세가 아론과 더불어 백성에게 말함
6절전반절6절후반절-7절끝
8절전상반절의 앞부분8절전상반절의 뒷부분-8절끝
∙9절: 모세가 아론에게 말함
9절전상반절9절전하반절-9절끝
∙10절-12절: 야훼께서 백성이 보는 가운데 모세에게 말씀하심
10절:야훼의 영광이 나타남
11절12절
∙13절: 저녁과 아침에 일어난 일
13절
∙14절-15절: 만나의 모습 백성과 모세의 말
14절-15절전상반절 앞부분15절전상반절 뒷부분
15절전하반절-후상반절15절후하반절

그런데 사건진행 경과를 해설해 주는 부분도 2절과 10절과 13-15절을 빼고는 모두 그 다음에 인용되는 말을 이끌어들이는 기능을 할 뿐이어서, 실제로 본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과 이런 저런 사람들이 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림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이 신 광야에 이른 때가 이들이 애굽에서 나온 지 둘쨋날 보름날임을 알려주는 1절에 이어서 2절은 그들이 신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대었다고 한다.

그 투덜댐의 내용이 3절에 인용된 그들의 말로 나온다. 이는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반절에서 인용한 부분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자신들의 모습을 비현실가정법을 써서 표현하고 있다. 후반절은 모세와 아론에 대한 원망이다.

4절-5절은 이러한 백성들의 투덜댐에 대해 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는 반응을 보임을 알려 준다. 4절전상반절은 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고 하지만 그 말씀하신 내용을 일러주는 4절전하반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리키는 "너희"가 나온다. "너희"에게 “빵이 하늘로부터 내리게 하리라” 하심으로써 앞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4절에서 고기와 빵에 대해 말한 것 가운데서 우선 빵의 문제만 해결해 주시겠다고 하신 셈이다.

4절전하반절의 약속에 이어서 4절후상반절과 5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러둔다. 그 내용은 두 가지이다. 하나님께서 하늘로부터 내리게 한 빵 가운데서 보통 날에는 그 날 있어야 할 만큼만 거두어들이고, 여섯째 날에는 보통 날에 거두어들이는 양의 갑절을 거두어들이라 하신다.

이 두 가지 지시 사이에 하나님이 매일 필요한 만큼만 거두어들이게 하시는 까닭이 어디 있는지를 밝혀 주는 4절후하반절이 자리 잡고 있다. 다름 아니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지시를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를 시험하려고 그리하라 하셨다는 것이다.

6절-7절에는 모세와 아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말이 들어 있다. 그 내용은 먼저 저녁(6절후반절)과 아침(7절전상반절)에 각각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벌어질 일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백성들이 자기들에게 투덜댐에 대해 항의하는 말이다 (7절후반절).  7절후반절은 2-3절에 잘 상응되지만, 저녁에 야훼께서 이스라엘을 애굽 땅으로부터 이끌어 낸 줄을 이스라엘이 알리라 한 6절후반절과 아침이 되면 이스라엘이 야훼의 영광을 보리라 한 7절전상반절의 뜻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기 힘들다. 다만 7절전하반절은 앞서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댄 것은 야훼께 투덜댄 것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이는 수사의문문으로 된 7절후반절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이 투덜거리며 대들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6-7절에서 말한 "저녁"과 "아침"에 각각 일어날 일이 실제로 뜻하는 바는 8절에서 나오는 모세의 말에서 똑똑히 드러난다. 8절에 인용된 모세의 말은 그 짜임새가 6절후반절-7절과 거의 같다. 이리하여 6절후반절에서 저녁에 이스라엘이 야훼께서 그들을 출애굽 하도록 하신 줄 알리라 한 것은 결국 저녁에 고기를 주시리라는 말씀과 상응하고, 7절전상반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아침에는 야훼의 영광을 보리라 한 것은 빵을 주시리라는 말씀으로 이어진다.

8절후반절은 7절전하반절-후반절과 마찬가지로 투덜댐의 참 대상은 하나님이심을 밝힌다.

9절에서 모세는 아론에게 이스라엘 백성더러 모이라고 말하라고 부탁한다.  그리하면서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투덜댐을 야훼께서 들으셨다는 점을 밝히라고 한다.

이러한 모세의 부탁대로 10절에서 아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할 때 광야 쪽으로 보고 있는 그들 앞에 야훼의 영광이 나타난다. 이는 7절전상반절을 생각나게 한다.

뒤이어 야훼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내용이 나옴직 한데 본문12절은 다시 모세에게 야훼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 내용은 우선 이미 모세가 8절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말한 바와 같이 저녁과 아침에 각각 고기와 빵을 먹게 해 주리라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12절과 8절의 자리가 바뀌었다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이 보인다. 현재 본문의 흐름으로 보면, 모세가 말한 것을 야훼 하나님이 확인해 주시는 셈이 된다. 그리하여 그 첫마디 "내가 이스라엘 자손의 투덜댐을 들었노라"는 7절전하반절과 9절후반절에 나온 모세의 말과 맞아 들어간다. 또, 12절 후반절, 하나님이 자신들의 하나님 야훼인 줄을 이스라엘이 알게 되리라는 말씀은 6절후반절을 생각나게 한다.

13절은 앞서 모세가 6절과 8절에서 말하고, 야훼께서 12절에서 말씀하신 대로 저녁과 아침에 각각 무슨 일이 이스라엘이 진친 곳에 일어났음을 알려준다. 저녁에 메추라기 떼가 그들이 진친 곳을 덮음으로써, 야훼께서 주시마고 한 고기가 무엇이었는지 드러났다. 그런데 아침에 실컷 먹게 해 주리라 하신 빵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그 내용은 14절에 가서야 밝혀진다. 그렇지만 15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슬이 마른 뒤 땅 위에 남아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야훼께서 주신 빵임을 모세가 말하는 것으로 15절이 끝난다.

본문에서 자주 나오는 낱말이 몇 개 있다.

(1) "빵"이 3절, 4절, 8절, 15절에 나온다. "고기"는 3절, 8절, 12절에 나온다.

(2) "투덜대다", "투덜댐"이 2절, 7절, 8절, 12절에 거듭거듭 나온다. 이 "투덜대다" 또는 "투덜댐"의 주제는 이미 마라 사건에 한번 나온 바 있지만(15장24절), 본문 이후 출애굽기에서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고  바란 광야에서 한 가나안 정탐과 관련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보인 태도와 그에 대한 야훼의 조치를 알려주는 민수기14장(2,27,29,36절)과 고라의 반역사건을 말하는 16장(11절)과  아론의 싹난 지팡이에 대한 17장(5절, 히브리어 본문으로는 20절)에 쓰일 뿐이다.

(3) "저녁"과 "아침"이 6절후반절-7절전상반절, 8절전반절, 13절에서 짝을 이루어 나타난다. 12절의 "해질 무렵"과 "아침"도 같은 경우로 볼 수 있다.

본문을 통틀어 보면 3절과 6절-12절은 "고기"와 "빵"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내용이고, 4절-5절과 14절-15절은 오로지 "빵"문제만 다루고 있다.

절별 풀이

< 2-3절 >

투덜대는 이스라엘 백성

2절은 1절의 둘째 문장에서처럼 문장의 주어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라 함으로써 투덜댐의 상황이 출애굽 백성 전체에 해당됨을 표현한다.

3절에 인용된 백성들의 말은 한 편으로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을 비현실가정법 문장으로 드러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을 이끌고 나온 모세와 아론에 대해 원망하는 말이다. 그 첫마디, "애굽 땅에서 야훼의 손에 죽었더라면!"는 여기 광야보다는 애굽 땅이 그래도 살기 좋았다는 뜻을 품고 있다. 그 까닭이 그 다음에 나오는 두 표현, "고깃가마 곁에 앉았을 때에"와 "빵을 실컷 먹었을 때"에서 밝혀진다. 곧, 이 곳 광야에서는 고기도 빵도 먹을 수 없음을 이들은 불평한 것이다. 여기서 "고기"와 "빵"은 지금 서양에서처럼 그 당시 그 곳 사람들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데 꼭 있어야 했던 기본양식을 가리킨다. 그런데 바로 그런 양식을 광야에서는 전혀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이제 신 광야에 들어선 이스라엘 사람들이 부딪친 문제였다.

그에 견주어 보면 애굽 땅은 거기서 그들이 종살이하는 것이 문제였지, 먹고 사는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던 땅이었다. 이제 그들은 종살이를 하더라도 애굽 땅에서 고기를 먹고 빵을 실컷 먹는 것이 이 광야에서 굶주려 죽는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모세와 아론이 자신들을 "이 광야", 곧 먹을 것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보기 힘든 "이" 광야로 이끌어 내어서 굶주려 죽게 한다고 대든 것이다.

< 4절 >

모세에게 하신 야훼의 말씀

이렇게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대며 대드는 백성들의 말에 이어 본문은 야훼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을 소개한다.

글의 흐름으로 보면 4절은 야훼께서 백성들의 투덜대는 소리를 들으셨음을 묵시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은 8절에 나오는 모세의 말과 12절에 나오는 야훼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모세에게 하신 야훼의 말씀의 첫마디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빵을 내려 주시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빵이 하늘로부터 (비내리듯) 내리게 하리라"하심은 이스라엘이 먹을 것은 하나님에게서 비롯됨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다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바라시는 바를 두 가지로 말씀하신다.

첫째는 하나님이 하늘로부터 내리게 하실 빵을 그 날에 그 날 몫만 거두어들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여섯째 날에는 보통 날의 갑절을 거두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 둘째 것은 본문에서 아직 똑똑히 말하고 있지 않지만 나중에 23절-29절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회중의 우두머리들에게 하는 말과 야훼께서 모세에게 하시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일곱째 날은 안식일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안식일에는 이 빵을 얻지 못할 것이어서 여섯째 날에 이틀 양식을 거두어들이도록 하신 것이다.

아무튼 하늘로부터 내리는 빵을 거두어들이는 원칙은 그 날 그 날 몫만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이는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달리 말하면, 하루라도 하나님이 시키시는대로 하지 아니하면 살아남을 수 없음을 알려 주려하신 것이다. 하늘로부터 빵이 비처럼 내리도록 함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이제 하나님의 백성은 그 빵을 매일 매일 그 날 필요한 만큼만 거두어 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목숨을 이어가지 위해서 먹을 양식과 하나님에 대한 순종 사이에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4절후하반절에서 "그들이 내 지시대로 행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내가 시험하려 함이라" 하심도 이런 흐름에서 그 뜻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시험하신다는 말씀은 이스라엘이 애굽에 나온 다음으로 마라 사건에 대한 기록에서 처음 찾아볼 수 있다(15장25절). 거기서도 하나님께서는 백성이 필요로 하는 마실 물을 주신 다음에 그들을 시험하신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에게 있어야 할 바를 베풀어주시면서, 그들이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바에 빠져서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신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바보다는 그것을 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더 중요함을 하나님 백성이 알기를 바라신다.

< 6-8절 >

모세가 아론과 더불어 백성에게 한 말

4절-5절에서 야훼의 말씀을 들은 모세는 이제 아론과 함께 백성에게 말한다. 글의 흐름으로 보아서는 앞에서 들은 말씀을 전달해 주려는 것 같은데, 6절후반절-7절과 8절이 인용하고 있는 모세의 말의 내용은 4절-5절에 나온 야훼의 말씀의 내용과 조금 다르다.

6절-7절에서 모세는 앞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빵에 대해서는 직접 말하지 않고 저녁과 아침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어날 일을 매우 추상적으로 말한다.

먼저, 6절후반절에서 모세는 저녁에 이스라엘을 애굽 땅에서부터 이끌어내신 분이 야훼이신 줄을 이스라엘이 알리라 한다. 기름진 애굽 땅에서 메마른 광야로 이끌어내신 분이 야훼이시니 그 분이 지금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겪고 있는 굶주림도 해결해 주신다는 점을 이스라엘이 겪어 알게 되는 사건이 저녁에 일어날 것을 이 말이 암시한다.

다음으로, 7절전상반절에서 모세는 아침이 되면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의 영광을 보리라고 한다. 야훼의 영광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이런 표현이 나오는 구약본문들을 - 이를테면 출애굽기 24장16절-17절 같은 곳을 - 살펴보면 안개나 구름 같은 것이 둘러싼 가운데 불빛 같은 것이 신비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어렴풋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야훼의 영광은 야훼께서 어떤 곳에 나타나실 때 볼 수 있는 부차적인 상황을 가리키는 수가 많다. 아무튼 아침에 어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리라는 점을 모세가 말한 것이다.

이렇게 저녁과 아침에 각각 특별한 일이 벌어질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께 투덜댐을 야훼께서 들으셨기 때문이라고 모세는 7절전하반절에서 말한다. 이리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대는 것은 결국 야훼에게 투덜대는 것임을 똑똑히 밝힌 것이다. “우리가 무엇이라고 여러분은 우리에게 투덜대오?”라는 말에서 오히려 백성에 대해 투덜대는 모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이제 8절에 이르러서야 모세는 저녁과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말한다. 야훼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저녁에는 먹을 고기를 주시고 아침에는 실컷 먹을 빵을 주신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이스라엘이 야훼께서 투덜댐에 대해 야훼께서 내리시는 조치라고 한 것이다. 히브리어 성경의 8절에서 중심 문장은 8절전중반절, "야훼께서 여러분의 투덜댐을 들으셨다"이다. 고기와 빵을 주심을 표현하는 부정사 구문은 이 주문을 돕는 역할을 할 뿐이다.  곧 저녁에 고기를 주시고 아침에 빵을 주시기로 함은 야훼께 투덜댄 이스라엘의 투덜댐에 대한 야훼의 응답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 두번째 모세의 말이 본디 전하려고 하는 바는 자기와 아론에게 이스라엘 백성이 투덜댄 바를 야훼께서 들으시고 응답하셨다는 것이다. 이에 견주어 볼 때 고기와 빵은 부차적인 의미를 지님을 히브리어 문장 구조에서 알 수 있다.

이리하여 모세는 7절전하반절에서처럼 다시 한번 8절후반절에서 이스라엘이 자기와 아론에게 투덜대고 있는 것은 곧 야훼 하나님에 대한 투덜댐임을 똑똑히 밝힌다. 그러니까 본문이 흐름을 따른다면 모세는 이스라엘이 자기와 아론에게 투덜댐으로써 하나님과 맞부딪치게 되었음을 거듭 거듭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곧 신 광야에서 벌어진 상황은 이스라엘 백성과 야훼 하나님이 굶주림의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대립하게 된 상황이고, 모세는 다만 그 사이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임을 본문에서 알 수 있다.

< 9절 >

아론에 대한 모세의 말

앞에서 모세가 이미 이스라엘 백성에게 야훼의 조치에 대해 말한 바 있는데, 9절은 마치 그런 일을 모른다는듯이 모세가 아론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불러모으도록 부탁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 더러 야훼 앞에 모이도록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까닭으로 고기와 빵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야훼께서 이스라엘의 투덜댐을 들으셨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다시 한번 투덜댐의 문제가 여기서 다루어진다.

< 10절 >

하나님의  나타나심

10절은 아론이 앞9절에서 모세가 부탁한 바를 따라 이스라엘의 온 회중에게 말할 때 광야 쪽을 보고 있는 그들 앞에 야훼의 영광이 구름 가운데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시려고 나타나심을 뜻한다.

<11-12절>

야훼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

이렇게 나타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는 모세에게 말씀하신다. 먼저 이스라엘 자손의 투덜댐을 들으셨다고 하신 다음, 해질 무렵에 고기를 그들이 먹고 아침에는 빵을 실컷 먹게 되리라는 말을 모세더러 그들에게 전하라 하신다. 이리하여, 여기서도 고기와 빵은 이스라엘의 투덜댐을 야훼께서 들으신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야훼의 말씀은 여기서 그치지 아니하고, 그렇게 이스라엘의 투덜댐을 들으시고 고기와 빵을 주시기로 한 야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똑똑히 밝힌다. 다름 아니라, "그리하면 내가 야훼 너희 하나님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 하신 것이다. 이는 곧 이스라엘이 야훼의 도우심을 새롭게 경험함으로써 야훼께서 그들의 하나님이심을 거듭 깨닫게 되리라는 뜻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으로 섬기고 따라야 할 야훼는 이처럼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 가운데서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시면서 자신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심을 드러내시는 분이시라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말을 앞서 6절후반절에서 모세가 한 적이 있지만 12절후반절은 그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뜻을 지닌다.

이리하여 본문 첫머리 2절과 3절에서 투덜대는 이스라엘 회중은 이제 야훼로부터 확실한 응답을 받게 된 셈이다. 애굽 땅의 고기 가마와 실컷 먹던 빵에 결코 뒤지지 아니할 고기와 빵을 하나님으로부터 받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 것이다. 애굽까지 돌아가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주시는 고기와 빵을 실컷 먹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3-15절>

저녁과 아침에 일어난 일 - 메추라기와 만나

그러한 희망과 기대가 헛되지 않아 우선 저녁에 메추라기가 이스라엘이 진친 곳을 덮을 정도로 숱하게 올라오는 사건이 벌어졌다.

다음으로 아침에 내린 이슬이 마르자, 신 광야 메마른 땅바닥에 바삭거리는 고운 것이, 서리 같이 고운 것이 눈에 띤 것이다. 이것이 곧 빵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를 본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은 점을 보더라도 얼른 알 수 있다. 15절전하반절은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풀이를 친절하게 덧붙이고 있다.

31절에 보면 이것의 모양은 "갓 씨앗처럼 희고", 그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다"고 한다. 여기서 <갓>이란 미나리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인 고수풀을 가리키는데, 그 키는 30-60센티미터 정도이고 그 잎은 잘게 째진 깃꼴겹이고 어긋맞게 나며,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흰 꽃이 겹산형꽃차례로 많이 피고 동근 열매가 열리는데, 열매는 향료 및 약재로 쓴다고 한다(한글학회 엮음, 우리말 큰사전 [서울: 어문각, 1992], 395쪽).

아무튼 이 "서리 같이 고운 것"이 곧 야훼께서 하늘로부터 비처럼 내리게 하신 "빵"이라고 본문 마지막에서 모세가 일러준다. 14절을 자세히 읽어보면 이것이 마치 이슬 가운데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땅에 놓이게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떤 주석가들은 이것이 지금도 시내반도에서 볼 수 있는 어떤 것과 관련시켜 이해해 보려고 한다. 곧, 우리말로는 연지충이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벌레가 광야에 있는 어떤 떨기나무 가지에서 진을 받아내어 애벌레에게 중요한 물질을 그 진액에서 뽑아낸 다음 그 진액은 희고 달짝지근한 맛을 지니는 둥근 모양의 작은 물체를 만들어 땅바닥으로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것을 요즈음도 그곳에서 짐승을 돌보는 사람들은 먹는다고 한다.

만일 이것이 본문에서 말하는 만나라면 야훼께서는 광야에서 굶주리게 되었다고 투덜대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광야에도 먹을 것이 있음을, 피조세계에 이미 있던 작은 것을 새로운 먹이로 알려주신 셈이다.

그렇지만, 본문에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가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이스라엘 사람들로서는 실컷 먹을 빵은커녕 굶주려 죽게 된 광야의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실 수 있고 주신다는 점이다.

설교자를 위한 메시지 제안

(1) 설교자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서 굶주리게 되자 투덜댄 장면에서 우리는 출애굽의 의미가 실제 무엇이었는지를 청중들이 한번 깊이 생각해 보도록 할 필요가 있다.

흔히들 출애굽을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히브리 사람들을 해방시킨 사건으로만 보고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러한 놀라운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크게 감사드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두고 생각해 보면 출애굽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안정된 생활을 잃어버리고 아주 불안정한 삶 가운데 뛰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히브리 사람들이 종살이하던 고센 땅은 나일강 하류 삼각주에 있는, 매우 기름진 땅으로 농사가 잘 되는 땅이었다. 그에 견주어 볼 때, 돌과 모래로 가득차 도무지 식물을 가꿀 수 없고 메마르기 짝이 없는 광야는 아예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야훼께서는 이들을 그토록 기름진 땅에서 그토록 메마른 땅으로 불러내신 것이다. 물론 출애굽의 최후 목적지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이르기 위해 이들이 거쳐가야 했던 광야 길은 결코 그리 쉽지도 짧지도 않는 길이었다.

이렇게 볼 때 오늘 우리는 본문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투덜댄 것을 그저 불신앙의 표현으로만 몰아치기보다는 이들을 애굽 땅에서 불러내어 광야 길을 가게 하신 야훼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야훼께서는 결국 사람 보기에 안정되어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종살이하는 죽은 삶에서 벗어나 사람 보기에는 황량한 광야에서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여 사는 법을 익히도록 하려 하신 것이다.

어찌 보면 이는 창세기12장1절에서 야훼께서 아브람더러 "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라고 명령하신 바와 통한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끊임없이 그 백성들더러 기름진 애굽의 고센 땅을 떠나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고 살 각오를 하고서는 메마른 광야로 나올 것을 말씀하신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안정된 삶이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사람을 얽어매는 것일 때는 아무런 미련 없이 거기서 떠나, 사람 보기에는 아무런 보장도 없는 광야처럼 메마른 곳에서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법을 익히라고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바라는 안정된 삶의 보장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에게만 매인 채 하나님만 의지하고 사는 삶의 방식이다.

(2) 하나님의 백성이 먹을 양식은 오로지 하나님으로부터 옴을 본문은 분명히 한다. 그것도 한꺼번에 여러날 여러달 여러해 먹을 양식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필요한 양식을 주심을 알려준다. 이는 주 예수께서 가르치신 기도 가운데 일용할 양식을 주시도록 비는 내용이 들어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신명기 8장3절과 요한복음 6장48절-51절에서는 신 광야에서부터 내리기 시작한 만나를 비유적인 뜻으로 해석하지만, 본문에서는 아직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런만큼 오늘도 우리에게 먹을 것이 있다면 이는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오로지 창조주로서 온 누리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늘 양식을 비같이”라는 표현은 반드시 영적인 양식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이 땅에서 목숨을 이어나가기 위해 먹어야 하는 양식부터 하나님이 주시는 것임을 이 표현의 일차적인 뜻임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닷새 뒤에 맞게 될 한가위는 본디 가을걷이를 시작한 기쁨을 이웃과 함께 누리며 한 해 농사가 잘 된데 대해서 하늘과 조상들에게 감사드리는 절기였다. 이제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올해도 이 땅이 먹을 것을 내도록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3) 하나님께서는 그 백성이 투덜댈지라도 그들의 바라는 것을 이루어 주신다. 그렇지만, 그냥 무엇을 주시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시는 과정에서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 시험해 보신다. 달리 표현하면, 사람 쪽에서 책임지고 행동할 것을 바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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