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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

가족과 예수님, 제 진정한 친구

작성자조기동(사도요한)|작성시간26.06.06|조회수17 목록 댓글 0

어렸을 때 가난했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참 따뜻하셨다. 책 노점상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나를 꼭 끌어안아 주셨다. 먼지 냄새와 섞인 아버지 냄새. 어머니는 과일노점상을 하셨는데 집에 오실 때는 과일 몇 개를 꼭 남겨가지고 오셨다가 주셨다. 그래서 지금도 과일을 좋아한다. 아이가 여섯이라 둘째누나가 나를 돌보았는데 내가 좀 부잡스러웠다. 자전거와 부딪히기도 하고 못에 찔리기도 했다. 그런 날에는 집에 늦게 돌아오시는 부모님 대신에 큰 누나가 둘째 누나한테 혼을 냈다.

딸과 아들, 둘이 있다. 어려서부터 아이들과 친했다. 아이들과 축구도 같이 하고 배드민턴도 쳤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글짓기를 하고 토론을 했다. 아이들은 유아세례를 하고 첫영성체를 했다. 우리는 하루에 묵주기도 1단을 하고 우리가 만든 가정기도를 하였다. 지금 보니 어려운 문장이 많다.

“나의 주님, 사랑이 충만한 마음으로 오늘을 맞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하느님께 완전히 의탁하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매일 묵주기도, 매일 가족기도를 드리도록 인도하시니 감사하나이다.
매순간 주님을 향하여 영혼의 문을 더욱 더 크게 열게 하소서.
먼저 주님께서 저희를 사랑하시고 축복하고 계심을 느끼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주님께서 저를 만드시고 저의 진귀함을 선포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오늘도 주님의 손을 잡고 다시 십리를 전진하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죽는 날까지 하느님께 매달려 자비로움과 미소로
영원으로 향하는 길을 조용히 여행하게 하소서.”

 아이들이 시험 보러 가는 날에는 예수님 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다. “주님, 우리 아이들이 시험 잘 보게 해 주시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밖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교패를 쓰다듬으며 “주님, 이 집안을 축복해 주소서. 저희가 주님 뜻대로 살게 하소서.아멘”

성당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많은 형제 자매님들과 친밀하게 지냈다. 하지만 이사를 가고 나면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았고 만남이 이어지기가 어려웠다. 시험을 봐서 들어간 고교 동문회는 판검사와 의사가 많고 잘된 친구가 많다. 대학 동문들도 잘된 사람이 많고 잘해 주지만 모두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골프나 여행 이야기만 많이 한다. 그래서 점점 멀어졌다.

아들이 혼인하여 두 명의 손녀를 얻었고, 딸은 독립하여 아직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다. 물론 우리 식구 6명은 다 천주교 신자다. 만나면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나는 39살부터 본당 수녀님 추천으로 교리교사를 하였다. 아들은 사제가 되겠다고 예비신학생 모임을 하더니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초등학교 교사로 진로를 바꾸었다. 아들아, 네 제자 가운데 사제가 나오기를 바란다. 재혼한 아내도 성서 못자리, 교리신학원을 나와 교리교사를 하였다. 나는 성체분배권자 자격도 얻었다. 딸은 청년성서 연수를 다녀왔다. 본당에서 추천하여 가정 축복장을 받았다. 가문의 영광이다.

아들과 며느리는 손녀 둘이 태어난 후 성당과 멀어졌다.  멀리 대전에 산다. 그래도 대야미에 올라오면 함께 미사에 참례한다. 
아들딸은 아빠가 그림을 그린다고 그림물감, 종이, 붓, 연필, 팔레트등 여러 가지를 보내준다.먹을 것도 골고루 보내온다. 착한 애들이다.
나는 백인보. 지구별에서 만난 백 사람을 그리고 간단한 글을 쓴다. 부드럽고 착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나에게는 세상에서 진정한 친구는 가족, 그리고 예수님이었다.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다음에 예수님을 만나봬면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받아주시기를 희망한다. ( 주님, 제가 가난, 병고,사별, 온갖 고생을 다했어요. 돌이켜 보니 가족과  예수님께서 제 진정한 친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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