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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이승헌] 평화의 조건 / 이승헌 새천년평화재단 총재

작성자설산|작성시간07.10.15|조회수25 목록 댓글 0

[일지이승헌] 평화의 조건 / 이승헌 새천년평화재단 총재

 

평화의 조건
 
 
[미주 한국일보] 2002-12-31


 
최근 미국에 의한 북한 미사일 수출 선박 나포와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선언으로 위기감이 도는 한국 소식을 들으며 평화의 조건에 대해 생각한다.


평화로운 세상에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은 인류의 궁극적인 소망이다.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위협하는 장애물이 많은 지금 우리에게 평화만큼 절박한 과제도 없다. 20세기 국제정치를 뒤흔든 이념분쟁에 휩싸여 열전과 냉전을 다 겪은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의심스럽다. 인류는 정말로 평화를 원하고 있는가? 모든 나라가 인류평화를 소리 높이 외치지만 진정으로 인류평화를 걱정하며 실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자신들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또다시 정의의 이름으로, 자유의 이름으로 전쟁을 선언한다.


평화의 첫 번째 조건은 인류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하는 것이다. 평화는 인간 생존의 기본 바탕이며 인간의 존엄성은 오직 평화의 기반 위에서만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인류가 깊이 이해해야 한다. 뼈 속까지 평화를 원해야 한다.


평화 두 번째 조건은‘지구를 중심으로 한 평화’라는 가치관으로의 전환이다. 국가, 민족, 종교, 이념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를 사고하는 편협성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평화에 이를 수 없다. 지구는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들의 토대이자 우리 삶의 뿌리이다. 지구를 모든 가치의 중심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평화로 가는 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진정으로 지구를 중심가치에 두고 정치, 경제, 문학, 종교를 아우르는 평화관이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홍익철학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전통사상에서는 조화와 상생을 추구하는 정신이 맥박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의 세 번째 조건은 평화교육이다. 평화의 주체는 정치나 종교가 아니다.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평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지금까지 평화는 우리가 늘 소망하고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되었다. 그런 만큼 평화는 추상화되고 관념화되었으며 우리로부터 멀어졌다.


지금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평화로워지는 것이고 스스로 평화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를 체험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평화교육의 핵심은 ‘평화체험’이다.


다른 어느 민족보다 한민족이 평화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이 세계 속에서 문화국, 정신 지도국으로 거듭나는 길은 스스로 평화의 조건을 구축해나가는 평화 노력에 달려 있다.

 

이승헌 새천년 평화재단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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