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무게 - 상태 -
세상이 사정없이 요동칠 때
빛마저 방향을 잃고 헤맬 때
나를 지키는 것은
바닥에 바짝 엎드린 검은 그림자다.
높이 솟은 것들은 쉽게 꺾이고
화려한 것들은 먼저 부서지지만
가장 낮은 곳에서 대지를 움켜쥔
침묵의 형상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그림자는 더욱 짙게 몸을 웅크리고
폭풍이 중심을 흔들려 할 때
스스로 추를 매달아 중심을 잡는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단단함이 아니라
밀려오는 모든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자신의 자리를 소리 없이 지켜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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